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 상장 후폭풍]용인됐던 '깜깜이 실적'…자본시장법 개정 속도낼까⑨실적공시 유예규정 수정안, 국회 계류…법안 필요성 공감대 확대
손현지 기자공개 2023-12-01 07:19:46
[편집자주]
국내 최초 '팹리스 유니콘' 파두가 상장 후 첫 분기부터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기업공개(IPO)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공모 당시 제시한 로드맵과 현실간 괴리가 너무 커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더벨은 파두 실적발표 전후 제기된 문제들을 살펴보고 향후 특례상장제도와 IPO 시장에 끼칠 파장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두 사태가 투자자들에게 '뻥튀기 상장'으로 인식됐던 배경에는 2분기 실적이 사전에 공시되지 않던 점이 영향이 컸다. 올해 2분기(4~6월) 매출은 5900만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이 공모 청약이 진행됐던 7월에는 알려지지 않다가 상장 후 11월이 되서야 밝혀졌다.이처럼 세 달간의 실적쇼크가 상장 전까지 알려지지 않았을 수 있던 건 '실적공시 유예규정'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신규 상장사가 증권신고서를 통해 사업보고서에 준하는 사항을 공시했을 경우, 해당 분기 보고서 제출을 면제해주게 돼 있다. 따라서 파두도 증권신고서를 6월 30일에 제출했기에 2분기 매출을 공시하지 않아도 무관하다.
파두사태를 계기로 관련 규정이 수정될 지 주목된다. 현재 국회에 실적공시 유예규정 타파를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상장사가 사업보고서에 준하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하더라도 별도로 분기보고서를 제출토록 하는 방식이다. 이미 국무회의는 통과한 상태다. 최근 당국도 제도개선을 위해 팔을 걷어부친 만큼 국회에서 개정에 속도를 낼 지 이목이 집중된다.
◇'상장사 배려한' 공시유예 규정이 '부메랑으로'
지난 8일 파두가 분기 보고서를 통해 실적을 공개하자 시장은 요동쳤다. 다음날 9일에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17일부터는 점점 주가가 반등하며 28일 기준 2만원선을 회복한 상태이지만 여전히 약세장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충격은 예상보다 실적이 더 부진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파두의 올해 3분기 매출은 3억2100만원, 영업손실은 148억원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뒤이어 IR(기업설명회) 자료를 통해 밝힌 올 2분기 실적은 더욱 심각했다. 매출은 5900만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15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당시 몸값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대어로 주목받았던 만큼 투자자들의 충격은 컸다. 지난해 매출은 564억원,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사상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실적이 개선되던 터라 괴리도 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이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내는 경우는 많다"며 "그런데 파두사태가 유독 논란이 된 건 상장 준비 과정에서 2분기 실적이 공시가 안된 탓, 투자자들이 전혀 실적 부진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파두가 공모청약을 진행한 지난 7월에는 2분기 실적이 미공시 상태였다. 파두가 제출했던 증권신고서에는 1분기(1~3월) 실적만 담겨있을 뿐 2분기 실적은 빠져있었다. 이는 제출 시기와 맞물려있다. 파두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6월 30일은 2분기 실적 집계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다. 미확정된 실적 수치를 신고서에 기입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상장 준비 중간에라도 2분기 실적을 공시해줄 수 있지 않느냐는 반문이 따른다. 하지만 이또한 규정상 용인되는 부분이다. 자본시장법 제159조, 제160조에 따르면 신규 상장사에게 허용되는 '실적공시 유예 규정'이 존재한다. 이미 사업보고서에 준하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면 추가로 분기보고서는 면제해주는 조항이다. 파두가 2분기 분기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아도 무관했던 이유다.
해당 유예 규정에는 공모 중에 복잡한 행정절차를 소화해야 하는 상장사들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하는 목적이 담겨있다. 이미 증권신고서에 최근 분기 실적을 반영한 만큼 중복되는 내용의 분기보고서 제출 절차를 면제해줘 절차를 간소화해준 것이다.
◇증권신고서 별도로 분기보고서 공시 필요
일각에선 IR 등의 방식을 통해 사전에 손실 리스크를 알릴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주장한다. 파두 입장에서 보면 이 또한 어렵다. 아무리 경영상 희소식일 지라도 회사가 공시전에 시장에 알린다는 것 자체가 국내에선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다.
증권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IR의 취자가 투자설명서에 근거해서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자는 것이지, 투자설명서에도 없는 내용을 소개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오히려 공시하지 않은 내용을 말하고 다니는게 공시규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한계성을 지적했다.
결국 상장사에게 줬던 특혜인 실적공시 유예규정 법안을 손질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해당 규정을 수정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아직 통과되진 않았지만 최근 사태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태에서 규정 수정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상장공시를 유예시키는 게 관리감독의 사각지대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실제로 기업실사를 맡은 증권사, 상장 적격성을 심사하는 거래소와 금융당국도 파두의 2~3분기 실적 부진을 예상하지 못했다.
◇'상장사 배려한' 공시유예 규정이 '부메랑으로'
지난 8일 파두가 분기 보고서를 통해 실적을 공개하자 시장은 요동쳤다. 다음날 9일에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17일부터는 점점 주가가 반등하며 28일 기준 2만원선을 회복한 상태이지만 여전히 약세장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충격은 예상보다 실적이 더 부진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파두의 올해 3분기 매출은 3억2100만원, 영업손실은 148억원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뒤이어 IR(기업설명회) 자료를 통해 밝힌 올 2분기 실적은 더욱 심각했다. 매출은 5900만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15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당시 몸값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대어로 주목받았던 만큼 투자자들의 충격은 컸다. 지난해 매출은 564억원,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사상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실적이 개선되던 터라 괴리도 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이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내는 경우는 많다"며 "그런데 파두사태가 유독 논란이 된 건 상장 준비 과정에서 2분기 실적이 공시가 안된 탓, 투자자들이 전혀 실적 부진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파두가 공모청약을 진행한 지난 7월에는 2분기 실적이 미공시 상태였다. 파두가 제출했던 증권신고서에는 1분기(1~3월) 실적만 담겨있을 뿐 2분기 실적은 빠져있었다. 이는 제출 시기와 맞물려있다. 파두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6월 30일은 2분기 실적 집계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다. 미확정된 실적 수치를 신고서에 기입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상장 준비 중간에라도 2분기 실적을 공시해줄 수 있지 않느냐는 반문이 따른다. 하지만 이또한 규정상 용인되는 부분이다. 자본시장법 제159조, 제160조에 따르면 신규 상장사에게 허용되는 '실적공시 유예 규정'이 존재한다. 이미 사업보고서에 준하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면 추가로 분기보고서는 면제해주는 조항이다. 파두가 2분기 분기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아도 무관했던 이유다.
해당 유예 규정에는 공모 중에 복잡한 행정절차를 소화해야 하는 상장사들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하는 목적이 담겨있다. 이미 증권신고서에 최근 분기 실적을 반영한 만큼 중복되는 내용의 분기보고서 제출 절차를 면제해줘 절차를 간소화해준 것이다.
◇증권신고서 별도로 분기보고서 공시 필요
일각에선 IR 등의 방식을 통해 사전에 손실 리스크를 알릴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주장한다. 파두 입장에서 보면 이 또한 어렵다. 아무리 경영상 희소식일 지라도 회사가 공시전에 시장에 알린다는 것 자체가 국내에선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다.
증권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IR의 취자가 투자설명서에 근거해서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자는 것이지, 투자설명서에도 없는 내용을 소개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오히려 공시하지 않은 내용을 말하고 다니는게 공시규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한계성을 지적했다.
결국 상장사에게 줬던 특혜인 실적공시 유예규정 법안을 손질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해당 규정을 수정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아직 통과되진 않았지만 최근 사태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태에서 규정 수정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상장공시를 유예시키는 게 관리감독의 사각지대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실제로 기업실사를 맡은 증권사, 상장 적격성을 심사하는 거래소와 금융당국도 파두의 2~3분기 실적 부진을 예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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