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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CEO 인사 코드]'C레벨' 직행하는 투자 전문가들, 올해는④투자센터 축소 개편으로 '제2 추형욱' 배출 어려울 듯

정명섭 기자공개 2024-01-23 07: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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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2024년을 대비할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했다. 부회장단 전원이 일선에서 물러나거나 자리를 이동했고 계열사 CEO 7명이 교체됐다. 2016년 정기인사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변화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등판 등 예상을 벗어난 인사도 눈길을 끌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위기 의식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벨은 SK그룹 주요 계열사 CEO 인사에 담긴 코드를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9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SK㈜는 평범한 지주사들과 다른 길을 걸어왔다. 2017년 '투자전문회사'라는 새 정체성을 확립하면서다. 4대 핵심분야(첨단소재·바이오·그린·디지털)에 투자한 자산 가치는 누적 8조6000억원(2023년 기준). 국내 지주사 중 독보적인 규모다.

주요 투자들이 SK그룹 신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기여하면서 투자를 주도한 리더들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 영전했다. 올해는 명맥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이 '내실 다지기'를 선언하면서 SK㈜의 투자 기능이 대폭 축소된 탓이다.

◇투자센터장 사내 위상은 계열사 사장급…성과 따라 C레벨 영전

SK그룹은 2018년 말 정기인사에서 SK㈜ 신규사업개발부서를 '투자센터'로 개편했다. 투자형 지주회사라는 색채를 본격적으로 드러낸 조직개편이었다.

투자센터가 첨단소재와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 4대 영역 중심으로 개편된 시기는 2021년 초다. 당시 SK㈜는 투자 대상을 더 구체화하고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조직의 명칭을 변경했다. 투자 인력을 지속해서 보강해 외부 자문없이도 딜을 검토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역량을 키웠다.


각 투자센터는 사내에서 개별 회사처럼 움직였다. SK㈜와 별도로 IR을 개최할 정도다. 투자센터장은 SK㈜ 대표이사 직속으로 신규 투자를 발굴하고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등 투자 전략을 총괄하는 자리다. 사내 입지나 위상 면에선 계열사 사장급에 준한다. 2022년 한때 공석이 된 디지털투자센터장을 장동현 부회장(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이 겸임할 정도로 투자센터장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투자 성과를 인정받으면 주요 회사 C레벨로 영전하는 루트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이다. 그는 SK㈜ 투자1센터장을 지내다가 2020년 말 정기인사에서 사장 승진과 동시에 SK E&S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임원이 된지 3년 만으로 당시 그의 나이는 46세에 불과해 큰 주목을 받았다. 추 사장은 세계 최대 동박회사인 왓슨과 KCFT(현 SK넥실리스) 인수를 추진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는 SK그룹이 2010년 LNG사업을 처음 기획할 당시 주축 멤버 중 한명이기도 했다.

작년 말 인사에서 SK㈜ 대표이사에 선임된 장용호 사장은 첨단소재투자센터의 전신인 PM2실 부문장 출신이다. 2016년에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 인수 공로를 인정받았고 SK실트론 대표이사에 이어 SK㈜까지 이끌게 됐다.

이외에도 현직 SK 계열 C레벨 중 투자센터장을 거친 인물은 △이용욱 SK실트론 사장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이호정 SK네트웍스 사장 △신정호 SK시그넷 대표 △김양택 SK머티리얼즈 사장 △황근주 SK바이오텍 대표 △유경상 SK텔레콤 CSO 등이 있다. 이중 김양택 사장과 유경상 CSO가 가장 최근인 작년 말 인사에서 영전했다.

◇투자센터 명칭 떼고 인력 축소...투자 규모 축소 불가피

투자 전문가들이 요직에 가는 공식은 올해 깨질 가능성이 크다. 조직개편으로 이들이 설 자리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작년 말 정기인사에서 4대 투자센터는 그린 부문과 바이오 담당, 첨단소재 담당으로 바뀌었다.

'투자형 지주회사'를 상징했던 투자센터의 이름이 바뀐 건 이전보다 양적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실제로 SK㈜는 향후 그린 분야에 주로 투자하고 첨단소재와 바이오, 디지털 분야의 신규 투자는 각 계열사에 맡기겠다고 설명했다.

전체 투자인력의 20~30%가 담당 계열사로 이동했다. 300여명 규모이던 인원이 200여명으로 줄었다. 지난주에 이동 인원들이 인수인계 업무를 마쳐 인력 재배치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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