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게임즈 2.0 돋보기]신임 경영진, 박성민호 '아킬레스건' 보완하나②집단 의사결정 체제로, 판사 출신 대표 약점 보완…경영 안정성도 개선 효과
황선중 기자공개 2023-12-04 12:54:42
[편집자주]
라인게임즈가 변화하고 있다. 이른바 C레벨로 불리는 최고위 임원의 합류 소식이 연일 전해지고 있다. 신임 최고경영진의 등장은 새로운 리더십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라인게임즈 2기가 출범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향후 경영 전략이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라인게임즈 2.0 시대를 열어갈 새로운 인물을 조명하고, 그들이 풀어내야 하는 경영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07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인게임즈 최고경영진이 새롭게 꾸려졌다는 것은 단순히 인물의 교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표이사 중심의 단독 의사결정 체제를 벗어나 최고경영진 중심의 집단 의사결정 체제로 변화할 것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판사 출신인 박성민 신임 대표의 약점으로 꼽히는 '전문성 부족'을 보완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나온다.◇단독 의사결정 체제 사실상 '실패'
기존 라인게임즈는 대표 중심의 단독 의사결정 체제에 가까웠다. 초대 수장인 김민규 대표의 진두지휘하에 모든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라인게임즈를 지배하는 라인이 김 대표를 전적으로 신뢰했기 때문이다. 당시 라인이 김 대표와의 상호교감 아래 라인게임즈를 설립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김 대표의 위상도 남달랐다. 김 대표는 2012년 '넥스트플로어'를 창업해 성공시킨 인물이다. 자체 개발한 모바일게임 '드래곤플라이트'로 이름을 알렸다. 시프트업과 함께 개발한 모바일게임 '데스티니차일드'까지 흥행대박을 터뜨리면서 몸값이 크게 뛰었다. 당시 라인게임즈 안팎으로 김 대표의 리더십을 의심하는 시선은 드물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김 대표와 라인게임즈의 궁합은 그리 좋지 못했다. 김 대표는 라인의 자본력을 원동력 삼아 공격적인 경영을 마음껏 펼쳤지만,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인수합병(M&A) 전략의 실패로 재무적 부담까지 안게 됐다.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697.5%에 달했다.
◇박성민 대표 약점 '전문성 부족' 보완하나
앞으로 라인게임즈 의사결정 체제는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 중심의 단독 의사결정 체제에서 최고경영진 중심의 집단 의사결정 체제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 사령탑인 박성민 대표가 게임 전문가도, 경영 전문가도 아닌 판사 출신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 홀로 모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사실상 버거운 일이다.

최근 게임사 출신 임원급 인물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는 점도 설득력을 더하는 대목이다. 올해 들어서만 최고경영자(CEO)부터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모두 바뀌었다. 지난해도 포함하면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새 인물로 채워졌다. 집단 의사결정 체제를 위한 포석이 깔린 셈이다.
여러 임원 중에서는 신임 CSO인 김태환 부사장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넥슨에서만 15년 가까이 근무하며 넥슨코리아·넥슨아메리카 부사장까지 지냈다. 게임업계 '전략기획통'으로 전해진다. 박 대표를 도와 라인게임즈 경영 전반을 지휘하면서 미래 사업의 큰 그림까지 그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경영 안정성도 한층 개서노딜 듯
집단 의사결정 체제가 구축되면 라인게임즈의 약점인 경영 안정성까지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러 임원들의 다양한 경험과 관점이 반영된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의사결정의 타당성과 투명성도 한층 높아진다. 독단적인 의사결정에 따른 갖가지 경영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라인게임즈는 경영 안정성을 보완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간 M&A로 인수한 자회사에서 내놓은 게임 상당수가 저조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섣부른 투자는 다양한 유·무형적 손해를 낳았다. 우선 개발비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나빠졌다. 잦은 구조조정으로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해졌다. 기업 신뢰도도 저하됐다.
2020년 4월 인수했던 '제로게임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제로게임즈는 설립 1년이 막 지난 신생 개발사였지만, 라인게임즈는 무려 320억원을 선제적으로 투자해 지분 100%를 사들였다. 그러나 제로게임즈가 라인게임즈와 손잡고 출시한 신작 '이카루스 이터널'은 끝내 흥행에 실패했고, 제로게임즈도 피인수 3년 만에 폐업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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