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메자닌 투자 동향 점검]규제 도입 후 바뀐 발행 시장, PE업계 움직임은리픽싱 조항 안 넣는 경우 발생, CB에 YTM 최대 6% 조건 걸기도
남준우 기자공개 2023-11-27 08:13:22
[편집자주]
국내 메자닌(Mezzanine)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작년 전환사채(CB)에 이어 올해부터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대한 콜옵션과 리픽싱 관련 규제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상향 리픽싱 조항 등 투자자에게 불리한 규제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발행량이 급감한 모습이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PEF)들의 투자에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투자 조건을 달 때 리픽싱 조항을 넣지 않는 곳들도 생겨나고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난 이후 풋옵션을 발동해서 원리금만 상환 받는 정도에 만족하는 곳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PEF들의 메자닌 투자 동향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09: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메자닌 뿌리뽑기를 위한 칼 휘두르기에 나섰다. CB(전환사채) 콜옵션·리픽싱 규제에 이어 이번에는 (상환)전환우선주에도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작년부터 급감하기 시작한 메자닌 발행액이 올해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국내 사모펀드 운용사(PEF)들의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리픽싱 조항 자체를 넣지 않는 건들도 속속 발생하고 있다. 한동안 관행처렴 여겨지던 '표면·만기이자율 0%'도 기관투자자(LP)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조정되는 모습들이 보이고 있다.
◇콜옵션·리픽싱 위주로 규제 강화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국내 메자닌 발행액은 총 5조7494억원으로 2021년 발행액(11조3784억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올해 발행액은 21일 기준으로 6조452억원이다. 작년보다는 증가했으나, 한동안 상승세였던 메자닌 발행 추이를 고려한다면 한 풀 꺾였다는 평가다.
이는 메자닌 관련 규제와 관련 깊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증권의 발행 및 공시에 관한 규정'에 대한 개정 계획을 발표했다. CPS와 RCPS에 대한 콜옵션·리픽싱 규제를 적용한다는 것이 주된 골자다. 해당 규제는 지난 5월 1일을 기점으로 시행되기 시작했다.
콜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으로 신주 등을 인수하거나 주식 등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리픽싱은 주가 변동에 따라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행위를 뜻한다. 지난 2021년말 금융당국이 발표한 CB에 대한 규제와 거의 동일하다.
콜옵션 규제가 시행되면 투자자가 행사할 수 있는 콜옵션 행사한도는 CPS·RCPS 발행 당시 지분율 이내로 제한된다. 예를 들어 RCPS 발행 당시 최대주주 A 의 지분율이 30%(30주)라고 가정해보자.
전환권 행사에 따라 발행되는 보통주가 50주면 A가 콜옵션 행사를 통해 취득할 수 있는 보통주 한도는 15주(50주X30%)가 된다. 이뿐만 아니라 제3자가 콜옵션을 행사하거나 상장사가 자신이 발행한 CPS·RCPS를 취득해 제 3자에게 매도하면 공시의무가 부여된다.
리픽싱 규제의 경우 사모 발행 시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 이후 주가가 다시 상승한다면, 전환가액을 의무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 조정 범위는 최초 전환가액 이내로 제한한다.
◇발행액 급감…YTM 5~6% CB 눈길
발행 환경이 바뀌면서 PE들의 메자닌 투자 전략도 바뀌고 있는 추세다. 풋옵션을 통한 원리금 상환이라는 하방이 막혀있는 만큼 메자닌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 실례로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6월 1000억원 규모로 국내 기업의 중·후순위 대출채권과 메자닌 주식 투자를 위한 출자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다만 투자 시 리픽싱 조항 설정 등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리픽싱 조항 자체를 삽입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CB의 경우 전환 공시를 낸 이후 2주 동안의 시차가 있어 그 사이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투자 요인을 떨어뜨리는 이유다.
관행처럼 여겨지던 '표면·만기이자율 0%'도 고금리 기조에 따라 바뀌는 추세다. 풋옵션을 발동해 원리금을 상환받더라도, 최근 금리 추이를 봤을 때 기회비용이 적지 않다. 발행사의 재무 환경, 성장세 등에 따라 발행 조건은 천차만별이다.
지난 7월 CB(4400억원)를 발행한 에코프로비엠이 대표적이다.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2% 조건으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직전에 500억원 규모의 CB 발행에 성공한 엔켐도 있다. 작년에는 무이자 메자닌 발행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이번에는 표면이자율은 그대로 0% 였으나, 만기이자율을 5%로 설정해 투자자 모집에 성공했다.
한 PE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금리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상장사라 하더라도 YTM 조건을 최대 5~6% 수준으로 맞추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다만 실적이 받쳐주고 성장 동력이 확실한 상장사의 경우에는 여전히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인기가 좋은 만큼 이에 관계없이 예전처럼 좋은 발행 조건으로 실시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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