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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I 로드맵]타이젠 '리부트', TV 이어 가전에도 심는다②모든 기기서 '온디바이스 AI' 구현 목표…삼성SDS, 연결고리 역할

김도현 기자공개 2023-12-04 12:51:56

[편집자주]

오픈AI의 챗GPT가 출시 1주년을 맞았다. 2개월 만에 사용자 1억명을 확보하며 단숨에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 '게임체인저'로 주목 받았다. 다만 삼성은 챗GPT를 포함한 생성형 AI 사내 사용을 금지했고 자체 솔루션 확보에 나섰다. 주요 사업부들은 AI를 핵심 키워드로 꼽고 전략적 움직임을 본격화한 상태다. 더벨에서는 삼성의 AI 육성과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30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iOS'. 대표적인 운영체제(OS)들이다. OS란 하드웨어(HW)를 제어하면서 사용자와 HW 매개체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SW)다. 이들 기업은 OS 기반으로 구성한 자체 생태계에 고객을 끌어들여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자체 OS인 '타이젠'을 내세웠으나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스마트폰 경쟁사인 애플이 iOS를 통해 아이폰에서 아이패드, 맥북 등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넓힌 부분과 대비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타이젠 고도화로 영역을 넓히는 동시에 인공지능(AI) 중심의 초연결시대에 대응하기로 했다.

권호범 삼성리서치 플랫폼팀 상무 / 출처 : 삼성전자

◇타이젠으로 그리는 향후 10년 청사진

타이젠은 지난 2012년 처음 공개됐다. 삼성전자와 리눅스 주도한 타이젠 연합에서 개발했다. 초기만 해도 스마트폰용으로 준비됐으나 안드로이드 아성을 넘지 못한 채 TV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스마트워치, 일부 가전 등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현재는 TV와 모니터 위주로 타이젠이 구동되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시장이 개화하면서 삼성전자는 적용 제품군을 늘려 연결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이라는 울타리에 고객을 잡아두기 위함이다.

지난달 권호범 삼성리서치 플랫폼팀 상무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23'에서 "우리는 항상 타이젠 생태계를 어떻게 하면 더욱 확장시켜 나갈지 고민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타이젠 플랫폼은 더 자유롭고 다양한 혁신을 가능케 하는 안정적인 기반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스크린 분야에서는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최신 스마트TV와 2세대 더 프리스타일, 스마트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 G9, 오디세이 아크 등 타이젠 지원 제품에서 게이밍 허브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게이밍 허브는 엑스박스, 엔비디아 등과 협업해 개발된 서비스로 ▲다양한 게이밍 패드 지원 ▲AI 화질 업스케일링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10+ 지원 등이 포함된다. 기존에는 2022~2023년형 스마트 TV 및 모니터에서만 제공됐다.

아울러 TV에 타이젠 기반 릴루미노 모드를 장착해 저시력 시각장애인들의 접근을 돕고 몰입감 높은 시청 경험도 제공하고 있다.

고봉준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응용소프트웨어개발 부사장은 "타이젠은 기기 간 연결을 넘어 사람 간 연결을 통한 고객 경험 확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타깃은 일반 가전이다. 세탁기, 오븐 등 스크린이 존재하는 가전에 투입해 스마트 가전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타이젠 도입 제품군 확대에 맞춰 2차원(2D)과 3D가 혼합된 그래픽 엔진, 새로운 삼성 경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통합 타이젠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지원하기로 했다.

함성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소프트웨어개발팀 마스터는 "최근 가전은 이전보다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카메라, 마이크로, 신경망처리장치(NPU) 등을 투입해 식품과 사물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 목소리와 위치까지 감지한다. AI 가전으로 진화한 것"이라면서 "타이젠은 이러한 진화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최적의 OS"라고 말했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 / 출처 : 삼성SDS

◇가우스와 시너지 기대…삼성SDS, AI 확장 동참

궁극적으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이어 가전에서도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고자 한다. 이는 서버가 아닌 기기 자체에서 AI를 운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일단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를 내년 초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에 탑재할 예정이다. 가우스가 모바일의 온디바이스 AI를 현실화한다면 가전에서는 타이젠이 그 임무를 수행한다.

TV를 비롯해 냉장고, 청소기, 에어컨 등으로 타이젠이 확산하면 리모컨 역할인 스마트폰 내 가우스와 연동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타이젠 리부트를 선언한 배경이다.

권 상무는 "더욱 다양한 가전에 타이젠을 도입해 오븐, 청소기 등 AI 칩이 없는 가전도 주변의 TV, 냉장고 등에 탑재된 AI 칩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함 마스터는 "온디바이스를 지원한다는 것은 가전에 내장된 AI 엔진이 딥러닝 추론을 항상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이렇게 되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 에너지 절감, 사용자 경험 향상 등을 이뤄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계열사인 삼성SDS는 삼성전자의 AI 전략에 힘을 보탠다. 지난 9월 생성형 AI를 기업 업무에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 '패브릭스'를 선보였다. 패브릭스는 오픈AI의 '챗GPT',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등이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회사 업무시스템에서 잘 구동되도록 하는 연결고리다.

삼성SDS는 삼성전자와 사내 챗GPT 개발 등을 협업한 만큼 가우스와 패브릭스 간 호환성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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