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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목받는 채안펀드]'더 커진' 덩치…태영건설 사태 소방수로 등판하나①금융 불확실성 지속, 1년 연장운영…정부, 20→30조 '증액' 검토 중

손현지 기자공개 2024-01-10 13:08:51

[편집자주]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는 대표적인 정책펀드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때 첫 가동해 2020년 코로나 팬데믹, 2022년 레고랜드 등 자금경색 때마다 가동해 채권시장의 숨통을 트는 역할을 해왔다. 정부는 올해 또 다시 채안펀드를 주목하고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발 위기 전이 가능성에 대응할 수 있는 버퍼로서 기대감이 크다. 역대 네번째 가동을 맞아 시장 내에서 체감하고 있는 채안펀드의 실효성과 운용상 문제점 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4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최근 태영건설발 위기 고조로 역대 최대 운용 목표액인 30조원까지 확대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건설업계와 금융사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부의 특단의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채안펀드는 올해로 역대 네번째 가동이다. 그간 자금경색 때마다 소방수 역할을 해내며 정부의 주요 시장안정조치로 자리잡은 가운데 시장 관계자들이 체감하는 효과와 관행상 개선 방향성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트리거, 정부 증액카드 '만지작'

채안펀드는 대표적인 시장안정펀드다. 그동안 자금시장이 경색될 때마다 회사채 시장의 숨통을 트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첫 가동된 후, 2020년 코로나 팬데믹,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등 금융 불확실성이 지속될 때마다 채권시장을 정상화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

채안펀드는 채권시장 불안으로 일시적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시스템이다. 과도하게 벌어진 국고채와 회사채 크레딧 스프레드를 해소하고 회사채 수요 감소로 불안해진 시장을 개선해 기업들의 발행을 돕는 것이 목표다.


현재 83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권이 공동 출자해 우량 금융채와 회사채 등에 투자해 유동성을 지원한다. 채안펀드는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해 밴드 상단부에 주문을 넣어 미매각을 막는다. 입찰금리를 파(par) 이상으로만 제시할 수 있다.

채안펀드는 올해도 가동된다. 작년 11월 금융당국은 채안펀드 연장 운영을 결정했다. 역대 네번째 가동이다. 지난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 후속조치로 가동되기 시작한 채안펀드는 당초 작년 말까지 운영예정이었다. 하지만 올해도 금융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운영 시기를 올해 말까지로 1년 추가 연장키로 결정했다.

이내 한번의 유동성 위기 트리거가 발생했다. 바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신청이다. 그동안 우려해오던 부동산PF 부실의 포문을 여는 사건으로 해석된다. 채권시장에도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도 비상대책 모드로 전환했다.

당장 지난 1일 새해 첫날부터 주요 금융관계 기관 수장들이 한데 모였다. 일명 금융권 F4(Finance4)로 불리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비공식 회의를 열었다.

주요 주제는 채안펀드 활용방안이었다. 레고랜드 때 채권시장 불안의 소방수 역할을 했던 전력이 있던 만큼 운용 규모를 기존 20조원에서 30조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앞서 건설사 발행 회사채·CP 매입과 PF-ABCP 차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PF-ABCP를 장기 대출로 전환하는 보증 프로그램도 증액하기로 했는데, 이에 더해 추가 대책까지 살펴본 것이다.

*자료=금융위원회

◇역대 최대 정부지원 '버퍼', 효과 기대만발

채안펀드 운용규모가 30조원으로 확대되면 역대 최고 수준의 지원이다. 과거 코로나 팬데믹, 레고랜드 사태 이후 회사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 장본인이었던 만큼 기대감도 남다르다.

채안펀드는 앞서 경색된 자금시장의 마중물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회사채 시장이 경색됐을 때, 투심 개선에 앞장섰다. 가동 첫 달인 올 4월 채안펀드가 수요예측에 참여한 금액은 약 6700억원, 지원 대상인 만기 3년 이내 AA급 차환물 모집액(2억1600억원) 중 30% 가량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채안펀드의 위력은 대단했다. 대부분의 이슈어들이 미매각을 피했다. 채안펀드가 절반에 가까운 모집금액을 책임져 경쟁률을 높인 덕에 증액 발행을 결정한 기업도 속출했다. 이내 채안펀드 참여 여부랑 관계없이 수급 개선이 이뤄졌다. 현대자동차, LS일렉트릭 등 채안펀드가 주문을 넣지 않은 이슈어도 수요예측에서 자금 마련에 성공했다.

2022년에도 효과를 냈다. 당시 크레딧 스프레드가 벌어지자 하반기부터는 기업들도 회사채 시장에 점차 발길을 끊었다. 여기에 9월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자금 시장이 경색되면서 기업들의 흑자도산 가능성까지 불거졌다.

2022년 10월 가동된 후 채안펀드 가동으로 AA급 크레딧물 시장은 빠르게 회복됐다. 채안펀드와 함께 국민연금 등이 수요예측에 적극 입찰하면서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효과를 냈다. 4개월이 지난 시점 AA- 3년물 기준 회사채 금리는 이전대비 140bp나 줄어들었다.

IB 한 관계자는 "채안펀드의 시장안정 효과에 대해선 부정할 수 없다"며 "다수의 발행사들은 발행금리를 크게 낮추고 미매각을 모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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