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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은 지금]오너회사 통한 사세확장 꿈, 내부거래 7년새 3배②광동제약 지분 매입 160만주 가능한 배경, 높은 성장세…물건 싸게 매입해 수익 극대화

정새임 기자공개 2023-11-09 10:23:37

[편집자주]

광동제약이 오너 2세 체제에 접어든 지 10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매출, 두배 이상 늘어난 계열사 수. 일단 외형 성장엔 성공했다. 그러나 오너 2세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키운 내부거래가 공정거래위원회의 타깃이 되고 있고 본업에 집중하지 못한 사업전략은 시장의 의구심을 사고 있다. 광동제약의 지난 10년과 현재를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7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 개인이 가진 작은 회사일 뿐이던 광동생활건강이 사정당국의 타깃이 된 이유가 뭘까. 이 의문을 따라가다보면 광동생활건강의 달라진 사내 입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룹 주력사인 광동제약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재원 마련에 다름 아닌 광동제약이 동원됐다. 저렴한 가격에 광동제약 제품을 사들이고 이를 팔아 차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그리고 실제로 광동제약의 지분 3%를 가진 주요주주가 됐다.

이를 통해 광동생활건강은 새로운 자회사를 확보하는 등 또 다른 사세확장을 꿈꾼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 내부거래'를 이용한 사익편취라고 보는 배경이다.

◇광동생활건강, 광동제약 160만주 취득에 60억 이상 투입

공정위는 지난 9월 광동제약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벌였다. 광동제약은 중견 기업집단으로 대기업 집단에 비해 외부 감시를 덜 받는 편이었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가 광동제약에서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불공정거래행위 중 부당 지원행위다. 주로 동일 기업집단내의 계열회사간의 내부거래를 통해 이뤄져 부당 내부거래라 일컫는다. 사업자가 부당하게 계열회사 등에게 과다한 경제상 이익이 되도록 자금이나 자산 등을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 중에서도 광동제약과 광동생활건강에 제기된 의혹은 '부당한 거래단계 추가'다. 직접 거래를 하면 상당히 유리함에도 거래상 역할이 없거나 미미한 특수관계인이나 다른 회사를 거래단계에 추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공정위가 부당 내부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 시정조치와 과징금 등 행정적 제재가 내려지고 공정위 고발로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

광동생활건강은 2004년부터 광동제약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입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7년간 매입한 광동제약 주식은 총 120만주. 당시 시세로 계산하면 약 36억원어치다.


2004년에만 8차례 걸친 장내매수로 36만주를 4억6000억원 정도에 사들였다. 2006년에는 14만주를 매입했는데 약 4억8000만원가량이 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7년에는 10만주를 약 4억7000억원에 매입했다. 2008년에는 대량 매집이 이뤄졌다. 40만1000주를 장내매입했다. 여기에 약 16억2000만원 정도를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2010년에도 19만9000주을 추가 매집하기 위해 약 6억원을 소요했다.

2013년 오너 일가로부터 약 26억원을 주고 매입한 40만주를 합치면 총 62억원을 쓴 셈이다.

광동생활건강은 자체 공장이나 물류센터를 갖고 있지 않다. 유형자산은 차량운반구와 비품이 전부다. 자체 생산이 없어 남의 상품으로만 판매를 한다.

초창기 구상은 그렇지 않았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탄생한 기업으로 광동제약의 신사업을 담당하는 역할이었다. 건기식 외 의료기기도 취급했다. 여기서 만들거나 사온 제품을 별도의 법인(광동휴텍)을 통해 다단계 판매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같은 그림은 원활히 그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광동휴텍은 청산 절차를 밟았고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의 도매상으로 탈바꿈 했다.

◇7년 만에 내부거래 약 3배 늘어…광동생활건강 입지 강화

남의 상품을 떼다 파는 사업구조는 태생적으로 수익이 낮다. 유통 마진만으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사업구조라면 당시 광동생활건강에 수십억원의 여유자금이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

광동제약이 물건을 싸게 넘겨 광동생활건강에 많은 이익을 안겨다 줬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 거래량이 점점 커질수록 광동생활건강은 더욱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초창기 남긴 이익으로 매집한 지분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더 많은 광동제약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광동생활건강은 최근까지도 외부감사법인에 들지 않아 구체적인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광동제약과의 거래내역을 통해 얼마나 몸집을 불려왔는지 추측해 볼 수 있다. 광동제약은 2013년부터 특수관계인 광동생활건강과의 거래내역을 적시해왔다.


2013년 광동제약은 광동생활건강에 56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이 규모는 2019년 65억원, 2020년 87억원으로 점차 커졌다. 2020년 들어서는 거래규모가 150억~160억원 수준이 됐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를 거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에 비해 3배 가까이 거래량이 늘었다.

지난해 처음 보고된 광동생활건강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작년 6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549억원 대비 19.4% 높은 성장을 했다. 수수료 1000만원을 제외한 모든 매출은 상품판매에서 나왔다. 작년 상품매입액 326억원 중 절반이 광동제약과의 거래다.


작년 광동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은 37억원으로 영업이익률 5.7%를 기록했다. 눈여겨 볼 부분은 매출원가가 판매관리비보다 낮다는 점이다. 광동생활건강의 매출원가는 305억원으로 원가율이 46%에 불과하다. 상품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 수익성을 최대화했다. 판매관리비로는 더 많은 액수인 314억원을 썼다. 판매수수료가 236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광동생활건강은 내부거래 만으로 그룹 내 입지가 막강해졌다. 다만 회사는 2013년 이후 광동제약의 지분을 사들이지 않고 있다. 대신 광동제약과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새로운 계열사를 키우고 있다. 텔레마케팅으로 식품·건기식 등을 판매하고 광고를 대행하는 광동에이치앤씨다. 광동에이치앤씨는 광동생활건강이 지분 56%를 지닌 곳이다.

광동에이치앤씨는 광동생활건강이 판매하는 제품 광고나 판매를 대행하고 그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에이치앤씨에 판매수수료 명목으로 21억원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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