이 기사는 2023년 11월 09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새 커버리지(Coverage) 하는 사람 중에 이직 의사가 있는 사람 있나요? 있으면 추천 좀 해주세요."최근 만난 증권사 IB로부터 들은 얘기다. 취재원은 올해 커버리지 강화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좀체 눈에 차는 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부동산 시장이 꺾인 탓에 전통 IB에 관심이 없었던 증권사들까지 기업금융 파트에 눈길을 돌리면서 인력난이 심해졌다.
통상 커버리지 조직에서는 기업의 다양한 자금조달 수요를 파악해 고객 상황에 맞는 자금 조달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흔히 이를 수행하는 인력을 기업금융전담역(RM)으로 부른다. RM 손에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 구조화금융 등 모든 딜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전통의 IB 강자는 흔히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세 곳을 꼽는다. 각자 장점이 있지만 KB증권은 DCM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일반 회사채를 기반으로 IB 파트에서 고른 성적을 내고 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역시 ECM·DCM 모두 상위권에 올라 있다.
전통 IB 강자의 지위는 단숨에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증권사에 있는 인력들은 수 년간 다져진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그 덕에 커버리지를 강화하고 싶은 증권사들은 이런 양질의 인력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이들이 움직이면서 연쇄적으로 인력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톱 3' 하우스 출신이 아니더라도 숫자에 밝은 회계사나 각 기업의 재무담당자도 영입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 RM들을 만나보면 회계법인이나 일반기업 재무팀에서 이동한 인력들도 많다. 최근에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부인력도 구하기 힘들다는 후문이다. 그간 증권사 커버리지 쪽은 들이는 품에 비해 벌어들이는 수익 규모가 크지 않다는 인식으로 인해 착실히 키워오지 않았던 탓도 있다.
그 덕에 지금 전통 IB들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다만 RM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커버리지 확장이 단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는게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영입에 열을 내는 증권사들은 당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 것도 사실이다.
향후 커버리지를 강화하는 증권사들이 단기간 내에 성과를 바라기보다는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으면 한다. 커버리지는 결국 증권사 IB의 기본이 된다. 기본기를 다지는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당장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이들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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