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IPO연기 1년 점검]'뷰티컬리 효과' 상장 연기 1년 만 적자 폭 줄였다①'뷰티'만 구매 고객 두 배 늘어…작년 3분기 역대 최대 매출
홍다원 기자공개 2024-01-04 12:36:02
[편집자주]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가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 지 1년이 지났다. 2015년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적자를 벗어난 적 없지만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식품에서 뷰티로 사업을 확장하고 마이컬리팜, 컬리로그 등 신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계획된 적자를 안전한 흑자로 돌리고 기업가치를 높일 컬리의 전략을 진단하고 미래를 내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2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컬리가 기업공개(IPO)를 무기한 연기한 지 1년째다. 기업가치 4조원 이상을 목표했지만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결국 상장을 연기했다. 컬리는 지난 한 해 동안 상장보다는 적자 폭 줄이기에 초점을 맞춰왔다.컬리는 지난해 1월 4일 코스피 상장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당시 컬리는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한국거래소 상장을 연기한다"며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5년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컬리는 쿠팡처럼 '계획된 적자' 전략을 이어갔다. 그러나 상장 연기로 자금 조달 창구에 빨간불이 켜졌다. 꾸준한 투자로 물류 창고를 늘리고 전국 유통망을 확대해 사업을 키워 나가야 하는 컬리 입장에선 치명적이었다.
2015년만 해도 29억원에 불과했던 컬리 매출은 2023년까지 2조원대로 늘어났지만 적자 폭은 더욱 커졌다. 컬리 영업손실은 2018년 337억원, 2019년 1013억원, 2020년 1163억원, 2021년 2177억원, 2022년 2334억원을 기록했다.
컬리는 상장보다는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매출처를 식품에서 비식품군으로 확대했다. 컬리는 2022년 11월 마켓컬리에서 마켓을 떼고 컬리로 새출발했다. 컬리라는 큰 이름 아래 식품과 생활용품을 취급하는 마켓컬리와 뷰티 제품을 판매하는 뷰티컬리 등 두 개 하위브랜드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화장품이 앞지른 식품 매출 비중 '고마진 효과'
지난해 11월 오픈한 뷰티 전문 플랫폼 '뷰티컬리'를 오픈해 1년 새 성과를 냈다. 이미 마련된 유통망 구조에 마진이 높은 화장품을 판매했다. 컬리 주 이용층인 3050이 식품을 구매하면서 가격대가 높은 화장품을 함께 담아 객단가가 높아졌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뷰티컬리를 성공시키기 위해 에스티로더·로레알그룹의 한국 지사인 이엘씨에이한국과 엘오케이 본사를 직접 방문해 PT에 나서기도 했다. 뷰티 컬리는 에스티로더, 르네휘테르, 산타마리아노벨라 등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단독 구성 등으로 경쟁력을 높였다.
실제 뷰티컬리 거래액은 출시 1년 만에 3000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구매자 수는 400만명을 돌파했고 주문 건수도 600만건을 넘어섰다. 컬리에서 '뷰티'만 구매한 고객도 뷰티컬리 출시 때와 비교하면 약 두 배로 늘었다. 또 컬리의 비식품 부문 상품 수 비중은 2017년 10%에서 2023년 9월 56%까지 커지면서 처음으로 식품 사업 비중을 앞질렀다.
덩달아 컬리는 지난해 3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컬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1조5463억원, 영업손실 118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1836억원)보다 35.5%(651억원) 감소했다. 2015년부터 적자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들어 3분기 연속 영업손실 폭이 줄어들었다.
◇뷰티컬리와 시너지 '당일 배송' 진출할까
컬리가 흑자 전환에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또 한 번의 도약이 점쳐진다. 업계에선 컬리가 뷰티컬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당일 배송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시간 내외로 상품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로 배달의민족의 'B마트'와 유사하다. CJ올리브영도 화장품을 1시간 내로 보내 주는 '오늘드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컬리는 실제 간편식 제품을 당일 오후 6시까지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바 있다. 당일 배송 서비스 시행 여부나 구체적인 도입 시기 등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게 컬리 측의 설명이다.
컬리 관계자는 "현재 상장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당일 배송 시범 운영 등 등 소비자 반응이 좋았지만 당장 서비스를 출시하기보다는 기존 사업 적자 폭을 줄이는데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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