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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자본확충 '신종자본' 아닌 '유증' 유력한 까닭 시중은행 전환 앞두고 CET1 제고 필수…'니치마켓' 공략할 기초체력 마련

최필우 기자공개 2024-01-29 07:59:56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6일 11: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자본 확충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자본 확충 방식으로는 신종자본증권 발행보다 유상증자가 유력하다.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개선해야 전환 초반 영업 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시중은행과 자기자본 격차가 상당한 만큼 단기간에 체급차를 극복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구은행은 대형 은행과 정면 승부를 벌이기보다 니치 마켓을 공략할 수 있을 정도의 자본력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심사 앞두고 CET1비율 추세 반전 필요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심사 기준을 조만간 확정하고 내달 본격적으로 심사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은 심사와 맞물려 자본 확충을 준비 중이다.


대구은행이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건 시중은행 전환시 영업 권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수도권, 강원권, 충청권을 주요 확장 지역으로 삼고 공세적인 영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출 규모를 키워야하는 만큼 자본력도 보강해야 한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6월에도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한달 뒤 시중은행 전환 프로젝트를 공개하기에 앞서 선제적으로 자본력을 보강한 것이다. 지난해 2월에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2000억원을 확보했는데 조달 전략에 변화를 줬다.

CET1비율 개선을 염두에 두고 신종자본증권이 아닌 유상증자를 선택했다.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늘어난 자본은 기타자본으로 분류돼 기본자본비율과 총자본비율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지만 CET1비율에는 영향이 없다. 지방은행으로 영업 행태를 유지하려면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조달도 충분하지만 시중은행에 가까워지려면 유상증자가 필요했다.

유상증자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기준 대구은행 CET1비율은 14.01%를 기록했다. 2022년 줄곧 12%대에 머물던 CET1비율을 빠른 속도로 개선할 수 있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CET1비율은 하락 추세로 전환했다. 3분기 기준 13.67%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된다. 연말 배당이 확정되면 CET1비율 하락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전환 심사를 앞두고 자본비율 개선을 위한 카드를 꺼내야하는 시점이다.

◇자기자본 '30조 vs 5조', 외형보다 효율성 초점

대구은행이 자본 확충에 나선다 해도 기존 시중은행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의 자기자본은 30조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대구은행은 5조원 수준으로 6분의 1 규모다. 수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서도 극복하기 어려운 격차다.

대구은행은 차별화된 경영 전략을 수립을 목표로 삼고 잇다. 대형 은행을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자본을 늘리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의 자본을 확보하고 기존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대구은행 시중은행전환TF는 자본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원화대출 내 기업대출 비중이 62%에 달할 정도로 법인 영업에 특화돼 있다. 대형 은행과 거래하지 않는 중소기업 고객을 선별적으로 확보하는 니치마켓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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