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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레고켐바이오 인수]박세진 사장 "창업주 엑시트? 신약 꿈 함께 이룬다"오리온과 경영진 유지 약속, 차기 경영진도 레고켐에서 지명

정새임 기자공개 2024-01-15 19:36:39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5일 19: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은 바이오 사업을 잘 할 수 있는 유망한 벤처를 인수해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자 했습니다. 현 경영진이 그대로 레고켐바이오를 이끌어간다는 확답을 받았고 차기 경영진도 저희가 지명할 것입니다."
박세진 레고켐바이오 사장
박세진 레고켐바이오 사장은 15일 더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리온과의 인수합병(M&A) 딜을 얘기하며 "서로 윈-윈이 된 굉장히 좋은 딜"이라고 평했다.

박 사장은 김용주 대표와 레고켐바이오를 창업한 공동창업자다. 올해 1월 1일자로 기존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까지 겸했다.

양사의 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논의가 진행됐다. 바이오 산업을 잘 모르지만 유망 벤처에 자금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오리온은 상업화가 임박했거나 꾸준히 기술수출 딜이 성사되는 유망한 바이오벤처를 찾았다.

그러던 중 작년 말 레고켐바이오가 글로벌 빅파마 얀센에 ADC 신약물질을 총 2조2000억원에 기술수출 하면서 M&A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당초 1월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하려 했던 박 사장이 한국에 남은 것도 오리온과의 딜을 최종 마무리짓기 위해서였다.

대내외적으로 검증된 회사를 찾던 중 레고켐바이오를 알게 된 오리온이 먼저 M&A 딜을 제안했다. 이미 박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들은 레고켐바이오가 진정한 빅파마로 나아가기 위해 규모가 큰 안정적인 대주주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세운 상황이었다.

몇해 전 SK그룹과 M&A 논의가 유의미하게 진행됐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다. 다만 당시 레고켐바이오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SK그룹이 예상한 금액을 벗어나게 돼 최종단계서 딜이 무산됐다.

박 사장은 이번 딜이 레고켐바이오의 경영진 엑시트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미 오리온과도 경영권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약속을 받은 상태다. 나아가 김용주 대표의 나이를 고려해 차기 경영진에 대한 합의도 마친 상태다. 레고켐바이오 경영진이 차기 경영진을 지명한다.

박 사장은 "이번 딜은 레고켐바이오 경영진의 엑시트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나와 김 대표는 구주를 덜 매각하길 원했고 오리온도 더 큰 인수 자금을 들이면서까지 우리의 요구사항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오리온에 구주 지분을 매각한 김 대표와 박 사장이 경영 프리미엄을 구주가 아닌 신주에 적용한 것도 레고켐바이오을 더 큰 바이오 회사를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긴 결정이었다.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가 발행한 신주에 5% 프리미엄을 적용했다. 경영 프리미엄을 창업주 개인이 아닌 회사로 귀속시키기 위한 결정이다.

이 결정으로 레고켐바이오는 오리온을 대상으로 하는 제3자 배정 유증을 통해 4698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박 사장은 "레고켐바이오가 2030 조기 달성을 위해 5년간 1조원의 비용이 든다"며 "현재 회사가 보유한 현금과 향후 수령할 기술료, 그리고 이번 유증 등을 합해 1조원의 자금을 거의 확정적으로 확보한다"고 말했다.

레고켐바이오가 신약 직접 개발을 결정한 건 최근 글로벌 빅파마에 인수된 ADC 회사들의 사례들을 분석하면서다. 기상업화된 제품을 갖고 있어야 글로벌 빅파마로 나아가는 도약을 이룰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 1조원의 자금을 쥐고 공격적으로 신약 물질 임상을 진행하고자 한다"며 "2030년쯤에는 임상 3상을 직접 실시해 우리가 직접 신약을 론칭하는 방향으로 또 한번의 점프를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창업주 김 대표는 더벨과의 통화해서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기 위해서 이번 딜을 결정했다"고 짤막하게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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