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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제약바이오 마켓리뷰]'반년째 무소식' 8곳 철회…상장 출사표 절반 '재수생'[IPO]신약개발사에 더 깐깐해진 상장심사, 예심 대기 18곳 결과 주목

최은진 기자공개 2023-12-28 09:15:04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6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장을 도전했단 무산된 곳도 속출했다. 전년도 예비심사 청구 후 해를 넘기고도 기다렸지만 쉽지 않다는 판단으로 자진철회한 곳이 절반이다.

내년 상장을 노리며 도전장을 낸 곳들도 눈에 띈다. 이미 5곳의 제약바이오 기업은 당국의 문턱을 넘고 상장이 예고됐다. 다만 신규상장은 단 2건 뿐 모두 스팩을 통한 우회 상장이다.

약 20곳의 예심청구 기업들도 눈에 띈다. 다만 피노바이오 등 결과가 나와도 한참 전에 나와야 할 곳들이 아직 심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혹한기 현실을 가늠케 한다.

◇상장 무산 전년비 절반, 대부분 '사업성' 입증 못하고 고배

26일 더벨이 집계한 제약·바이오 기업 가운데 2023년 상장 예심을 철회하거나 무산된 기업은 8곳이다. 전년도 14곳과 비교하면 절반가량 줄었다. 3곳을 제외하고 모두 기술특례요건 등 신규상장을 노렸지만 고배를 마셨다. 신약만을 타깃하는 회사는 글라세움·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엔솔바이오사이언스 3곳으로 집계됐다.


상장이 무산된 곳 가운데 4곳은 전년도에 예심청구를 했다가 실패한 곳들이다. 대략 반년간 인고의 시간을 견디다가 상장을 철회했다. 상장 규정상 예심청구 후 영업일 기준 45일 이내 심사 결과가 나와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해 2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의 이전상장을 추진했던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연말께 상장을 철회했다.

상장에서 고배를 마신 이들 기업들이 거래소 문턱을 넘어서지 못한 이유는 결국 사업성으로 좁혀진다. 글라세움의 경우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의 임상에서 유효성 입증을 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다. 국내 제약사 대상 단일 건의 기술이전 성과 역시 발목을 잡았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에도 미국 3상 임상 중에 있는 퇴행성디스크 치료제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을 철회 사유로 꼽혔다. 단순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성과나 임상 진척도가 아닌 기업의 존속 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지속적으로 돈 벌만한 바이오텍인지 여부가 상장 문턱을 넘을 잣대인 셈이다.

◇수백억 매출 기반 스팩상장 대기, 45일 심사규정 넘긴 기업 결과 주목

2023년 혹한기를 넘어 2024년 상장을 기다리고 있는 곳들도 있다. 5곳이 거래소 문턱을 통과하고 연초 수요예측 등의 과정을 거쳐 상장할 루키 기업들이다.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이 이 가운데 3곳으로 절대적이다. 제이투케이바이오·레이저옵텍·세니젠 등이다. 모두 200억~3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곳들로 일반적인 신약개발 회사들과는 결이 다르다.

신약 등 바이오 기업의 경우 재수생들의 도전이 눈에 띄었다. 2021년 재상장을 추진하다 고배를 마셨던 혈액 진단 바이오 기업 오상헬스케어가 2년만에 재수에 성공했다. 대사성질환 치료제 개발기업 디앤디파마텍 역시 파이프라인의 순번까지 변경하며 무려 3번만의 도전에서 상장예심을 통과했다.


예심청구한 18곳의 기업들도 상장 문턱을 넘기 위해 조바심을 내고 있다. 퓨쳐메디신과 노브메타파마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건이다. 노브메타파마는 스팩을 통한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코스닥 상장에 고배를 마시고 코넥스 행을 택했던 퓨쳐메디신의 경우 불과 1년여만에 코스닥 이전상장을 계획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상장 심사 규정인 '45영업일'을 훌쩍 넘긴 기업들의 상황도 주목할 지점이다. 피노바이오는 5월 예심청구를 접수하고 반년이 지났지만 결과를 받지 못했다 최근 3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성과를 추진하며 자사 파이프라인의 상업성 입증에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7월 예심 청구를 한 하이센스바이오 역시 시린이 치료제에 대한 해외개발에 이어 국내개발까지 오리온과 맞손을 잡으면서 사업성 확보에 힘을 주고 있다. 파이프라인의 개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단초를 만들면서 매출 기반을 충분히 다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기술이전 성과 몇건인지 정량적인 평가가 아닌 확실한 매출 기반이 있는 바이오텍이 그나마 어려운 상장 문턱을 넘는 것 같다"며 "45영업일 규정 역시 지켜지지 않고 있어 내년 상황도 가늠키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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