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신생조직 점검]현대엔지니어링, 경쟁력개선실 출범 1년재경본부 산하 배치, 수익성 개선 구상 힘 싣기…이해광 상무 수장 낙점
전기룡 기자공개 2023-12-04 16:00:43
[편집자주]
시공사의 신생조직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시공사의 새 먹거리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게 바로 신생조직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같이 고금리 기조와 원자재값 부담으로 건설경기가 악화되는 추세여서 시공사의 차세대 먹거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더벨은 주요 시공사의 신생조직을 살펴보고 각 기업의 새 먹거리와 전략, 당면 과제 등은 무엇인지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30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익성 개선은 현재 어떤 기업이나 당면 과제 중 하나다. 특히 최근 건설사들은 그 바람이 더 크다. 중국 철강재 수출규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연이어 발생한 탓에 원자재 수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철근과 레미콘, 시멘트 가격이 수년째 지속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원자재 가격 인상은 곧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졌다.현대엔지니어링이 연초 경쟁력개선실을 신설하게 된 배경이다. 현대엔지니어링 내부에서도 원가율이 95%를 상회하자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신생 조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만 조직 출범 후 1년이 지나지 않았다 보니 아직 설립 취지에 걸맞은 모습까지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 역대 최고치, 수익성 전담부서 신설로 대응
현대엔지니어링은 연초 조직개편을 통해 경쟁력개선실을 신설했다. 기존 재경본부 산하에 배치돼 있던 일부 팀을 별도·분리하고 업무를 이관하는 절차가 수반됐다. 이를 통해 '재경본부-경쟁력개선실-수행리스크매니지먼트(RM)·수익성개선·클레임지원팀'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산하 팀을 살펴보면 경쟁력개선실이 수익성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수행RM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리스크 관리에 특화된 조직이다. 현재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의 공정과 사업 전반의 리스크를 분석하고 선제적으로 관리한다. 공기 지연을 예방해 수익성을 향상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수익성개선팀은 관리 역량이 뛰어난 조직으로 알려졌다. 개별 사업장의 수익성 개선 목표를 수립하고 실적 관리에 매진한다. 경쟁력개선실 내에서도 회사의 수익성을 총괄 관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클레임지원팀의 경우 사업장에 발생하는 클레임들을 효과적으로 대응·관리해 회사의 수익성을 제고하는데 주력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경쟁력개선실을 출범한 데는 원가율 부담이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원가율 관리가 숙제로 다가왔다. 중국의 철강재 수출규제로 주요 원자재인 철근 가격이 급등한 상황 속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다.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자연스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2020년 당시 톤(t)당 713만원이었던 철근 가격은 한때 1000만원(2022년 말 기준)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레미콘과 시멘트 가격도 2020년 말 대비 각각 34.8%, 47.8% 상승하는 등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오고 있다.
인건비 부담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기술연구원의 건설공사비지수는 올 9월 기준 역대 최고치인 153.7을 기록하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란 인건비·원재료 등 물가변동을 추적하기 위해 작성된 통계치다.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직접공사비에 대한 부담이 늘어났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리스크 관리 전문가 선임, 원가율 개선 미션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익성 개선을 이끌 초대 수장으로 낙점한 인물은 이해광 경쟁력개선실장(상무)이다. 1970년생으로 성균관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임원 명단에 오른 건 올해가 처음이다. 조직개편과 맞물린 정기인사를 통해 상무로 승진했다.
직전에 PRM실을 총괄했다는 게 특이점이다. PRM 조직에 몸 담았다는 이유로 내부에서는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통한다. 기존에는 PRM실이 기획본부 산하에 배치됐으나 재경본부 산하로 적을 옮겼다. 예전과 달리 보다 재무적인 시각에서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성이 생겼다.
다만 조직 출범 후 1년이 지나지 않았다 보니 아직 성과면에서는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3분기 기준 원가율은 95.1%에 달한다. 전년 동기(94.1%)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액이 같은 기간 6조3194억원에서 9조1654억원으로 45% 늘어났으나 매출원가 증가분이 이를 넘어선 영향이다.
비용 면면을 살펴보면 인건비에 해당하는 계정들이 급격히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먼저 외주비가 5조5093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255억원) 대비 76.3% 늘어났다. 종업원 급여(6840억원)와 중기비(239억원)도 같은 기간 각각 16.2%, 76.8% 급증했다.
원자재 가격 부담도 상당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3분기 누적 자재비로만 2조1272억원을 사용했다. 전년 동기(1조8949억원)보다 12.3% 늘어난 수준이다. 이외에 세금과공과(630억원)를 비롯해 소모품비(274억원) 등 계정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담 조직 신설에도 아직 수익성 개선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조직 출범과 맞물려 신규 수주한 대규모 프로젝트들을 차질없이 진행시켜 역량을 입증할 필요도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 신규 계약을 따낸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현대건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에스오일 샤힌 프로젝트'가 있다. 패키지(PKG) 1·2에 책정된 도급액만 2조3895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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