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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아닌 'ICT 기업' 피어그룹 선정 배경은 ④스팩상장 도전, '절대가치 평가법' 밸류 측정…금감원 제도 변경 '변수'

이기정 기자공개 2023-12-18 08:15:55

[편집자주]

씨엔티테크가 액셀러레이터(AC)업계 첫 상장사가 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앞서 출사표를 냈던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금융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후퇴했다. 다른 AC인 퓨처플레이 역시 창업투자회사 등록을 통한 우회로 찾기에 나선 모습이다. 씨엔티테크는 직상장이 아닌 스팩 합병으로 전략을 선회하며 상장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액셀러레이팅 경쟁력과 함께 푸드테크 사업의 강점을 적극 어필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벨이 상장에 나서는 씨엔티테크의 경쟁력과 향후 성장 로드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4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액셀러레이터(AC)가 IPO(기업공개)에서 금융당국의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던 이유는 사업 안정성을 입증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 씨엔티테크는 앞선 사례를 참고해 AC 사업보다 안정적이면서도 꾸준하게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푸드테크' 사업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피어그룹 역시 같은 맥락에서 벤처캐피탈(VC)가 아닌 ICT 기업을 골랐다. 사실 씨엔티테크는 스팩합병을 통한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이라 피어그룹 선정이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피어그룹과의 비교가 아닌 절대가치 평가법으로 밸류에이션을 추산하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에서 최근 스팩 우회상장 기업들의 기업가치 고평가 문제를 지적하면서 예비심사를 받고 있는 씨엔티테크의 피어그룹을 들여다 볼 가능성이 생겨났다. 금융감독원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스팩 우회 상장 기업도 피어그룹과의 비교로 기업가치를 산출하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증권신고서 제출 시점 따라 기업가치 산정 방식 바뀔 수도

AC와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VC의 상장이 가능했던 배경은 AC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운용자산(AUM)을 기반으로 관리보수를 챙길 수 있는 영향이 컸다. 또 초기투자와 함께 중후기 투자를 병행하기 때문에 리스크도 낮은 편이다.

이를 감안한 씨엔티테크는 이번 상장에서 AC보다는 푸드테크 사업의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뿐더러 기술력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푸드테크 사업이 AC보다 크다.

씨엔티테크는 피어그룹으로도 VC가 아닌 ICT 기업인 인포뱅크와 오픈놀을 선정했다. 인포뱅크는 기업용 메시징서비스, 양방향 미디어서비스, 스마트카 서비스 등 이동통신과 인터넷을 통합한 정보서비스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오픈놀은 구인·구직 플랫폼 미니인턴 등 소프트웨어 기반 교육 관련 서비스 업체다.

씨엔티테크는 스팩 합병 상장을 도전 중이기 때문에 미래 영업실적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수익가치와, 최근 재무상태표의 순자산에서 조정항목을 가감한 자산가치를 가중평균해 기업가치를 산정한다. 피어그룹 선정이 기업 밸류에이션 측정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이다.

다만 최근 스팩 우회 상장 기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도개선이 예고되면서 씨엔티테크도 심사 과정에서 피어그룹이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예심 심사 과정에서 한국거래소는 밸류에이션 측정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피어그룹을 참고사항 정도로 반영하지만 증권신고서 제출 후 금감원의 문턱을 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금감원이 제도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증권신고서 제출 시기에 제도 변경이 완료됐으면 스팩 합병 상장 기업도 피어그룹과의 상대가치 측정이 필요하다"며 "변경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피어그룹은 기업을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상장 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과 이와 관련한 리스크에 대해 충분히 논의했다"며 "착실하게 준비해 상장 과정에서 피어그룹 이슈로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적 비교군 대비 강점…"VC 중 유사 사업모델 기업 없어"

인포뱅크와 오픈놀은 씨엔티테크와 사업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많다. 먼저 인포뱅크는 정보서비스업과 함께 액셀러레이팅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11개의 펀드를 운용 중이다.

지난 6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오픈놀도 AC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스타트업 육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투자 활동 없이 보육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고 전체 매출에서 AC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낮은 편이다.


실적에서는 씨엔티테크가 두 기업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더 나은 지표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엔티테크는 연결기준 2020년 매출 218억원, 영업이익 18억원, 2021년 230억원, 53억원, 2022년 193억원, 48억원을 기록했다.

인포뱅크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출은 1196억원, 1386억원, 1402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억원, 39억원, -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씨엔티테크보다 우수하지만 영업이익이 더 적다. 인포뱅크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970억원이다.

오픈놀은 2020년부터 3년 동안 매출은 71억원, 109억원, 163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이 기간 동안 10억원을 넘어선 적이 없다. 오픈놀의 시총은 1160억원 수준으로 씨엔티테크의 예상 시가총액 1200억원과 비슷하다.

전 대표는 "인포뱅크는 ICT 기반의 사업과 함께 초기 스타트업 투자 및 보육에 활발하다는 점에서 피어그룹으로 선정했다"며 "오픈놀은 사업 연관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AC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비교군으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VC를 비교군으로 선정하지 않은 사업 모델의 차이점 때문이었다"라며 "씨엔티테크는 실적에서 푸드테크 사업부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와 같은 사업을 영위하는 VC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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