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I 로드맵]파운드리 새 먹거리, 연이은 수주 낭보⑤모바일 의존도 축소 기대…대형 고객 확보 관건
김도현 기자공개 2023-12-11 09:37:51
[편집자주]
오픈AI의 챗GPT가 출시 1주년을 맞았다. 2개월 만에 사용자 1억명을 확보하며 단숨에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 '게임체인저'로 주목 받았다. 다만 삼성은 챗GPT를 포함한 생성형 AI 사내 사용을 금지했고 자체 솔루션 확보에 나섰다. 주요 사업부들은 AI를 핵심 키워드로 꼽고 전략적 움직임을 본격화한 상태다. 삼성의 AI 육성과 전략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7일 08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 매출처 다각화에 나선다. 모바일에 편중된 구조를 개선해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내려는 차원이다. 대표적인 응용처는 인공지능(AI)이다.챗GPT 등장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AI 서버 투자에 나선데다 신생 업체까지 관련 시장에 뛰어든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8년까지 파운드리 부문 내 AI 반도체 비중을 절반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4·5나노 수율 안정권, 국내외 스타트업과 잇따라 계약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4~5나노미터(nm) 공정 초기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이 50% 이하에 그쳤다. 대만 TSMC에 밀린 채 주요 고객을 내준 것. 통상 첨단 반도체 개발부터 양산까지 약 2년이 소요되는데 삼성전자는 당시 경쟁력 저하로 한동안 신규 수주를 따내는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수율을 끌어올리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시점에서 4나노 수율을 70%대 중반으로 추정한다. 80%대 초반으로 알려진 TSMC와 큰 차이가 없어진 수준이다.
이에 연이어 계약을 맺을 수 있었는데, 대표적인 응용처가 앞서 언급한 AI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들이 창업한 그로크는 지난 8월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생산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4나노 수주건으로 삼성전자가 설립 중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에서 제조될 예정이다.
캐나다 텐스토렌트도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이 회사는 애플, 테슬라, AMD 등에서 최첨단 반도체 설계를 주도한 짐 켈러가 이끌고 있다. 그는 최근 '삼성 AI 포럼 2023'에서 "AI 반도체 발전을 위해선 앞으로 패키징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는 훌륭하다. 20년간 함께 일했기 때문에 잘 안다"고 말했다.
토종 AI 반도체 스타트업과도 교류가 활발하다. 이미 퓨리오사AI의 제품을 양산 중인 가운데 리벨리온, 딥엑스 등과는 5나노 칩을 준비 중이다. SK그룹 내 사피온의 경우 그동안 TSMC에 생산을 맡겨왔으나 추후 삼성전자와 협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최대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인 LX세미콘과도 동맹 맺을 것으로 관측된다. LG그룹에서 독립한 LX세미콘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을 주력으로 한다. 향후 반도체 영역을 AI, 자동차 등으로 넓힐 예정이다. LX세미콘은 지난 7월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 참가하는 등 삼성전자와 협력을 모색 중이다.
최근에는 한화 계열사 비전넥스트가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진넥스트는 비전 AI에 특화된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지능형 폐쇄회로카메라(CCTV) 등에서 수집한 영성과 이미지를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비전넥스트는 삼성전자 4나노 공정 기반으로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칩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점유율 60%에 육박하는 TSMC도 처음부터 애플, AMD 같은 글로벌 기업과 거래한 건 아니다. 엔비디아, 미디어텍 등이 스타트업 수준일 때부터 꾸준히 교류하면서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것"이라면서 "삼성전자도 작은 고객과 함께 크면서 기반을 마련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AMD·퀄컴·구글·테슬라 잡아야 TSMC 추격 가능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대형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트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기업과 거래를 재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5나노 이하 수율이 많이 오른데다 3나노부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세계 최초 도입하면서다. GAA는 트랜지스터 게이트(전류가 드나드는 문)와 채널(전류가 흐르는 길)이 닿은 면을 4개(기존 핀펫(FinFET)은 3면)로 늘린 구조다. 많이 닿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실제로 TSMC에 지속 생산을 맡겨온 AMD가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삼성전자 4나노 공정에서 양산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고객이었다가 TSMC로 넘어간 퀄컴, 엔비디아 등도 삼성전자와 논의를 재개하는 등 한곳에만 생산을 위탁하지 않는 '멀티 파운드리' 정책을 실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화두이자 짐 켈러도 강조한 후공정 역량을 키우고 자체 디자인하우스 생태계를 강화하는 등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린 상태다.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는 반도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AI 전반의 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아울러 테슬라, 구글, 아마존 등이 자체 칩 양산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에 돌아올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업체는 반도체 설계 노하우가 상대적으로 전통의 강자들 대비 부족한 만큼 종합반도체회사(IDM)인 삼성전자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울 것으로 관측된다. 해당 테크기업이 추진 중인 제품은 대부분 자체 서버 구축을 위한 AI 반도체다.
한편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고성능 컴퓨팅(HPC) 매출 비중을 2023년 19%에서 2028년 32%까지 높일 계획이다. AI 반도체 성장에 따른 목표치다. 이를 위해 GAA, 첨단 패키징 등 고도화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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