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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경영분석]롯데손보, CSM 확대…가이드라인 악재 없었다보수적 회계 활용 효과…투자손익 악화는 부담

김형석 기자공개 2023-11-27 08:24:13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4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손해보험이 3분기에도 견실한 실적 성장세를 유지했다. 3분기부터 적용한 실손보험 가이드라인 적용에도 안정적인 순익 기조를 유지했다. 장기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편으로 보험계약마진(CSM)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투자손익 부분에서 손실을 낸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위험 투자자산인 대체투자 자산을 상대적으로 저위험 투자자산으로 교체했지만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일시적으로 투자손실을 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분기 대비 당기순익 628% 증가

롯데손보는 지난 3분기 1815억원의 당기순이익(수정소급법 적용)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05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전분기(249억원)와 비교해도 628.8% 급증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3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64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장기보험 중심의 안정적인 원수보험료 확보 전략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이 기간 원수보험료는 6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 이중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장성보험의 원수보험료는 4711억원에서 5420억원으로 15% 증가했다. 장기보장성보험 신규월납액은 107억원으로 1년 전(81억원) 대비 32.3% 늘었다. 전체 원수보험료 중 장기보장성보험의 비중도 81.7%에서 85.9%로 상승했다.

손해율 관리에도 성공했다. 장기·일반·자동차보험 등 전체 보험 상품의 손해율을 합산한 3분기 누적 손해율은 81.6%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포인트 개선됐다.

지난 9월 말 기준 CSM은 2조2086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6774억원)과 비교해 31.7% 증가했다.

◇CSM 성장…수정소급법 적용 우려 불식

다만 롯데손보는 이번 재무제표 작성에 '수정소급법'을 적용했다. 금융당국은 원칙적으로 올해 3분기부터 전진법을 적용하도록 했다. 전진법은 기존 재무제표는 그대로 두고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올해 3분기 실적에만 적용하는 방식이다. 일부 손해율 가정 값을 낙관적으로 적용해온 보험사들은 급격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까지 수정소급법 적용을 허용했다. 수정소급법은 지난 1~2분기와 작년 전체 등 이미 작성한 재무제표에도 적용해 수치를 변경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롯데손보 역시 실적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전진법이 아닌 수정소급법을 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 수정소급법을 적용한 DB손보의 경우 전진법 적용보다 실적이 높게 나왔다. DB손보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1조2624억원이었다. 하지만 전진법을 적용하면 이보다 22%(2804억원) 감소한 9820억원이다. 현대해상 역시 전진법을 적용한 당기순이익은 5746억원으로 수정소급법(7864억원)보다 2117억원 낮다.

롯데손보의 경우 두 손보사와는 수정소급법 적용 이점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롯데손보의 CSM에서 나타난다. 가이드라인을 소급해 적용하면 이미 나온 재무제표를 다시 작성하는 것이기에 기존에 산출했던 CSM이 감소한다. DB손보와 현대해상 역시 전진법을 적용하면 각각 CSM 잔액이 2639억원, 5118억원의 차이를 보였다.

반면 롯데손보의 수정소급법과 전진법 적용 시 CSM 잔액은 각각 2조2075억원과 2조1674억원으로 격차가 401억원에 그쳤다. 이는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부터 타 손보사 대비 손해율 가정 등에서 보수적으로 산정했다는 뜻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실손보험에 대한 가이드라인 자체가 보수적이라 CSM 규모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며 "오히려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장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CSM을 확대한 것이 수치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대체투자→채권 교체 투자손익 악화 요

롯데손보는 지난 3분기 투자손익에서 1498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4.8%(886억원) 악화된 수치다. 지난 2분기(-134억원)과 비교하면 손실액이 1015.6% 급증했다.

이는 고금리 기조 지속으로 보유한 채권가치가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9월 말 기준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 평가손익은 마이너스(-) 575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1065억원)과 비교하면 1640억원이 사라진 셈이다.

변화한 자산운용 전략도 투자손익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롯데손보는 지난 2~3년간 확대해온 대체투자를 축소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 중심으로 운용전략을 선회했다. 앞서 롯데손보는 대체투자에서 대규모 손실을 냈다. 롯데손보는 지난 2019년 ‘하나대체투자 미국 발전소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2호’ 펀드에 5000만달러(650억원)를 투자했다. 이 펀드는 미국 프론테라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립하기 위해 메리츠증권이 조성한 상품이다. 하지만 펀드와 관련된 미국 기업들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고 2021년 8월 기업회생절차마저 종료됐다. 롯데손보는 투자 전액을 손실처리했다.

이후 롯데손보는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 매입에 나섰다. 올해 롯데손보가 채권 등으로 취득한 FVPL 자산은 1735억원에 달한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대체투자 자산을 매각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 운용자산을 최근 확대해왔다"며 "고금리 지속에 따른 보유채권 가치가 하락하면서 FVPL 평가손익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FVPL 평가손익은 단순히 현재 가치에서 평가되는 만큼 향후 만기 시 채권가치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FVPL 평가손익 악화가 롯데손보의 직접적인 펀더멘털 악화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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