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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섬유 '올인' 효성첨단소재, 1년 이상 앞당긴 증설 계획 2024년 생산능력 1.65만톤, 새 캐시카우로...재무개선 당분간 어려울듯

정명섭 기자공개 2023-12-15 07:20:5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3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첨단소재의 미래를 책임질 기대주는 단연 '탄소섬유'다. 근래 탄소섬유 생산라인 확장 과정을 보면 효성첨단소재의 진심을 가늠할 수 있다. 국내외 증설 계획을 기존보다 1년 이상 앞당긴 것이 대표적이다.

매년 급증하는 탄소섬유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대규모 증설이 상당 부분 완료되는 2024년을 변화의 원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설비 증설은 계속되는데 타이어 보강재 등 핵심 사업의 수익성이 감소하면서 단기간 내에 재무부담을 해소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1년 이상 앞당긴 탄소섬유 증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4일 전북 전주 탄소섬유 공장 증설라인(5호기)의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 이 라인의 생산능력은 연산 2500톤이다.

효성첨단소재는 당초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증설을 추진했으나 글로벌 탄소섬유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계획을 1년 이상 앞당겼다. 수소차 연료탱크와 압축천연가스(CNG) 고압용기, 태양광 소재용 등 여러 산업분야에서 사용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효성첨단소재는 6·7호기 생산라인 증설을 내년 3월과 7월에 각각 마무리하고 상업 가동에 나설 계획이다. 증설을 마치면 내년 하반기 기준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생산능력은 1만6500톤으로 증가한다. 이는 현재 생산능력(연산 9000톤) 대비 83% 증가한 수준이다.



탄소섬유 생산능력은 2025년에 2만톤을 넘어선다. 그해 상반기에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건설되는 탄소섬유 생산공장이 완공하기 때문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이를 위해 지난 9월 현지 법인 '효성 비나 코어머티리얼즈'를 신규 설립하고 533억원을 출자했다. 베트남은 한국 대비 인건비와 전력비가 저렴해 현지 공장의 실적 기여도는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탄소섬유는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 수준이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해 철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CNG와 수소 고압용기, 자동차부품, 풍력 블레이드 등으로 수요처가 확대되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2007년부터 탄소섬유를 독자 개발하고 2013년 양산에 성공한 이후 매년 증설을 추진해왔다. 전주 공장 준공 당시 도레이와 도호, 미쓰비시 등 일본 기업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에 효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다만 탄소섬유가 효성첨단소재의 '효자'로 거듭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지난해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부문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에 불과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타이어 보강재(비중 60%)로부터 나왔다.

주목할 점은 성장 가능성과 속도다. 올해 3분기 기준, 탄소섬유·아라미드 매출은 9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6%로 올랐다. 같은 기간 타이어보강재와 산업용사 등 핵심 사업 매출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업계는 주요 증설이 마무리되는 2025년이면 탄소섬유가 전체 이익의 약 30~35%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바쁜데 타이어 보강재 업황 둔화...재무부담 개선 당분간 요원

이에 따라 당분간 효성첨단소재의 재무부담은 현재 수준에서 더 개선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매년 자본적지출(CAPEX)로 2000억원이 투입되고 있는데 주력 사업의 현금창출력은 약화하고 있어서다.

효성첨단소재의 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 자산총계와 부채총계는 각각 3조783억원, 2조3010억원이다. 부채총계는 2021년 말 2조원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탄소섬유 증설이 본격화하면서 차입부담이 커진 탓이다.



2021년 말 1조5498억원이던 효성첨단소재의 총차입금은 2022년 말 1조6416억원, 올해 9월 말 1조8056억원까지 늘었다. 부채비율은 296%, 차입금의존도는 58.7%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저하되고 있다.

반면 대표 매출처인 타이어 보강재 업황이 둔화하면서 현금창출력이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과 2022년에 산업자재(타이어 보강재 등) 부문 EBIT/매출액 지표는 9.4%를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7.5%(3분기 기준)까지 줄었다. 올해 타이어 보강재 영업이익은 2022년 대비 48%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효성첨단소재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A/Positive'에서 'A/Stable'로 하향 조정했고 한국신용평가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낮췄다. 이들은 등급 조정 사유로 △타이어 보강재를 포함한 주력부문의 수요 감소 △신규 투자와 배당 확대로 인한 재무부담 완화 지연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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