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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하나금융] 하나캐피탈, '비은행 1위' 사수…박승오 사장 연임④업황 악화에 순익 감소했지만…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성장세 유지

이기욱 기자공개 2023-12-28 08:24:4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7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캐피탈은 최근 수년간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중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인 곳이다. 코로나19 시기 부동산 시장 호황에 맞춰 기업 관련 영업을 급격히 늘렸다. 부동산PF 대출 등 고수익성 상품에 힘입어 순익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는 업계 공통의 악재들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로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하락했다. 고속 성장을 견인했던 부동산PF 대출의 성장세도 둔화됐다.

박승오 하나캐피탈 사장(사진)은 위기 상황 속에서 발 빠른 대응 능력을 보여줬다. 수입차, 렌터카를 중심으로 자동차금융 영업을 다시 강화했고 부동산PF 대출의 빈자리를 중소기업 대출로 메웠다. 박 사장은 안전 자산 위주로 성장세를 유지하며 실적 부진을 딛고 연임에 성공했다.

◇업황부진으로 수익성·건전성 하락에도 계열사 순이익 순위 2위

하나캐피탈은 현재 하나은행에 이은 하나금융 내 2위 계열사에 위치해 있다.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하나증권과 큰 순익 차이를 보였으나 지난해 역전에 성공했다. 지난해 하나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2983억원으로 전년(2720억원) 대비 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증권은 순익은 5066억원에서 1260억원으로 75.1% 줄어들었다. 하나캐피탈의 올해 3분기 순익 역시 1910억원으로 하나증권(-143억원), 하나카드(1274억원) 등 타 계열사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나캐피탈은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 2019년말 8조2095억원이었던 총자산은 이듬해말 11조1121억원으로 35.4% 증가했다. 2021년 말 13조8568억원으로 24.7% 늘어났다. 지난해말 기준 총 자산은 16조60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9.8% 증가했다.

총 금융자산은 2019년말 7조6031억원에서 지난해말 13조9616억원으로 83.6% 늘어났다. 2조721억원에서 6조9926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한 기업금융이 성장의 기반이 됐다. 특히 1693억원에서 7643억원으로 4.5배 늘어난 부동산PF 대출이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올해는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들과 비교하면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전년 대비 순익이 크게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순익 1910억원은 전년 동기(2530억원) 대비 24.5% 줄어든 수치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1963억원에서 3751억원으로 91.1% 증가한 이자비용이 순익 감소의 주요 원인이 됐다. 올해 3분기 조달 평균 잔액 기준 이자율은 3.17%로 지난해 3분기(1.94%) 대비 1.23%포인트 상승했다.

수익성뿐만 아니라 건전성도 악화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말 0.7%에서 올해 3분기말 1%로 0.3%포인트 높아졌다. 연체율도 0.61%에서 1.28%로 0.67%포인트 상승했다. 손실흡수여력을 보여주는 조정자기자본비율도 같은 기간 13%에서 12.66%로 0.34%포인트 하락했다.

◇PF대출 빈자리 일반 기업대출로 만회…자동차금융도 성장

일부 경영지표 악화에도 박승오 하나캐피탈 사장은 최근 연말 정기인사에서 연임을 확정지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박 사장의 기존 임기는 내년 3월까지였다. 이번 연임으로 그는 내년 연말까지 사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이번 계열사 CEO 인사에서 표면적인 실적 보다는 업계 전체의 불황, 타 금융그룹과의 경쟁 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캐피탈의 경우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 중 신한캐피탈(2929억원) 다음으로 높은 순익을 기록했다. KB캐피탈과 우리금융캐피탈은 각각 1589억원, 10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한 것 역시 주목할 만한 성과다. 하나캐피탈은 올해 부동산PF 대출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발 빠르게 자동차금융, 중소기업 대출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전체 영업자산은 지난해말 13조9616억원에서 15조4488억원으로 10.7% 증가했다.

하나은행 시절 개인영업과 기업영업 등 다방면에서 경험을 쌓은 박 사장의 역량이 발휘됐다는 평가다. 박 사장은 1964년 출생으로 전남 화순고등학교와 동국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에 하나은행에 입행해 여신관리부, 영업3부, 채권관리팀 등을 거쳤고 부평지점장, 천호동지점장, 개인여신심사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 중앙영업본부장에 올랐으며 이후 기업사업본부 전무, 여신그룹 부행장 등을 지냈다.

하나캐피탈은 올해도 기업금융 분야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3분기말 기준 하나캐피탈의 기업금융 잔액은 6조9926억원으로 지난해말(5조6379억원) 대비 24% 증가했다. 부동산PF 대출은 7641억원으로 지난해말(7417억원)과 비슷한 수치를 유지했으나 중소기업대출이 3조2323억원에서 4조4275억원으로 37% 늘어났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부동산PF 시장 침체에 맞춰 작년부터 기업금융 전략을 수정했다"며 "부동산PF 대출은 이미 예정이 돼있던 사업들을 제외하고는 신규 취급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개발업이 아닌 이미 건물을 갖고 있고 임차인이 들어와 있는 임대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했다"며 "안정성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금융도 올해 핵심 사업 중 하나였다. 자동차금융 역시 담보대출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은 사업으로 분류된다. 3분기 말 기준 하나캐피탈의 자동차금융 자산은 5조9992억원으로 지난해말(5조4637억원) 대비 9.8% 증가했다.

하나캐피탈은 올해 자동차금융 강화를 위해 오프라인 채널을 확대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수원 지역에 오토지점을 신설했으며 6월에도 인천에 지점을 새로 만들었다. 3월말 기준 하나캐피탈의 전체 지점 수가 12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오프라인 영업 채널을 대폭 늘린 것이다.

그 밖에도 박 사장은 최근 차세대 시스템 구축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는 등 디지털 전환 부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했다. 이번 차세데 시스템 구축은 지난해 8월부터 월 200여명의 인력과 24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다. 하나캐피탈은 이달 21일 '하나원큐캐피탈 모바일' 앱 교체 작업을 마지막으로 약 17개월에 걸친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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