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톤의 새 투자전략, '펀더멘털 강화·사업 다각화' 동시 도모 수출기반 제조업체 DSE 인수…핀테크사 투자 포트폴리오, 결실 임박
최윤신 기자공개 2023-12-20 08:17:56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8일 09: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아톤이 제조업체 인수에 나서며 ‘투트랙’ 투자전략을 선보였다. 그간 핀테크 관련 기업 중심의 투자를 이어왔는데, 수출기반 제조업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거두고 있는 기업을 인수해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다.기투자한 기업들의 시장 주목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장기적인 펀더멘탈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 분야를 다각화 했다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단순한 인수에서 그치지 않고 향후 해외진출에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히든챔피언’ DSE, 안정적 수익창출력과 해외 기반 돋보여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톤은 지난 달 종속회사인 에이치비이(HBE)를 통해 부산에 기반을 둔 디에스이(DSE)의 제조사업 지분 100%를 150억원에 인수했다.
DSE는 자동차, 통신, 조선산업 등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방진, 방수 기능을 갖춘 산업용 고품질 케이스 제조사다. 자체브랜드인 ‘하이박스(HI BOX)’가 해당 제품군을 통칭하는 대명사로 쓰일 정도로 업계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회사다.
‘히든 챔피언’으로 불리는 기업인만큼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112억원, 영업이익은 53억원에 달한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평균 영업 이익률은 30%를 넘어선다.
아톤은 DSE 인수를 통해 즉각적인 펀더멘털 강화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톤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연결 영업이익이 71억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DSE의 계열 편입이 연결 기준실적에 미칠 영향은 크다.
펀더멘털 강화 뿐 아니라 기존 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DSE는 전체 매출 중 70%가 해외수출로 발생되는 수출 중심 회사다. 현재 북미와 일본, 유럽, 오스트레일리아에 고정 고객사를 두고 있다. DSE가 갖춘 탄탄한 해외 기반이 해외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아톤의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는 그간 아톤이 보여왔던 투자기조와 차이가 있다. 아톤은 그간 핀테크 인증보안 솔루션 사업 성장세에 기반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핀테크 관련 기업들에 대한 전방위 투자를 확대해 왔다. 토큰증권과 사이버보안 등 기출자기업들이 최근 시장에서의 주목도 높아지는 가운데, 안정적인 중기 성장동력 확보를 도모한 것으로 시장에선 바라본다.
실제 아톤이 투자한 기업들은 개화를 앞두고 있다. 먼저 아톤은 현재 음악수익증권 플랫폼 뮤직카우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뮤직카우는 지난 10월 금융감독원에 비금전 신탁수익증권의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신고서가 통과되면 비정형 자산인 음악수익증권이 금융당국의 증권발행 가이드라인에 따라 증권화가 가능하다.
뮤직카우의 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하고 기업공개(IPO)까지 나서면 아톤은 지분 가치의 상승과 추가 사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아톤은 단순투자에 그치지 않고 인증보안 솔루션을 2022년과 올해 뮤직카우 플랫폼에 잇따라 공급하며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이외에 토큰증권발행(STO) 관련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연결자회사인 블록체인 서비스 기업 트랙체인은 올 6월 NH농협은행 주도로 구성된 ‘은행권 STO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해당 컨소시엄에는 신한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과 서울옥션블루, 갤럭시아머니트리 등 주요 조각투자사업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트랙체인은 올해 미술품 유통 중계 플랫폼 ‘레드아트’를 런칭하고 하나은행을 비롯한 국내 대형 갤러리와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레드아트는 블록체인·NFT 기반 티켓, 멤버십 서비스는 물론 미술품 관련 은행 신탁 서비스와 연계된다. 이를 통해 향후 STO 발행과 유통에 대응할 수 있는 확장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2021년 NH농협은행, 한국정보통신, 갤럭시아머니트리 등과 가상자산 수탁기업 '카르도'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는 등 블록체인 기술 및 NFT, STO 등에 적극 투자해왔다.
아톤은 IT 기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기업인 쿼터백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쿼터백은 최근 마이데이터 핀테크사 깃플 인수합병을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퇴직연금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노후를 위한 인출 전략 및 절세 솔루션을 통해 금융자문의 대중화를 비즈니스 모델로 설계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독립금융상품자문업(IFA)의 규제 샌드박스 허용을 적극 검토하며 비즈니스 수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5월 20억원을 투자한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티오리(Theori)는 보안 업계에서 가장 촉망받는 기업으로 부상 중이다. 글로벌 최대 해킹대회 ‘데프콘’에서 최다 우승을 기록한 박세준 대표가 설립한 이 회사는 보안 컨설팅 및 솔루션 비즈니스를 영위 중이다. 구글·MS·삼성·네이버·두나무 등 굴지의 IT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두각을 보이고 있다. 아톤은 티오리의 밸류 증진에 따른 지분차익 뿐 아니라 SaaS 기반 금융권 보안 솔루션 공급에 있어 사업적 시너지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자금, 본업 순항과 효율적 메자닌 운용으로 충당
현재 아톤의 출자 법인은 연결자회사를 포함해 24개사에 이르며 보유 지분 장부 가액은 총 375억원에 달한다. 이런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건 안정적인 본업을 통해 확보한 수익과 효율적인 메자닌 운용으로 곳간을 여유있게 채운 덕분이다.
올해 3분기까지 아톤의 연결 기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15억원, 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6%, 35.3% 늘어난 최대치다. 4분기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연간 실적 최대치를 경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332억원으로 단기차입금 123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부채비율도 73%로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다. 추가 투자에 대한 리스크와 부담이 크지 않은 수준이다.
시장 관계자는 “아톤의 매출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올해 타법인 출자 규모는 적지 않은 편”이라면서도 “DSE 등 피인수 기업의 안정적인 현금창출 능력과 뮤직카우, 티오리 등의 성장 잠재력이 시너지를 내는 전략적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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