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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VC 로드맵]김명환 BNH인베 대표 "LP, 바이오 전문 VC 찾을 것"출자자 신뢰 속 대규모 펀딩 연속 성공, 1000억 규모 6호펀드 구상

구혜린 기자공개 2024-01-22 08:28:35

[편집자주]

금리 인상 여파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벤처캐피탈은 혹한기를 보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펀딩, 투자, 회수 등 모든 지표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하락했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서바이벌에 성공한 곳과 실패한 하우스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더벨은 주요 VC 수장들의 올해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각 하우스 별 펀딩, 투자, 회수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8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설립 10년차인 BNH인베스트먼트는 특색 있는 투자로 출자자(LP)들에게 신뢰를 받는 하우스다. '바이오 투자 전문 벤처캐피탈(VC)'이라는 정체성 하에서 신약개발사만 고집하지는 않고 미용기기, 진단솔루션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담는다. 이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며,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해왔다.

VC 시장이 전년보다 더 힘겨워질 것이란 전망 속에서도 BNH인베스트먼트 '기회'를 외치고 있다. '옥석을 감별할 수 있는 눈'이 있는 하우스를 찾는 LP가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올해는 지난해 1200억원 규모로 마감한 5호 펀드 소진에 매진하며 1000억원 규모 신규 블라인드 펀드 구상에 나선다.

◇바이오 섹터 내 폭넓은 투자 'LP 호평'

김명환 BNH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더벨과 만나 "'중소형 VC는 나만의 하우스 색깔을 지켜야 한다'는 소신이 있다"라며 "펀드레이징이 어려운 와중에도 바이오 산업이 죽은 건 아니기 때문에 LP는 결국 전문성 있는 하우스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벤처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BNH인베스트먼트는 펀딩과 회수 면에서 고른 성과를 거뒀다. 2022년 10월 결성한 '스마트바이오헬스케어 BNH 5호 투자조합'을 433억원 추가 증액해 총 1185억원에 멀티클로징 했다. 코어라인소프트 등 포트폴리오사의 코스닥 상장으로 2022년(147억원) 대비 증가한 회수 성적(205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는 최소 연말까지 지난해보다 더 힘든 시장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 대표는 "20여년간 투자 시장에 몸담으면서 외환위기, 금융위기, 팬데믹 등 사이클을 경험한 결과 회복되는 시기는 분명히 돌아온다고 본다"며 "연말 미국에서 금리 하락 얘기가 나오면 기술주가 반등을 할 것이고 코스닥은 기술주 위주이므로 우리 시장도 서서히 반등을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시장 환경을 이기는 방법은 하우스의 전문성을 지키는 것이다. 특히 바이오 섹터 내에서도 신약개발에만 '올인'하지 않은 게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배경이었다. BNH인베스트먼트는 진단, 제약·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미용기기 등 폭넓은 투자를 단행해왔다. 그 결과 펀드 내부수익률(IRR)이 모두 10%를 거뜬히 넘으며 LP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1200억원 규모 펀드레이징이 가능했던 이유도 하우스의 전문성 덕이다. 김 대표는 "큰 하우스처럼 분야가 세분화 돼 있는 게 아닌데 2차전지를 보다가 갑자기 항암제를 보는 식의 투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며 "투자를 이것저것 하면 돈을 맡기는 LP 역시 산업 이해도가 자신들보다 낮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시장이 가뭄일 때 자금을 가져가가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바이오 전문가인 시니어 심사역이 동행하고 있단 점도 하우스 경쟁력이다. 김 대표와 더불어 환경의학 박사 출신의 강지수 전무와 국내 최대 피부과 체인 오라클 출신의 김진섭 회계사(전무)가 투자를 전담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사의 경우 올해 추가 자금모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곳들이 많은데, 핵심운용역들이 사전에 재무가이드를 제시해 투자사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얻기도 했다.

김 대표는 "좋은 기업 지분을 사는 게 아니고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 곳에 투자하고 해당 기업과 같이 몸집을 만들어 나가는 게 벤처투자의 본질이라고 본다"며 "그런 면에서 경영진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한데, 시장에 자금이 풍부할 때 투자 기업들에 금융권 여신, 보증 등을 선제적으로 받을 것을 조언했고 이를 준비한 곳들은 (우리에게)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BNH인베스트먼트가 설립 이후 결성한 펀드 (자료=BNH인베스트먼트)

◇대형 원펀드로 팔로우온 투자 '집중'

BNH인베스트먼트는 당장 펀딩이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BNH인베스트먼트의 드라이파우더는 886억원가량 남아 있다. 지난해 4월 멀티클로징한 대형 펀드인 '스마트바이오헬스케어 BNH 5호 투자조합'의 약정액이 837억원, 지난 2020년 결성한 '비엔에이치 4호 기술금융투자조합'의 약정액이 49억원가량 잔존한다.

올해는 투자에 전념하면서 하우스의 여섯 번째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준비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드라이파우더 소진이 예상되는 연말 또는 내년 초를 목표로 바이오헬스케어 섹터 펀드를 1000억원 이상 규모로 기획할 것"이라며 "올해 2분기 정도부터 이 구상을 시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BNH인베스트먼트는 출범 이후 심사역 총원이 일정 기간 하나의 펀드 재원으로 에쿼티 투자를 하는 '원펀드 전략'을 취해왔다. 현재까지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의 경우 400억원대, 500억원대, 600억원대, 1200억원대로 규모도 큰 편이다. 운신의 폭이 큰 사이즈의 펀드를 운용하면서 최초 발굴한 투자사가 기업공개(IPO)를 하기까지 팔로우온으로 투자를 리딩하고 있다.

LP 역시 원펀드 전략을 선호한단 전언이다. 김 대표는 "팔로우온 투자를 하면 어쩔 수 없이 후기에 비싸게 들어가게 되는데 여러 펀드에 담을 경우 LP가 다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해상충이 발생한다"며 "펀드가 여러 개면 이 투자 대상은 어디에 담아야 하나 고민해야 하는데 결과에 따라서 늘 오해를 받고 한 펀드에 집중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소수의 대형 펀드를 운용하는 전략을 고수할 계획이다. 운용자산(AUM)을 제한적으로 가져가면서도 높은 수익률로 LP들에게 보답하는 바이오 전문 하우스의 정체성을 지키는 게 목표다. 김명환 대표는 "대형 하우스가 될 생각은 없다"며 "우리 조직 규모에 맞는 펀드 사이즈를 가지고 밀도 있게 가는 게 일하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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