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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은 지금]외형 커졌지만 수익성 줄었다…지키지 못한 비전 '트리플1'③최성원 부회장호 출범 후 영업이익 등 수익성 급감, 기업가치 10년째 정체

정새임 기자공개 2023-11-13 10:22:12

[편집자주]

광동제약이 오너 2세 체제에 접어든 지 10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매출, 두배 이상 늘어난 계열사 수. 일단 외형 성장엔 성공했다. 그러나 오너 2세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키운 내부거래가 공정거래위원회의 타깃이 되고 있고 본업에 집중하지 못한 사업전략은 시장의 의구심을 사고 있다. 광동제약의 지난 10년과 현재를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9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0년간 광동제약의 오너 개인회사인 광동생활건강은 꾸준히 사세를 확장했다. 하지만 정작 광동제약은 수익성이 축소되는 등 고전하고 있다. 도매상인 광동생활건강보다 제조사인 광동제약의 영업이익률이 더 낮은 기현상을 보인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오너 2세인 최성원 부회장이 10년 전 제시한 광동제약의 청사진도 구체화하지 못했다. 매출액 1조원이라는 목표는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이뤄내긴 했지만 영업이익 등 수익성은 급감했다. 최 부회장이 지배력을 확보한 10년 전과 기업가치가 비슷하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10년간 영업이익률 3%…오너 회사보다 이익 못내는 광동제약

광동제약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7323억원, 영업이익 27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8%다. 전년도 같은기간 2.7%와 비교해 소폭 개선된 수치이지만 상장 제약사 평균 영업이익률인 5~6%대와 비교하면 한참 밑돈다. 이익률로만 보면 도매상인 의약품유통업체와 비슷한 수준이다.

제조사인 광동제약이 도매상 광동생활건강보다 수익성이 더 낮다는 점은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작년 기준 광동제약의 영업이익률 2.7%는 광동생활건강 5.7%보다 3%포인트 낮다. 오너 2세 개인 회사인 광동생활건강은 주로 광동제약에서 생산한 제품 중 의약품을 제외한 건강기능식품과 드링크제 등을 떼다 판다.

두 회사의 규모와 지출항목 등 차이로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지만 생산 주체인 광동제약이 이익을 더 못내는 상황이 일반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광동제약이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광동생활건강에 싸게 제품을 넘겼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광동생활건강의 매출원가율은 46%에 불과했다.

최성원 부회장은 2013년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2020 트리플1' 비전을 공표했다.

최 부회장은 창업주이자 부친인 최수부 회장의 빈자리를 이어 2013년 경영 전면에 섰다. 갑작스럽게 타계한 최 회장을 대신해 최 부회장이 회사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 최 부회장이 꺼내든 카드는 '트리플1' 선포였다. 2020년까지 7년 내 기업가치 1조원·매출 1조원·영업이익 10%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이었다.

실제 그는 빠르게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기업 인수를 통해서다. 광동제약은 2015년 B2B 전자상거래 업체 코리아이플랫폼을 407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코리아이플랫폼은 기업 내 산재한 소모성 자재 등의 효율적 운용을 돕는 업체다. 코리아이플랫폼이 올리던 매출 5000억여원이 광동제약 실적에 잡히며 단숨에 외형이 커졌다. 2014년 5223억원이던 광동제약 매출은 2015년 9555억원이 됐다. 이듬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최 부회장의 트리플1 선언에서 지켜진 부분은 매출 뿐이다. 영업이익은 도리어 후퇴했다. 최수부 회장이 경영을 진두지휘하던 시절만 해도 광동제약의 영업이익은 440억원 수준이었다. 영업이익률은 10%를 상회했다.


최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권을 잡은 이후 급격히 이익이 떨어졌다. 2014~2015년 잠깐 500억원을 찍은 뒤로 후퇴하는 양상을 보였다. 작년 영업이익은 382억원으로 최 회장 시절보다 낮았다. 외형만 커지고 수익은 쪼그라든 셈이다. 이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2015년 5%, 2016년과 2017년엔 각각 4%, 3%로 낮아졌다.

코리아이플랫폼 인수가 이익률 감소에 결정타였다. 비상장사인 코리아이플랫폼은 5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은 50억원가량에 불과하다. 영업이익률이 1%가 채 안된다. 이 탓에 광동제약은 이익률을 개선하지 못한 채 여전히 한 자릿수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

◇허황된 꿈으로 남은 '트리플1'…기업가치 제고 시급

기업가치 1조원은 여전히 머나먼 목표다. 10년 전과 비교해 시가총액이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2013년 11월 광동제약의 시가총액은 3000억원 중반 정도였다. 10년이 흐른 2023년 11월 시가총액은 3000억원 후반대다. 10년 동안 광동제약의 주가는 약 1000원 오른 게 전부다.

광동제약과 비슷한 매출을 내고 있는 제약사들의 시총이 1조원을 넘기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피 시총 순위에서 광동제약의 위치는 부광약품(연매출 1909억원), 대원제약(연매출 4788억원)보다 아래에 있다.

매출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시가총액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리아이플랫폼을 떼고 봐도 광동제약은 10년간 꾸준히 매출을 늘려왔다. 2013년 별도기준 매출액은 4674억원. 2022년엔 8522억원으로 뛰었다. 10년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시장에서는 광동제약이 본사업인 제약에서 별다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꼬집는다. 10년 전부터 도전해온 천연물 신약 파이프라인은 모두 개발 표류상태다. 주요 제약사들이 신약 연구개발(R&D) 비용을 늘리며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는 반면 광동제약은 R&D 투자에 인색하다. 작년 광동제약이 R&D에 쓴 비용은 138억원으로 매출 대비 1.6%에 불과했다.

광동제약의 매출의 많은 비중을 삼다수가 차지하고 있는 점도 투자요인을 떨어뜨리는 대목이다. 작년 기준 삼다수 매출은 전체 35%에 육박했다. 삼다수는 제조사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수년에 한번씩 유통 계약을 맺고 판매를 이어간다. 광동제약이 10년 넘게 삼다수 유통을 맡고 있지만 상황이 언제든 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

2018년 삼다수 물류를 직영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된 적 있고 2021년에는 계약 연장에 한 차례 실패한 적도 있었다. 두 달간의 협의를 거친 끝에야 재연장이 이뤄졌다. 이같은 불안함은 계약 만료 시기 때마다 불거진다.

소극적인 IR도 한몫한다. 광동제약은 증권가 리포트가 거의 나오지 않는 곳이다. 제약업계 상위 기업으로 꼽히지만 관심도가 극히 떨어진다. 배당도 소극적이다.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거의 없어 기업가치 제고 목표는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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