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태영건설 워크아웃] 채권단이 꼽은 절차 개시의 조건대전제는 실질적 자구노력…하도급 업체 상생도 중요

이재용 기자공개 2024-01-05 08:07:49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4일 13:5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워크아웃 개시 열쇠를 쥐고 있는 태영건설 채권단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채권단 안팎에서는 워크아웃 동의의 향방을 가를 키포인트가 거론된다.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단연 태영그룹의 실질적 자구노력이다. 줄도산 위기에 놓인 하도급 업체와의 상생에도 민감한 분위기다.

워크아웃 절차는 설명회가 처음으로 이뤄진 초기 단계로 추후 더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태영 측이 채권단협의회 날까지 채권단의 요구를 얼마만큼 수용하는지에 따라 워크아웃 개시 여부와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태영건설 채권자 설명회에서 채권자들이 자구노력안을 청취하고 있다.

◇대전제는 대주주의 충분한 자구노력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오는 5일 태영건설 주요 채권자(익스포져 500억원 이상 60여 곳)를 소집해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오는 11일 열리는 1차 채권단협의회에서 결정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75% 이상 동의하면 개시된다. 그만큼 채권자들의 의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채권자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부분은 태영의 진정성 있는 자구노력이다.

감정에 호소하는 게 아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태영건설 채권단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채권단의 신뢰를 얻으려면 태영그룹 대주주가 충분한 자구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크아웃에 들어가지 못하면 법정관리에 빠질 수 있는 중대 기로에 선 태영그룹 역시 회생 기회를 얻기 위해 자구안을 내놓은 상태다. 태영은 산업은행과 협의를 통해 태영인더스트리와 에코비트 매각 대금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고 블루원 매각 및 담보 제공,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 등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충분한 자구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산은의 판단이다. 지주회사 격인 티와이홀딩스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1549억원) 중 일부인 400억원가량만 제공하고 나머지는 채무 변제에 사용했다. 구체적인 사재출연 규모나 SBS 활용 방안 등도 언급하고 있지 않다.

채권단인 금융권 관계자는 "태영그룹 차원의 자구 노력 성의가 보이지 않는 현재대로라면 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다른 채권자도 "사재출연이나 계열사 SBS 매각 또는 담보 등 핵심 방안이 빠져 실망스럽다"며 "1차 채권단협의회까지 자구 노력 변화를 지켜보며 개시 동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줄도산 위기 하도급 업체…연쇄 타격 막을 상생 노력 요구

여러 채권단 관계자는 하도급 업체들과의 상생 노력도 워크아웃 동의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하도급 계약을 맺은 협력사들이 줄도산하게 되면 자금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의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581개 협력업체와 5조8000억원의 하도급 계약 체결하고 있다. 하도급계약액 평균은 100억원이다. 협력업체별 전체 하도급공사계약액 중 태영건설 계약액 비중 평균은 26.1%로, 계약 비중이 30% 이상인 협력업체는 168개 사(28.9%)다. 그 중 151개사는 소규모 비(非)외감업체다.

협력업체에 대한 금융권 여신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7조원이다. 은행이 5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여신을 보유하고 있으며, 보험은 4000억원, 금융투자와 상호금융은 각각 3000억원, 상호금융 600억원이었다. 태영건설 계약 비중이 30% 이상인 168개 사에 대한 금융권 여신은 6000억원으로, 전체 협력업체의 8.8% 수준이다.

태영건설 측은 하도급 계약을 맺은 업체의 96%가 지급보증 또는 직불 합의가 돼 있어 공사 대금 지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했으나 일부 하도급 계약에서 지급보증을 해주지 않은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력 및 납품 거래 업체에 지급하던 외상 매출 채권 담보대출 만기를 90일로 연장한다고 통보하면서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