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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웨이브 합병법인, '2조 밸류'로 눈높이 낮췄다 '마지막 포스트밸류' 3.4조서 대폭 할인…CJ ENM, 합병 후 경영 주도권

이영호 기자공개 2023-12-11 08:05:56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내달 본계약 체결을 앞둔 상황에서 합병법인 기업가치에도 눈길이 쏠린다. 합병 핵심 요소인 각사의 밸류에이션을 놓고 SK그룹과 CJ그룹 간 합의점이 가까워졌다는 관측이다. 합병법인 기업가치로 2조원 중반대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8일 IB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 합병법인의 경영 주도권은 CJ ENM 측이 가져오는 방향으로 기울었다. 티빙 기업가치가 웨이브보다 더 높다는 점이 이유로 거론된다. CJ ENM은 티빙의 대주주로 지분 48.85%를 들고 있다. 거래상대방인 웨이브 대주주 SK스퀘어는 웨이브 지분 40.5%를 보유 중이다.

합병법인 경영 주도권과 각사 밸류에이션 갭은 협상 핵심 쟁점으로 꼽혔다. 양측이 협상 과정에서 서로 한 발 물러서면서 큰 틀에서의 합병법인 청사진이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관측된다.

합병법인 기업가치는 2조원 중반대가 유력해졌다. 기업가치 산출 과정에서 티빙과 웨이브 밸류에이션은 상당부분 할인됐다는 전언이다. 양사 마지막 증자 당시 포스트머니밸류는 티빙이 2조원, 웨이브가 1조4000억원 수준이다. 합산하면 3조4000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양측은 마지막 투자유치 당시 포스트머니밸류는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기업가치를 대입해 티빙은 1조원 중반대, 웨이브는 1조원 초반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공산이 크다. 이를 토대로 두 법인 가치를 더해 합병법인 몸값은 2조원 중반대로 추산된다. 다만 기업가치 산출이 확정 전인 만큼 세부 조율이 이어질 전망이다.

양사가 합병법인 가치 눈높이를 낮춘 것은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고려한 행보로 해석된다. 투심이 얼어붙으면서 과거처럼 플랫폼 비즈니스가 높은 가치를 주장하기가 어려워졌다. 투자자도 과거보다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합병법인은 향후 추가 투자유치가 불가피하다. 해외 진출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한 유동성 확보가 지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양사 모두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가치를 한껏 높일 경우 추후 펀딩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티빙과 웨이브 모두 합종연횡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상황이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글로벌 OTT 사업자와 경쟁이 격화됐다. 글로벌 자본력을 업은 선두 플레이어와 경쟁에서 각자도생으로는 생존이 불투명하다. 양측이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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