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IPO연기 1년 점검]광고비 줄이고 합병까지 '효율화' 고군분투②판관비 230억원 감소…재구매율 높이기 총력전
홍다원 기자공개 2024-01-09 07:14:06
[편집자주]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가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 지 1년이 지났다. 2015년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적자를 벗어난 적 없지만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식품에서 뷰티로 사업을 확장하고 마이컬리팜, 컬리로그 등 신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계획된 적자를 안전한 흑자로 돌리고 기업가치를 높일 컬리의 전략을 진단하고 미래를 내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3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컬리는 지난 1년 간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작게는 고객에게 보내는 카카오톡 알림 메시지 빈도부터 크게는 자회사까지 흡수 합병하면서 효율화했다.마케팅 비용은 줄였지만 고객 구매율을 높이기 위해 힘썼다. 컬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충성 고객 유지와 재구매율이기 때문이다. 유료 멤버십, 오프라인 행사, 앱테크(앱+재테크) 게임 출시 등 다방면으로 고객을 공략했다. 공헌이익 흑자만을 강조해 온 컬리가 진정한 흑자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는 평가다.
◇운반·포장·광고선전·차량유지비 모두 감소
가장 크게 줄어든 건 판매관리비(판관비)다. 컬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판매관리비는 5708억원으로 전년 동기(5938억원)대비 230억원 줄었다. 구체적으로는 포장비가 560억원에서 488억원으로 72억원(12.8%) 줄어들었다. 드라이아이스를 자체 생산하고 재사용 포장재 '컬리퍼플박스' 보급이 늘어난 덕을 봤다.
운반비는 293억원에서 251억원으로 42억원(14.33%) 감소했다. 10억원이던 차량유지비도 4153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광고선전비도 30%나 감소했다. 394억원이던 광고선전비는 245억원으로 149억원 줄어들었다. 고객에게 보내는 알림과 쿠폰 등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인 결과다. 대신 컬리는 기존 이용 고객에게 맞는 맞춤 쿠폰을 발급하는 식으로 효과를 높였다.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자회사 플래너리도 합병했다. 완전 자회사를 합병하면 겹치는 인건비, 영업 등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플래너리는 여성 커리어 성장 지원 플랫폼 헤이 조이스를 운영하는 회사다.
플래너리는 컬리의 첫 오프라인 행사인 '컬리 푸드 페스타' 부스 설치, 컨퍼런스 진행 등 역할을 해 왔다. 이 과정에서 임대료도 아꼈다. 플래너리는 당초 서울 강남구 선릉로 연안이씨빌딩에 위치해 있었는데 컬리 본사로 불러들이면서 비용을 줄인 것이다.
고객 이용률이 저조한 서비스는 중단했다. 컬리는 지난해 10월 지마켓 스마일페이 결제 서비스를 종료했다. 2021년부터 지마켓 스마일페이와 연동해 제공해 오던 서비스다. 외부로 나가는 간편결제 수수료를 줄이고 자체 출시한 컬리페이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다.
◇신규 서비스로 '고객 묶어두기' 강화
반대로 고객을 묶어두기 위한 사업은 확장했다. 일상 장보기 앱으로 출발한 컬리는 플랫폼 특성상 고객을 일단 접속시키고 재방문율을 높여야 한다. 컬리를 한 번이라도 이용한 고객이 계속해서 컬리를 이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컬리가 충성 고객을 만들기 위해 새로 출시한 서비스만 컬리 멤버십, 유료 컬리 상품권, 컬리 공동 구매, 컬리 푸드 페스티벌, 마이컬리팜, 컬리로그 등 여러 가지다.
특히 마이컬리팜과 컬리로그는 커뮤니티 성격이 강하다. 컬리에 방문한 고객들의 앱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앱 사용 시간이 길면 해당 앱에서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도 커져서다.
마이컬리팜은 컬리 앱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인 앱 게임'이다. 앱 안에서 농작물을 키우면 실제로 농작물을 받을 수 있는 앱테크 게임이다. 지난해 8월 초 출시 후 최근까지 누적 기준 약 70만명의 컬리 고객이 마이컬리팜 게임을 시작했다. 10만명에 가까운 고객이 작물 교환 쿠폰을 수령했다. 게임 이용자는 비 이용자보다 컬리 앱을 4배 이상 많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컬리로그를 이용하는 고객도 컬리에 3배 더 자주 방문했다. 컬리로그는 고객들이 레시피, 뷰티 정보 등을 공유하는 곳이다. 컬리로그에서 게시물 작성 후 상품 태그가 가능하고 태그한 상품을 누르면 바로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 고객이 직접 참여한 콘텐츠가 다른 고객 구매로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컬리 관계자는 "효과가 높은 순으로 광고를 진행해 판관비를 줄였고 고객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쳤다"며 "수익성 강화 전략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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