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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인사 풍향계] 함영주 회장의 탕평인사…계열사 CEO '보람·서울' 약진⑦'하나·외환' 중심 탈피…외부인재 영입은 제한적

고설봉 기자공개 2023-12-20 08:19:23

[편집자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체제가 반환점을 돌았다. 2024년 1년 임기를 마치면 2025년 1기 체제를 마치게된다. 함 회장 앞엔 연임과 용퇴 두 가지 선택지가 놓였다. 그만큼 내년 경영성과가 함 회장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요소다. 그 어느 때보다 함께 할 경영진을 선임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더벨은 함 회장과 함께 2024년 하나금융을 이끌 경영진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올해 말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의 방향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9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탕평 인사가 한층 더 강화됐다. 계열사 대표이사(CEO)들의 출신이 다양해지면서 조직의 화합도 더 단단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함 회장 체제가 출범한 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출신 외에 보람은행과 서울은행 출신 등 그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인사들이 요직에 발탁되고 있다.

지난 14일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8개 계열사에 걸쳐 8명의 CEO 인사를 단행했다. 1곳을 제외한 7곳의 CEO들이 연임에 성공했다. 전체적으로 안정을 추구한 가운데 계열사 CEO들의 출신도 한층 다양화 된 모습이다.

이번에 새로 하나생명보험 CEO 후보로 선출된 남궁원 하나은행 부행장은 외환은행 출신이다. 기존 하나은행 출신 CEO들이 강세를 보였지만 남 후보가 새로 계열사 CEO로 발탁되면서 한층 더 탕평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남 후보의 전임자인 임영호 하나생명 사장은 하나은행 출신이었다.

남 후보자를 포함해 현재 하나금융 14개 계열사에 걸쳐 총 14명의 CEO의 출신을 살펴보면 하나은행 출신이 6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외환은행 3명, 보람은행 2명, 서울은행 2명, 외부영입 1명 등이다.

함 회장 체제가 출범하기 직전인 2021년 말 계열사 14곳에 걸쳐 14명의 CEO는 다양성이 많지 않았다. 출신 별로 하나은행 4명, 외환은행 5명, 외부영입 4명, 서울은행 1명 등으로 구성됐다.



여전히 하나은행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다만 외환은행 출신과 외부영입 인재가 소폭 줄고 그자리를 보람은행과 서울은행 출신이 차지한 모습이다. 전체적으로 하나금융의 뿌리인 하나은행 출신이 큰 변동 없이 계열사 CEO로 발탁되는 가운데 피인수 은행 출신들이 골고루 기회를 얻는 모습이다.

하나금융은 숱한 인수합병(M&A)를 거치며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하나은행 전신은 1971년 설립된 한국투자금융이라는 단기금융회사다. 이후 1980년 경방으로부터 태평증권을 인수하고 1991년 재무부 인가를 받아 하나은행으로 재출범했다.

하나은행의 도약은 2000년 전후로 시작됐다. 1998년 충청은행, 1999년 보람은행, 2002년 서울은행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전국 단위 은행으로 거듭났다. 이후 2005년 대한투자증권을 인수한 뒤 그해 12월 하나금융지주를 출범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했다.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2015년 통합 하나은행을 출범시키면서 비로소 4대 금융지주로 도약했다.

하나은행은 여러 은행이 차례로 흡수합병되면서 규모가 커진 조직이다. 그만큼 통합 과정에서 출신에 따른 조직원들간 경쟁도 치열했다. 이 가운데 본부 지원부서 등 업무가 중첩되는 부분에선 비교적 피인수 은행의 조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배제되는 경향이 지속됐다.

은행 지배구조와 경영전략 차원에서 핵심 조직인 인사와 재무·회계, 전략·기획, 비서 등 업무에선 과거 하나은행 출신 인물들이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옛 하나은행 출신 가운데 현재 하나금융 경여진으로 남은 인물들의 경우 대부분 이러한 주요 조직에서 근무했다.

피인수 조직원들의 승부처는 영업이었다. 충청·보람·서울·외환 등 과거부터 이어져온 뚜렷한 영업권역과 손님기반, 노하우 등이 있는 만큼 이를 활용했다. 영업부문에 주로 포진해 영업성과로 길을 개척했다. 지점장, 본부장 등을 거쳐 영업부문에서 임원으로 승진해 부행장 등 경영진으로 뻗어나갔다.

대표적인 인물이 함 회장이다. 함 회장은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해 은행업에 입문했다. 이후 서울은행 수지지점장 시절 하나은행에 흡수합병됐다. 통합 하나은행 출범 뒤 하나은행 분당중앙지점장, 가계영업추진부장, 남부지역본부장 등 주로 영업현장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임원으로 승진했다.

임원으로 승진한 뒤에도 영업력을 통해 한 차원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었다. 충청영업그룹 부행장을 거쳐 2015년 외환은행 합병 과정에서 통합 하나은행장에 올랐다. 이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거쳐 2022년 3월 회장에 올라섰다.

이처럼 함 회장 본인이 영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만큼 최근 계열사 CEO들의 발탁에도 영업력이 최우선 평가기준으로 도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 결과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보람은행과 서울은행 출신 인사들이 주요 계열사 CEO로 발탁되고 있다.

특히 함 회장 체제 출범 뒤 하나금융은 영업력 강화를 추진하며 초고속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수행 면에서도 함 회장의 탕평 인사는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다. 영업성과에 연동해 승진 발탁 인사가 계속되면서 영업실적이 지속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모습이다. 더불어 피인수 은행 출신들이 요직에 발탁되면서 조직의 화합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치고 있다.

이 가운데 함 회장은 여전히 하나금융 내 최대 조직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출신 인사들은 여전히 중용하고 있다. 하나금융을 출범시키고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다. 보람은행과 서울은행에 비해 두 은행 출신 임직원들의 숫자도 더 많다. 조기체계와 전략기조 일관성 등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세력인 만큼 인사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신 과거 숱한 M&A 과정에서 전문성 유지를 위해 수혈되던 외부인재는 최근 계열사 CEO 선임에서 우선순위가 밀린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 여러해 동안 안정화를 거치며 계열사 전체가 하나금융의 일원으로 자리잡은 만큼 외부인재 영입 필요성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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