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게임즈, 신작 '창세기전' 개발사 다시 품는다 내부 스튜디오에서 독립, 게임 출시 앞두고 인수…출자전환도 활용
황선중 기자공개 2023-11-23 12:58:02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1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인게임즈가 신작 '창세기전:회색의 잔영' 개발사를 완전히 인수한다. 내달 출시를 앞두고 관계사였던 개발사를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것이다. 자회사의 실적은 모회사의 연결 실적으로 잡히는 만큼 신작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더욱 쏠린다.◇라인게임즈, 레그 인수 위해 68억 투입
라인게임즈는 오는 22일 게임 개발사 '레그' 주식 1360만주를 취득하기 위해 68억원을 투자한다. 그간 레그에 지급했던 대여금을 출자전환해 일부 충당한 이후 나머지 금액을 현금으로 취득하는 구조다. 모든 금액을 한 번에 투입하는 것은 아니며, 내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주식을 나눠 취득하겠다는 계획이다.
레그는 내달 22일 출시되는 라인게임즈 신작 '창세기전:회색의 잔영'을 개발한 곳이다. 창세기전 시리즈는 국산 게임의 자존심과 같은 유명 지식재산권(IP)이다. 과거 소프트맥스가 개발한 게임인데, 2016년 라인게임즈가 소프트맥스로부터 창세기전 IP를 사들였다. 라인게임즈는 그때부터 창세기전 신작을 개발에 나섰다.
창세기전 신작 개발은 레그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레그(ReG)라는 이름도 '창세기전 리메이크(Remake of Genesis)'의 약자였다. 초기에는 라인게임즈 산하 여러 개발 스튜디오 중 하나였다. 하지만 2020년 6월부터 독립 법인이 됐다. 소프트맥스 출신 이세민 대표가 신작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콘솔판 개발 마무리
창세기전:회색의 잔영을 개발하는 과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초기에는 닌텐도3DS를 기본 플랫폼으로 삼았다. 하지만 2017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닌텐도3DS의 후속 모델인 닌텐도스위치가 출시된 것이다. 과거 모델인 닌텐도3DS용 게임을 내세워서는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2018년을 기점으로 전반적인 개발 방향을 바꿨다. 최신 모델인 닌텐도스위치를 기본 플랫폼으로 정했다. 기존에 개발하던 닌텐도3DS 버전은 모두 폐기했다. 창세기전:회색의 잔영이 본격적으로 개발된 시점이다. 나아가 게임 개발 프로그램도 기존 유니티엔진에서 고품질 그래픽 구현이 가능한 언리얼엔진4로 과감하게 바꿨다.
창세기전 IP의 무게감도 남달랐다. 원작을 경험한 이용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서라도 원작이 가진 특유의 분위기를 가져가야 했다. 동시에 새롭게 게임을 접하는 이용자들의 높은 눈높이까지 만족시켜야 했다. 정통성과 신선함 모두를 잡아야 하는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마주한 셈이었다. 창세기전:회색의 잔영 개발이 지연됐던 이유다.
◇신작 흥행 여부 중요…모바일판도 출시 앞둬
레그가 신작에 거는 기대는 절박할 것으로 보인다. 6년 넘는 시간 동안 매년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영업손실을 감내하면서 개발에 매달렸다. 이미 자본총계도 마이너스(-) 상태인 완전자본잠식으로 돌아선 상황이다. 창세기전:회색의 잔영이 흥행해야만 단번에 개발비를 회수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레그의 실적은 곧 라인게임즈의 실적이다. 이번에 라인게임즈가 레그 주식 취득을 마무리하면, 레그는 라인게임즈 관계사에서 자회사로 편입된다. 라인게임즈 입장에서 관계사 실적은 회계상 영업외손익으로 일부만 잡히지만, 자회사 실적은 연결 재무제표로 완전히 잡혀 중요도가 남다르다.
라인게임즈도 적자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실적 개선이 시급한 만큼 창세기전:회색의잔영 흥행 여부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흥행에 실패하면 적자폭은 커진다. 그만큼 라인게임즈는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지스타2023 현장에서 창세기전:회색의잔영 시연대를 마련해 홍보했다.
창세기전:회색의 잔영 흥행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실적 때문만은 아니다. 라인게임즈는 창세기전 콘솔판과 함께 모바일판도 개발하고 있다. 콘솔판인 창세기전:회색의잔영이 흥행해야 조만간 출시 예정인 모바일판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시장에서는 모바일판이 실질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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