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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인사 풍향계]실적은 중요하지 않았다…정성평가가 연임 갈랐다⑥비은행 계열사 전반 실적 악화…업권별 시장상황 등 고려

고설봉 기자공개 2023-12-19 08: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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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체제가 반환점을 돌았다. 2024년 1년 임기를 마치면 2025년 1기 체제를 마치게된다. 함 회장 앞엔 연임과 용퇴 두 가지 선택지가 놓였다. 그만큼 내년 경영성과가 함 회장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요소다. 그 어느 때보다 함께 할 경영진을 선임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더벨은 함 회장과 함께 2024년 하나금융을 이끌 경영진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올해 말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의 방향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8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하나금융그룹 정기인사에서 실적은 중요하지 않았다. 대다수 계열사들의 경영성과가 미진한 가운데 정량지표에 따라 대표이사(CEO)들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다소 무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적과 관계없이 임기 만료를 맞은 대다수 CEO들이 연임에 성공했다.

다만 일부 계열사의 경우 실적 성장세를 이뤘음에도 CEO가 교체되거나 아직 연임이 결정되지 않은 곳들도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인사 정책에서 실적 등 정량평가 기준이 절대적인 원칙은 아닌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오히려 각 업권별 경쟁사들과의 비교를 통한 정성적 평가를 통해 CEO들의 거취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올해 정기인사에서 대다수 계열사 수장들을 연임했다. 박승오 하나캐피탈 사장과 정민식 하나저축은행 사장, 민관식 하나자산신탁 사장, 강동훈 하나에프앤아이 사장, 박근영 하나금융티아이 사장, 노유정 하나펀드서비스 사장, 안선종 하나벤처스 사장 등 7명이 연임에 성공했다.

반면 하나생명의 경우 CEO 교체가 이뤄졌다. 임기가 2024년 12월 말까지로 1년 남은 상황에서 전격 교체가 이뤄졌다. 또 하나손해보험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CEO의 경우 아직 연임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추이를 보고 이달 말 추가로 임추위를 열어 연임 및 교체를 단행할 방침이다.

이번 정기인사를 들여다보면 실적 등 정량평가 등이 CEO 연임의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대다수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했던 상황에서 실적 만으로 CEO들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금융그룹 CEO 성과평가에서 다양한 정량평가 요소를 본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실적이다. 주주가치(상대적주주수익률), 수익성(ROE), 생산성(C/I Ratio), 건전성(고정이하여신비율, RoRWA) 등 계량평가 모두 실적에 기반한 평가항목이다.



올해 하나금융 각 계열사 중 실적 성장세를 이룬 곳은 순이익 기준 하나은행, 하나생명보험, 하나펀드서비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하나벤처스 등 6개 계열사 뿐이다. 큰 폭 성장세를 이룬 하나은행을 제외하면 비은행 계열사들의 성장세는 미미하다.

하나카드의 경우 올 3분기 기준 지난해 동기 대비 순이익이 23..08% 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하나캐피탈 25.89%, 하나자산신탁 7.28%, 하나금융티아이 94.70%, 하나저축은행 84.10% 등 대다수 비은행 계열사들이 순이익이 줄었다.

하나증권의 경우 올 3분기 누적 기준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또 하나손보와 핀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순손실을 내고 있다. 다만 지난해 동기 대비 순손실 규모가 줄어들었다.

CEO가 연임에 성공한 하나캐피탈과 하나자산신탁, 하나금융티아이, 하나저축은행 등은 모두 올해큰 폭으로 실적이 저하됐다. 그럼에도 이번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연임이 확정됐다.

반면 지난해 대비 올 3분기 누적 15.63% 가량 순이익 성장세를 이룬 하나생보는 실적 성장세가 있었음에도 CEO가 교체됐다. 또 소폭이지만 실적 성장세를 이룬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순손실 규모를 줄인 하나손보의 경우 CEO 연임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나지주 및 하나은행 경영진 인사와 맞물려 CEO 교체 가능성도 언급된다.

결과적으로 이번 인사에서 함 회장은 표면적인 실적을 절대 기준으로 CEO 평가를 내리진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실적 성장의 한계가 명확했던 만큼 경쟁 금융지주 등과 상대평가를 통해 CEO들을 평가해 연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경쟁 금융지주 모두 증권과 캐피탈, 저축은행, 신탁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성과가 지난해 대비 저조한 모습이다. 반면 이 가운데 은행과 생명보험, 손해보험 등 업종에선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함 회장은 각 업권별 시장상황과 동일 업권 내 경쟁사 실적 등과 대비해 비슷한 퍼포먼스를 낸 계열사와 그렇지 않은 계열사에 대해 CEO 성과평가를 다르게 했다. 일종의 정성평가 요소가 올해 하나금융 CEO 성과평가의 중요한 요소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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