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은 지금]2세 승계 기반 '광동생활건강' 사익편취 리스크 되다①최성원 부회장 개인회사, 내부거래로 성장…광동제약 지분 매입, 달라진 입지
정새임 기자공개 2023-11-07 10:01:21
[편집자주]
광동제약이 오너 2세 체제에 접어든 지 10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매출, 두배 이상 늘어난 계열사 수. 일단 외형 성장엔 성공했다. 그러나 오너 2세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키운 내부거래가 공정거래위원회의 타깃이 되고 있고 본업에 집중하지 못한 사업전략은 시장의 의구심을 사고 있다. 광동제약의 지난 10년과 현재를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3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익편취 리스크'. 제약사의 비행(非行)으로 주로 거론되는 게 리베이트 정도지만 최근 광동제약에 '내부거래'가 도마 위에 올랐다. 광동제약 입장에서도 사익편취 리스크가 공식적으로 문제된 건 처음이라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다.사정당국은 오너 2세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광동생활건강과의 내부거래를 들여다보고 있다. 중견 기업집단의 내부거래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부당지원 혐의가 포착됐다고 전해진다.
광동생활건강은 오너 2세와 함께 성장한 회사다. 그가 경영 전면에 올라서기 시작한 시기와 광동생활건강이 사세를 불리며 광동제약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한 시기가 겹친다는 점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최성원 체제 유지 위한 핵심 기업, 광동생활건강
광동제약의 오너 2세인 최성원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선 건 2013년. 창업주 최수부 회장이 갑작스럽게 타계하면서 당시 사장이던 최 부회장이 자연스레 선대회장 자리를 이어받았다.
시기가 앞당겨졌을 뿐 최 부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최 부회장은 최 회장이 어렵게 얻은 막내아들로 학업을 마치자마자 광동제약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2005년 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섰고 2008년 부친 보유주식 중 보유 지분 중 일부인 50만주를 증여받았다. 이 과정에서 최 부회장의 아들도 25만주를 양수했다.
최 부회장이 후계자로 크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 광동생활건강이다. 광동생활건강은 최 부회장과 함께 입지를 강화하며 그의 경영권을 공고화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1993년 광동건강식품으로 출발한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이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위해 만든 기업이다. 특이한 점은 광동생활건강 80% 지분을 최 부회장이 갖고 있다는 점이다. 최 부회장의 개인회사와 같다.
광동제약과 지분관계가 없었던 광동생활건강은 2004년부터 공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04년 광동제약 주식 36만주를 장내매입 했고 2년 뒤에는 14만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10만주, 40만1000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2010년에도 19만9000주를 매입했다.
7년간 광동생활건강이 취득한 광동제약 지분이 120만주, 당시 기준 전체 2.3%에 달했다. 최수부 회장과 최 부회장 다음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들고 있었다. 당시 광동제약 계열·관계사 중 광동제약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했다.
광동생활건강은 2013년 최수부 회장 타계 이후에도 눈길을 끄는 행보를 보였다. 최 회장의 차녀 최행선씨가 상속 주식 중 대부분을 장내매수했다. 행선 씨는 상속받은 42만3000주 중 40만주를 장내매도 했고 이를 광동생활건강이 사들였다. 이를 통해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 지분을 160만주(3.1%)로 불렸다.
광동생활건강은 설립 초기에는 최 부회장의 매형인 고 허정수씨와 이강남씨가 번갈아가며 대표를 맡았다. 이후에는 광동제약에 근무했던 임직원에게 광동생활건강을 맡겼다.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엄승섭 대표는 과거 광동제약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광동제약의 전략기획실장인 이채주 전무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올라있다. 광동제약 재무기획실장인 설상현 상무는 감사를 담당한다. 최 부회장의 아내 손현주씨도 사내이사에 올라있다.
◇내부거래로 안정적 성장→지분확보 반복…새 계열사 출자도 참여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이 만든 제품을 사들여 판매해 수수료를 남기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렸다. 자본금도 꾸준히 늘렸다. 이렇게 사들인 광동제약 주식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렸다. 광동생활건강이 광동제약 지분을 계속 사들일 수 있었던 배경으로 지목된다.
온라인몰이 대세로 떠오른 이후부턴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의 이커머스 역할을 전담했다. 취급 품목이 늘면서 광동제약과의 거래도 늘어났다.
광동생활건강의 감사보고서는 작년 처음으로 공개됐다. 지난해 광동생활건강은 자산총계 261억원으로 이 중 자본총계가 137억원, 부채총계각 125억원이다. 광동제약과의 거래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뤘다. 작년 기준 매출액은 656억원을 내고 이를 통해 37억원을 남겼다. 광동제약으로부터 저렴하게 상품을 매입한 덕분에 타사 상품만 취급하는데도 원가율이 45%에 불과했다.
선대회장으로부터 직접 지분을 상속받는 것이 부담인 최 부회장에게 광동생활건강은 적은 자본금 만으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 됐다. 상속 당시에도 최 부회장은 아버지의 지분 중 1.5%(79만5532주)를 상속받는데 그쳤다. 막대한 상속세가 부담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1.5% 지분 만으로도 상속세는 25억원에 달한다. 상속 지분의 제한으로 최 부회장지 직접 보유한 광동제약 지분율은 7%가 안 된다.
하지만 광동생활건강이 존재하는 데 따라 실질적인 지배력을 높일 수 있었다. 광동생활건강이 친인척 지분 40만주를 사들인 덕분에 최 부회장은 12억원가량의 상속세를 내지 않고도 3%의 지분을 우회적으로 얻을 수 있었다.
최 회장 생전 당시 설립한 공익재단 가산문화재단도 우호지분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실제 최 회장의 지분을 가장 많이 상속한 곳이 가산문화재단이다. 총 228만1042주(4.4%)를 가져갔다. 세법상 공익재단에 계열사 주식을 출연할 경우 전체 지분의 5%까지 상속·증여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이같은 상속이 이뤄진 것으로 보여진다.
결과적으로 상속 후 최성원 부회장 체제는 본인 지분 345만5604주(6.6%) 외에도 가산문화재단과 광동생활건강을 통해 약 8%에 달하는 422만1042주를 우회 보유함으로써 지배권 상승 효과를 얻었다. 어머니와 아내 등 오너 일가 지분을 모두 합치면 17% 수준이다.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의 투자사나 새로운 계열사에도 지원투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새로 광동에이치앤씨에 신규 출자해 56% 지분을 갖고 있다. 광동제약의 광고회사 케이디엠코에도 3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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