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적자 시달린 와이더플래닛, 한달새 시총 7배 뛴 배경은최대주주 '이정재' 변경 이후 주가 급등…흑자 전환 목표
성상우 기자공개 2024-01-05 11:35:4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4일 16: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지난해 연말 코스닥에서 가장 주목을 많이 받은 종목 중 하나가 와이더플래닛입니다. 12월 초 2000원 후반대에서 횡보하던 와이더플래닛 주가는 불과 한달 사이 약 7배가 오른 2만원대로 올라섰습니다. 시장 이목이 쏠린 만큼 거래량도 폭등했죠. 하루에만 수백만주 규모 거래량을 넘기는 날이 많았습니다. 연속 상한가 행진이 막바지로 접어든 지난달 21일에는 거래량이 1300만주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첫 상한가는 지난달 5일에 터졌습니다. 하루 전만 해도 전일종가 대비 5%대의 하락을 보이며 지지부진하던 주가 추세가 이날 처음 대전환의 조짐을 보였죠. 첫 상한가 이후 이틀간 각각 5%대 하락, 9%대 상승률을 보이며 출렁이던 주가는 8일부터 다시 상한가 행진으로 들어섰습니다. 이날부터 7거래일 연속 상한가라는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상한가 행진 시작 직전인 12월 4일 2765원(종가)이었던 주가는 13거래일 이후인 21일 한때 2만9000원대를 터치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날은 그동안의 연속 상한가 행진을 마무리하면서 전일 종가 대비 0.65% 상승한 2만3350원에서 거래를 마쳤죠. 이후 며칠간의 조정을 거치면서 주가는 조금 내려온 상태입니다.
눈여겨 볼 점은 조정폭이 비교적 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조정 기간도 최근까지 7거래일로 길게 이어지지는 않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지난 2일엔 12%대의 반등이 나오면서 주가는 2만원대에서 지지하는 양상입니다. 와이더플래닛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유효한 것으로 취급되는 듯합니다.
와이더플래닛의 시가총액은 어느덧 1400억원대로 훌쩍 뛰었습니다. 12월 초 200억원대였던 회사의 덩치가 한달사이 7배 불어난 셈입니다.
◇Industry & Event
와이더플래닛은 구교식·정수동 공동창업자가 2010년에 설립해 온라인 광고·마케팅 분야에서 업력 10년을 넘긴 곳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모바일 및 웹 기반 광고 서비스 시스템 개발 및 광고 대행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후 AI 시대를 맞아 초개인화 소비 행태와 기호를 분석·예측 및 추천하는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플랫폼 서비스로 진화했죠.
매출 구성을 보면 모바일 마케팅·광고 부문 비중이 60~70%대로 가장 높습니다. PC 마케팅·광고 부문 매출 비중이 30%대로 받쳐주고 있죠. 두 부문이 전체 매출을 사실상 양분하는 구조입니다. 최근 3년간 연간 300억원대 안팎의 매출을 냈지만 외부감사를 받기 시작한 2018년부터 5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 중입니다. 올해 역시 3분기까지 누적 50억원 가량이 순손실이 났습니다.
최근 주가 급등은 지난 8일 나온 유상증자 공시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이날 이사회에서 총 19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는데 그 대상자가 시장 관심을 끌었죠. 영화배우 이정재씨가 주인공이었습니다. 이 씨는 6인의 신주 배정 대상자 중 가장 많은 물량을 담당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서기로 했습니다. 이 씨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영화배우 정우성씨를 비롯해 위지윅스튜디오 법인과 이곳의 두 대표이사인 박관우, 박인규 대표도 개인자격으로 각각 투자에 참여했죠.
시장이 ‘이정재’에게 특히 주목한 이유는 그가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서울 현대고 동기동창지간인 사실이 때맞춰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최근 두 사람이 서울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죠. 이 후 대상홀딩스 등 이정재씨와 접점이 있는 상장사들 대부분이 ‘한동훈 관련주’로 묶이며 주가 급등세를 누렸습니다.
와이더플래닛이 이번 증자에 참여한 위지윅스튜디오를 비롯해 이정재·정우성씨의 소속사인 아티스트컴퍼니와 3자 전략적 협업을 추진할 것이란 점도 추후 사업상 시너지 요소로 부각됐습니다. 특히 위지윅스튜디오는 최근 수년간 엔터테인먼트·콘텐츠쪽으로 영역을 넓히며 대규모 투자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곳이기에 협업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컸습니다.
시장 관심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되면서 정치 테마주로서의 와이더플래닛에 대한 기대감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죠. 주요 배우들을 비롯한 대규모 아티스트들을 보유한 아티스트컴퍼니 및 콘텐츠 영역에서 ‘큰 손’으로 통하는 위지윅스튜디오가 와이더플래닛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커진 상황입니다.
◇Market View
와이더플래닛은 지난달 유상증자 공시 이전까지는 시장 주목을 그다지 받지 못했던 곳입니다. 200억~300억원대 시가총액으로 코스닥 시총 순위 목록에서도 한참 아래쪽에 있던 곳이죠. 그 탓에 주요 증권사들이 발행한 분석 리포트가 많진 않습니다.
그나마 흥국증권이 주기적으로 분석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4월달에 작성한 보고서가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선 '매수(BUY)' 싸인을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8700원으로 하향조정했습니다. 당시 주가는 5600원대였습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주요 사업부문들이 대체로 호조세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녹아들어간 보고서입니다. 2023년에 흑자 전환을 할 것이란 추정도 포함됐습니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3분기까지 누적 50억원 규모의 손손실을 기록 중입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와이더플래닛의 주가 행보가 이쯤에서 쉽게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투자자 커뮤니티의 반응을 보면 “이제 큰 폭 조정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과 “정치 테마주인 만큼 향후 정세 변화에 따라 추가 상승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종합하면 위로든 아래로든 또 한번 큰 움직임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죠.
◇Keyman & Comments
재무 부문의 키맨은 재무관리본부장 및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겸했던 박일호 전무였습니다. 다만 그는 최근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재무관리본부장 및 CFO직은 현재 공석이며 회사 측이 박 전무의 후임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대주주 및 주요주주가 바뀐 만큼 오는 정기주총 시즌에 맞춰 새 인물이 영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공석인 CFO 대신 그 산하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공시 담당자와 전화 연결이 됐습니다. 그는 “새 CFO 후보 및 임원진 개편과 관련해선 공유받은 바가 없다”면서 “현 경영진이나 새 주주분들이 협의해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주가 흐름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습니다. 그는 “주가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코멘트할 내용이 없다”면서도 “다만 단기 급등이 있었기 때문에 선량한 주주분들이 피해를 입으면 안되니까 투자자분들께서 잘 판단하셔서 투자하는 데 조금 주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본업인 광고·마케팅 플랫폼의 실적에 대해서도 그는 “사업 계획 및 전망과 관련해서도 아직 내부적으로 공유받은 게 없어 코멘트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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