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차전지 해부]간판 바꾸고 경쟁력 높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②롯데그룹 편입 윈·윈, 장기계약 체결하고 사업 다각화 '속도'
김위수 기자공개 2023-11-14 07:38:39
[편집자주]
원료, 소재부터 완제품인 셀까지. 이차전지 사업은 그 자체로 기업가치 '레벨업'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이중 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해 주목받은 포스코·에코프로는 올해 중 주가가 말그대로 수직상승하기도 했다. 시장의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낮기는 하지만 재계 6위 그룹인 롯데 역시 화학 계열사들의 사업 중심을 이차전지로 이동시키기 위해 거금을 투입했다. 신동빈 회장의 베팅은 성공할까. 더벨이 롯데그룹의 이차전지 사업을 다각도로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0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동박 시장에서 단숨에 입지를 넓힐 수 있었다. 당시 인수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동박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3% 로 전세계 시장 4위 정도다.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입장에서도 취할 수 있는 이득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재계 10위권 대기업인 데다가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다양한 방면의 사업을 펼쳐왔다. 브랜드의 이미지 및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롯데그룹 편입 후 실제로 영업 및 마케팅, 인력수급 등에 있어 이전보다 원활해졌다고 전해진다.

◇대형 계약 또 터질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5월 올해부터 2033년까지 유효한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해외 기업과 맺은 계약이라는 사실만 밝혔을 뿐 계약금액 및 구체적인 기업명은 모두 드러나지 않았다. 주목되는 점은 계약을 맺은 시점과 '10년'이라는 기간이다.
롯데그룹에 인수된 일이 계약 체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전부터 공급계약에 대한 논의가 오갔기는 하겠지만 롯데그룹 편입을 통한 실익이 계약완료를 이끈 결정적 요소 중 하나였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장기 공급계약을 맺을 때는 제품 공급 역량이 중요하다 보니 대상 기업이 어떤 규모의 기업인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피인수 후)안정성과 신뢰도 측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매출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차지하는 기업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부터 필요로하는 전체 동박 물량의 60%를 매년 조달하고 있다. 유럽 배터리 기업인 노스볼트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다.
추가적인 고객사 확보를 위한 영업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SK온과 같은 국내 기업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해외 생산 거점인 유럽 소재 기업들이 주된 타깃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잠재 고객사들인 배터리 업체들은 내년 수요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동박 물량 역시 예상보다 적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같은 시장상황의 악재를 뚫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대형 수주' 낭보가 들려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터리 핵심 소재 역량 확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롯데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핵심 계열사로서 동박뿐만이 아닌 차세대 소재 사업을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사업이 가시화된 제품으로는 리튬·인산·철(LFP) 양극활물질이 있다. 고체전해질, 실리콘 복합 음극활물질 사업을 위한 연구개발(R&D)도 진행 중이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첫 시도가 동박과 연관성이 큰 음극이 아닌 양극 소재인 점이 눈에 띈다. 양극활물질은 양극재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물질이다. 리튬과 전구체를 배합해 만드는데, 여기에 도전재·바인더를 더하면 양극재가 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사업 진출의 용이성과 높은 성장 가능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등을 고려해 양극활물질로 시야를 확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일진머티리얼즈 시절부터 리튬망간(LMO) 양극활물질을 사업화한 바 있다. 전북 익산 삼기공장에 LMO 생산공정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일부 개조하면 LFP 설비로 전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성능이 다소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의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국내 배터리 기업의 전기차용 LFP 배터리 사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2026년 LFP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LFP 양극활물질을 개발해 시장에 침투하겠다는 복안이다. 기존 LFP 양극활물질보다 높은 에너지밀도,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특히 LFP 배터리의 낮은 에너지 밀도를 극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초극박 제품을 배터리 업체들이 선호할 것으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측에서 관측한 바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하이엔드' 전략과 부합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LFP 양극활물질 사업에 의욕적으로 나설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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