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Radar] 가상자산 회계 감독지침 확정, 외감법인까지 적용 확대시행일·가치평가 방식 등은 보완, 금융위 "규제 회피 목적 고의누락 집중 모니터링"
이민우 기자공개 2023-12-22 09:33:17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1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회계처리 감독지침’을 확정했다. 지난 20일 개최된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안건이 정식 의결됐다. 지난 7월 발표했던 ‘가상자산 회계·공시 투명성 제고방안’ 후속조치다. 앞서 발표된 제고방안보다 적용 범위를 외부감사 대상 기업까지 넓혔으며, 업계 의견을 종합해 시행일과 가상자산의 공정가치 평가 방식 등은 유연화했다.더불어 금융위는 규제회피 행위를 집중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사업자는 고객 위탁가상자산의 경제적 통제권을 가질 경우 해당 규모를 자산, 부채에 각각 계상해야 한다. 일부 사업자가 외부감사 대상 지정을 피하려 이를 일부러 누락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는 내년 3분기부터 보고된 재무제표를 들여다보고 유관부서와 고의누락·회피 정황을 파악할 방침이다.
◇가상자산 회계 감독지침 확정, 대상 확대…시행일·가치평가 방식 유연화
이번에 제정·공표된 ‘가상자산 회계처리 감독지침’은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범위가 상장사 등 한국회계처리기준(K-IFRS) 적용기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외부감사 대상 전체로 넓어졌다. 지난 7월 발표된 ‘가상자산 회계·공시 투명성 제고방안’과 크게 구분되는 차이점이다.
대상 범위를 확대한 이유는 현재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 상장 상태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사업자 대다수는 비상장사다. 반면 외부감사 대상에 오른 가상자산 사업자 숫자는 제법 된다. 적용 범위 확대는 가상자산 회계·공시 규율의 영향력을 위해 필수적인 결정이었던 셈이다.
‘가상자산 회계처리 감독지침’ 시행일은 내년부터다. 올해 즉시 적용할 경우 기업 운영 상 실무자들의 부담이 크다는 의견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내년 시행되는 K-IFRS 제1001호와도 발 맞출 필요성도 고려됐다. 다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당국은 기업에 조기적용을 적극 권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가상자산 사업자의 고객위탁 가상자산에 대한 사항만은 예외다. 가상자산의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법) 시행일인 내년 7월 19일 이후부터 적용하도록 결정됐다. 이에 따라 적용 대상에 들어가는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내년 3분기 재무제표부터 해당 내용을 기재하게 됐다.
공정가치 평가 방식을 폭넓게 인정하도록 좀 더 유연화한 점도 주목할 요소다. 통합사이트 가격을 적용하거나 탈중앙화 거래소 가격을 참고할 수 있도록 변화됐다. 다만 공정가치 측정의 전제인 ‘접근 가능’한 ‘주된 시장 또는 유리한 시장’에서 자산을 매도하는 ‘시장참여자 사이’의 ‘정상거래’는 변함없다. 이를 고려하면 코인마켓캡 등 해외 통합 정보사이트 가격을 활용하는 경우는 자연스럽게 일부로 제한될 전망이다.
◇금융위 “규제 회피 목적의 고객 위탁 가상자산 누락, 집중 모니터링할 것”
금융위 등 당국은 가상자산 회계처리 감독지침 적용대상을 외감 기업으로 확대한 만큼, 일부 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규제회피 시도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 한다는 계획이다. 감독지침 내 주요내용 중 4번째로 제시된 ‘가상자산 사업자의 고객 위탁 가상자산에 대한 통제권 판단과 자산·부채 계상’이 주요 대상이다.
‘가상자산 사업자의 고객 위탁 가상자산에 대한 통제권 판단과 자산·부채 계상’에 따르면 거래소 등 사업자는 감독지침 아래 고객으로부터 위탁받은 가상자산에 대한 ‘경제적 통제권’의 소유자를 판단해야 한다. 경제적 통제권은 가상자산의 사용을 지시하고 가치상승 등 효익을 얻을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만약 사업자 측이 위탁 가상자산에 대한 경제적 통제권을 가졌다고 스스로 판단하면 회계 상 해당 위탁 가상자산을 고객으로부터의 채무로 인식하고 자산과 부채로 각각 계상해 회계처리해야 한다. 계상하지 않는 사업자는 해당 위탁 가상자산에 대한 관련 내용을 주석으로 별도 공시해 알리는 것이 원칙이다.
이에 기초하면 일부 가상자산 사업자가 규제회피를 노리고 고객위탁 가상자산을 누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업자 측이 계약이나 운용 상 경제적 통제권을 가졌음에도 이를 ‘가지지 않았다’고 결정 내리고 자산, 부채 총액 규모를 줄일 수 있다. 외부감사 대상 기업이 자산·부채 총액 등에 따라 지정되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규제 회피 행위 예방을 위해 가상자산 사업자는 기본적으로 금융위에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며 “고객 위탁가상자산 처리에 대한 시행이 이뤄진 내년 3분기·연말 재무제표를 모니터링하고 관련 부서와 함께 고의로 누락한 경우가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중요 원칙으로 하는 만큼 고객 위탁 자산에 대한 사업자의 보호 수준이 낮다면 이를 반드시 자산·부채로 계상해 알려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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