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VC 로드맵]정일부 ㈜IMM 대표 “목표보다 기준, 성장보다 성숙”기회·위기 공존하는 시장 전망… 대외변수 따른 변동성 주목
최윤신 기자공개 2024-02-05 08:14:31
[편집자주]
금리 인상 여파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벤처캐피탈은 혹한기를 보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펀딩, 투자, 회수 등 모든 지표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하락했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서바이벌에 성공한 곳과 실패한 하우스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더벨은 주요 VC 수장들의 올해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각 하우스 별 펀딩, 투자, 회수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1일 16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업계에 불어닥친 ‘혹한’ 속에서 노련함을 과시했다. 거친 풍랑이 몰아닥친 상반기 잠시 웅크린 뒤 하반기에는 바로 정상적인 리듬을 되찾았다. 더 주목할 건 다른 VC들이 당장의 고비를 걱정하던 때 장기적인 미래를 설계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단 점이다. 지난해 말 단행된 조직개편이 그 결과물이다.올해는 본격적인 투자·펀딩·회수 사이클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IMM인베스트 특유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펀딩 작업도 순항 중이다. 다수의 포트폴리오 기업들은 회수 단계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최근 더벨과 만난 정일부 IMM 대표 겸 IMM인베스트먼트 CIO(사진)는 올해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환경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대표는 “지금처럼 변동성이 극심한 시기에는 목표보다 기준이 중요하다”며 “무한한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숙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4000억 이상 펀딩 계획

정 대표는 “투자와 펀딩의 조화를 생각해야 하는 시기였다”며 “양적완화 기조가 끝나며 밸류에이션에도 변화가 있었던 만큼 밸류에이션을 낮춰 생존자금을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숨을 고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반기 들어 시장의 회복세를 빠르게 감지하곤 즉시 본연의 투자 리듬을 되찾았다. 하반기 VC 계정에서만 1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했다. 상반기와 하반기의 투자금액은 회수금액 추이와 거의 일치한다. 투자와 회수, 펀딩 사이클을 중시하는 IMM인베스트먼트의 기조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시장의 회복세는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정 대표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하반기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 분야는 단연 ‘딥테크’에 집중된다. 정 대표는 “특히 협동로봇과 AI반도체 등 AI관련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노인 돌봄 서비스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부터 어려움이 컸던 바이오·헬스케어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엔데믹 이후 정상적인 임상 진행이 가능해지면서 좋은 결과들이 도출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IMM인베가 일찍 투자한 오름테라퓨틱스는 지난해 11월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에 총 1억 8000만달러 규모의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계약금만 1억달러에 달하는 ‘역대급’ 성과다.
이런 투자 기조는 적극적인 펀드레이징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2046억원의 드라이파우더를 보유하고 있는데, 빠른 소진이 예상되는 만큼 올해 대규모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3000억원 규모의 그로스벤처펀드 2호와 10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벤처펀드 2호를 결성해 총 4000억원 이상의 펀드레이징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준비해왔던 세컨더리 펀드는 1000억원 규모로 상반기 중 결성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포트폴리오 기업 중 다수의 회사가 IPO 단계에 진입하고 있어 회수 성과도 기대하고 있다. 에이피알과 이노스페이스, 코셈,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등이 본격적인 상장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시프트업, 오름테라퓨틱스, 에이럭스 등도 올해 상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물론 올해 시장이 우호적이기만 할 것으로 바라보는 건 아니다. 정 대표는 올해 벤처 시장에 대해 “위기와 기대가 공존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플랫폼 기업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봤다. 그는 “플랫폼 기업의 ‘수익성’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각 카테고리별로 1~2위 플랫폼은 수익성을 확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기업들은 올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플랫폼은 도태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각지에서 발발하는 전쟁 등 대외 변수에 의한 변동성에도 주목했다. 그는 특히 “전쟁 이후 수년간 핵심 키워드로 꼽혔던 ESG가 전 세계에서 다소 희석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 대표는 ‘기준’과 ‘성숙’을 스타트업과 VC업계를 관통할 키워드로 꼽았다. 그는 “변동성이 심한 상황에선 테슬라와 같은 기업도 목표치를 수정할 수밖에 없다”며 “변할 수 있는 목표보다는 기준을 잘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양적인 성장’보단 ‘질적인 성숙’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단순히 숫자를 늘리기보단 개량화하기 어려운 본질을 고도화 시키는 게 중요하단 의미다. 기업의 체질이나 시스템, 기술력 등이 여기 해당한다.
◇해외 계열사 시너지 추구…인도시장 주목

IMM인베스트는 변재철 그로쓰에퀴티 투자본부 CIO를 IMM인베스트먼트 공동대표로 선임, 3인 공동대표체제를 출범시키는 등 파격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이와 함께 다수 인사를 승진·전진배치했다. 해당 조직개편은 설립 25주년을 맞는 IMM인베스트먼트의 중장기적 미래를 구상하기 위한 것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정 대표의 ㈜IMM 겸직은 세대교체 외에도 다른 의미를 가진다. ㈜IMM 산하 IMM자산운용 등 다른 계열사와 IMM홍콩과 IMM 재팬, IMM싱가포르 등 해외법인에 대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IMM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확장과 업의 고도화를 이뤄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정 대표는 “해외법인과 계열사가 생기며 전체적으로 계열사와 소통하고 큰 그림에서 시너지를 만들어내야 하는 역할이 필요해졌다”며 “이런 역할을 제가 담당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여 책임감을 가지고 수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액티브한 역할이 요구되는 만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1월에만 일본과 홍콩 등지에 출장을 다녀왔고, 2월엔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지에 출장이 예정됐다. 거점을 마련한 지역 뿐 아니라 주시하는 지역을 직접 발로 뛴다.
최근 가장 주목하는 건 인도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인도지역 투자를 위한 펀드를 조성 중이다. 현지 전문가와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인도의 성장성과 잠재력에 주목해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며 “올해 본격적인 역할을 시작할 싱가포르 오피스가 동남아시아와 인도까지 커버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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