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협회, 10년 만에 '관' 출신 회장 배경은 김철주 채권조장위원장 내정…행시 29기, 관 경험 풍부
김형석 기자공개 2023-11-27 08:24:39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4일 10: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생명보험협회 차기 수장으로 김철주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 위원장(사진)이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제정경제원 출신으로 그가 취임하면 생보협회는 김규복 전 회장에 이어 10년 만에 관 출신 회장이 선임될 예정이다.특히 김 위원장은 막판에 생보협회장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다. 이 때문에 생보협회가 금융당국, 대통령실 등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김 위원장을 낙점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년 만에 전통 관 라인 수장 내정
생명보험협회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24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3차 회의를 열고 김 위원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
회추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만장일치로 36대 회장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김 후보자는 다음 달 5일 예정된 총회를 거쳐 선임된다.
이날 회의에는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 성주호 한국리스크관리학회장, 이항석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참석했다.
김 위원장이 취임하면 지난 2014년 퇴임한 김규복 전 회장에 이어 10년 만에 관 출신 인사가 생보협회장에 오른다.
김 후보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9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무부 국제금융국을 거쳐 재정경제원 경제정책국,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을 역임했다.
이후 기획재정부에서 경제정책국장과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에는 대통령비서실에서 경제금융비서관을 맡았다. 2021년 5월부터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지난 3월부터는 CJ대한통운 사외이사도 역임하고 있다.
재경원에서 김 내정자와 함께 일했던 전직 관료는 "김 위원장은 공직에서 다양한 금융 경험을 쌓은 데다 선인품이 좋아 많은 동료들의 신망을 얻은 인물"이라며 "과거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경력을 활용해 당국과의 소통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주일 만에 급변한 분위기
김철주 내정자는 가장 늦게 생보협회장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다. 앞서 생보협회장 후보에는 성대규 신한라이프 이사회 의장과 임승태 KDB생명 대표, 윤진식 전 의원 등이 거론됐다. 이중 성 의장과 임 대표는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꼽혔다.
두 인물은 행시 출신으로 민간 보험사 대표를 역임한 것이 강점이었다. 당국에 재직중에도 보험 관련 업무를 경험하기도 했다. 성 대표는 재정경제원 보험제도담당관실 사무관과 금융위 보험과장을 지냈다. 임 대표는 재무부 보험국 보험정책과 서기관을 역임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김 내정자가 후보선상에 오른 지난 16일부터 급변하기 시작했다. 김 내정자는 행시 29기 출신이지만 보험업 경험이 사실상 전무하다. 보험업계에선 김 내정자의 하마평에 당혹스럽다는 입장도 보였다.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에서 김 내정자와 동기인 행시 29기 인물들의 약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최상목 경제수석이다. 김 위원장과 최 수석은 행시와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최 수석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과 유광열 SG서울보증 사장, 이창양 윤석열 정부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행시 동기다.
결국 회추위는 지난 20일 2차 회의에서 최종 후보자 선정을 보류했다. 사유는 후보자 추가 검증이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전례를 보면 회추위는 대부분 2차 회의에서 최종 후보자를 낙점해왔다"며 "3차까지 회추위를 연 데에는 다분히 김철주 후보에 대한 당국과 대통령실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함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생보업계 고위 관계자는 "3차 회추위에서 김 내정자를 최종후보로 선정하는데 회추위원들의 반발이 없었다"며 "이는 지난 20일 2차 회의 이후 김 내정자에 대해 다양한 루트에서 정부와의 교감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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