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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인사 포인트]KT, 김영섭표 슬림화 임박…계열 전방위 면담의 의미상무보·일부 사업부 축소 방안 유력, 연말 소극적 외부 행보 배경 '인사 결정 집중'

이민우 기자공개 2023-11-27 10:24:17

[편집자주]

국내 통신 업계는 SKT와 KT, LGU+ 3사가 과점 형태에서 치열하게 다투는 특수성을 지녔다. 더불어 최근에는 기존 통신 한계 타파를 위해 AI 등 미래 먹거리로 적극 진출해 체질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이다. 통신 3사는 여전한 경쟁과 탈통신 바람 속에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며 인적 쇄신과 현상 유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통신 업계 리더십 변화와 이를 둘러싼 주변 이야기를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는 올해 2년치 정기인사를 한번에 단행한다. 지난해 구현모 전 대표 퇴진과 경영공백 문제 등으로 인사를 진행하지 못했던 탓이다. 업계는 KT본사와 계열사에 걸쳐 대규모 인사이동과 조식 슬림화를 예상하고 있다. 새롭게 부임한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LG시절 ‘실용 경영’을 외친 조직개편 전문가였던 점도 앞선 예측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취임 직후인 9월과 정부 관련 간담회 등을 제외하면 외부활동을 사실상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업계는 김 대표의 행동을 연말 내릴 인사 결정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해석해왔다. KT 내외부 소식에 따르면 김 대표는 최근까지 자회사부터 손자회사 대표 등과 직접 소통하며 인사계획을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조직개편 장인, KT 임원·조직 슬림화 추진 ‘임박’

다수 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KT는 이달 말과 다음달 초중에 걸쳐 본사와 계열사 인사를 단행한다. 구현모 전 대표 사퇴와 경영공백 문제 등으로 지난해에는 정기인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올해 2년치의 큰 폭의 인사를 낼 것이 확실시됐다. 새로이 부임한 김 대표 역시 취임 직후 올해 정기인사 중요성을 여러 차례 피력한 만큼, 최근 인사 결정·판단에 집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난 9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인사는 실질적으로 KT가 다시 자리를 잡고 위상을 회복해 새출발하는 중요한 일인 만큼 질적으로 좋은 인사를 하고 싶다”며 “인재를 KT 내부에서 선발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마땅한 인물이 없거나 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외부 영입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영섭 KT 대표이사

현재 KT 내외부에서 가장 빈번하게 들리는 인사 소식은 일부 상무보 직급의 감원이다. 퇴사 통보와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는 등으로 기존 인원을 감원하면서, 부장급 승진을 제한해 전체적인 상무보 숫자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현재 실적이나 구조 대비 지나치게 큰 규모를 가진 일부 사업부도 몸집을 줄일 것이 유력하다.

KT 한 관계자는 "상무보 축소는 거의 확정적이란 이야기가 들리고, AI 등 미래 사업 영역을 제외한 몇몇 사업부의 축소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며 "다만 항간에 떠도는 문책성 인사보다는 현재 일부 조직의 비대한 크기 때문에 사업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관점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상무보 개편과 사업부 축소 등 조직 슬림화는 업계에 알려진 김 대표의 성향·행보와도 제법 일치한다. 김 대표는 LG CNS 대표 시절에도 효율성을 추구한 인사·운영 정책을 추구해온 인물이다. 당시 역량 중심 평가 체제의 전격적인 도입은 물론, 실용경영을 내세우며 사업 조직 재정비에도 일가견을 가진 모습을 보여줬다.

계열사 대표 세부 면담, 손자·증손까지 정밀 인사할까

KT 계열사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표는 최근 산하 손자회사 대표들까지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니뮤직, 케이뱅크 등 KT 계열사는 50개 이상이다. KT부터 자회사를 거쳐 손자는 물론 증손으로 이어지는 구조도 제법 된다. 일정 소화가 만만치 않았을 만큼, 최근 정부 간담회 등을 제외하면 외부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김 대표의 행보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KT 주요 계열사에 대한 김 대표의 정밀 인사를 예상 중이다. 자회사에서 손자, 증손으로 내려가는 탑다운 대신 직접 주요 계열사에 알맞은 인물을 배치하는 세부적인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는 것이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그룹 수장이 연말 계열사 대표를 면담하는 것은 인사를 앞두고 통상 있는 일이나, 손자회사까지 직접 만나는 경우를 일반적이라고 보긴 어려운 것 같다”며 “사실이라면 김 대표가 올해 신규 부임한 점을 고려해 스스로 계열사 상황 파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거나, 손자·증손까지 염두한 인사 방안을 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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