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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한투PE]SI 출신 인프라 투자 전문가 '김인규 실장'삼성엔지니어링·베올리아 거친 독특한 이력, 환경업 성공 투자 핵심인력

감병근 기자공개 2024-02-06 08:20:24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1일 09: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는 최근 M&A 시장에서 가장 존재감이 커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다. 다양한 분야의 투자를 통해 누적 운용자산(AUM)이 4조원에 근접하며 초대형 하우스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인규 투자수석실장(사진)은 한투PE 인프라 투자의 핵심인력으로 평가된다. 국내외 대기업에서 쌓은 인프라 전문성이 김 실장의 최대 강점이다. 특히 환경업 분야에서 다수의 포트폴리오를 맡아 굵직한 투자금 회수(엑시트) 성과까지 기록했다.

김 실장은 올해 조성될 한투PE의 새 플래그쉽 블라인드펀드의 핵심 운용역을 맡을 예정이다. 그동안 쌓은 경험을 토대로 우수한 성과는 물론 사회에도 기여하는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성장스토리 : 국내외 인프라 대기업 근무, 희소성 높은 SI 출신 인력

김 실장은 국내 대형 하우스의 핵심 투자 운용역이라고 하기엔 독특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투PE 입사로 금융업계에 발을 들였고 이전 경력은 모두 국내외 인프라 대기업에서 쌓았다.

김 실장은 군대를 제대한 이후 뒤늦게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배낭여행을 즐겼던 그는 미국을 돌아보던 중 이곳에서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기초부터 학부 입시를 준비한 끝에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UCSD)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삼성엔지니어링에 입사해 약 4년 동안 플랜트 EPC 업무 등을 수행했다. 이후에는 환경업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업체로 꼽히는 프랑스 베올리아의 한국법인에서 근무했다. 베올리아에서는 운영·사업관리를 포함해 M&A 업무도 담당했다.

김 실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업무가 여러 면에서 환경업체와 유사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발전소는 소각업체, 반도체 공장 유틸티리 시설은 수처리업체와 운영 구조가 비슷하다. 베올리아 입장에서는 김 실장이 소각, 수처리 등 환경업 전반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인력이었던 셈이다.

한투PE도 김 실장의 환경업 관련 경험을 높게 평가하고 합류를 제안했다. 기존 환경업체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컸고 M&A 시장에서 환경업체 가치가 높아지는 시점이었다.

김 실장은 기존 경험을 살려 한투PE의 전신인 이큐파트너스가 ‘이큐파트너스그린PEF(이하 이큐그린PEF)’를 통해 인수한 환경업체 포트폴리오의 기업가치 제고 작업에 나섰다. 덕분에 해당 펀드 내 포트폴리오들은 SK에코플랜트에 성공적으로 매각됐다. 최근에는 ‘한투에코그린PEF(이하 에코그린PEF)’ 엑시트 작업도 마무리했다.

김 실장은 자신의 경력을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안정적으로 서있는 정글짐에 비유했다. 그는 “이전에는 금융업과 연관성이 적었던 여러 경력들이 지금의 내게 도움이 될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딜소싱 및 운영관리, 밸류업 등 측면에서 유니크한 장점으로 부각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스타일 및 철학 : 펀더멘털이 강한 기업 선호, 산업구조 변화 선제적 대응

김 실장은 투자에서 기업이 보유한 펀더멘털 파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 검토 시 기술, 산업군 등 측면에서 대상 기업이 지닌 핵심적 기반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의 실적은 외부 요인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며 “기업을 살펴볼 때는 실적보다는 해당 기업이 지닌 진짜 경쟁력인 펀더멘털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펀더멘탈이 강한 기업을 고르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투자 포인트로는 속도를 꼽았다. 산업 트렌드를 신속히 파악하고 선제적 투자를 진행해야만 우수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투PE에서 최근 엑시트까지 완료한 광진수지 등 폐플라스틱 관련 기업 투자를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폐기물 처리업체는 불과 3~4년여 전만 해도 M&A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매물이었다. 하지만 소각, 매립 등 폐기물 처리단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폐플라스틱 수집, 재가공 등을 담당하는 재활용 업체가 떠오르고 있다.

김 실장은 “산업 트렌드를 앞서가는 투자를 진행하면 볼트온 등을 통한 밸류체인 형성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며 “밸류체인이 형성되면 투자 시너지도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랙레코드 1 : 환경업 전문성으로 일궈낸 ‘이큐그린 PEF’ 턴어라운드

김 실장은 2020년 6월 한투PE에 합류하자마자 이큐그린 PEF에 담겨 있는 환경업체 포트폴리오 관리를 맡았다. 의료폐기물 소각업체 이메디원과 도시환경, 산업폐기물 소각업체 그린환경기술 등 3곳이었다.

당시 이들 기업은 낮은 가동률 때문에 운영구조를 바꿀 필요성이 큰 상황에 놓여 있었다. 김 실장은 이 중에서도 특히 이메디원의 가동률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이메디원 소각장이 위치한 전남 장흥으로 내려가 기업 관리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한투PE는 이메디원 가동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도시환경과 공동으로 영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의료폐기물이 집중적으로 나오는 수도권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보관 기한이 5일로 정해진 의료폐기물을 냉장 보관할 목적으로 수도권과 장흥 사이의 위치에 수집운반업체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 업체에 수도권 의료폐기물을 보관한 뒤 최대한 많은 물량을 한 번에 보내는 방법으로 운송비 부담을 최소화했다.

김 실장은 “수도권 물량을 소화하기 시작하면서 이메디원도 빠른 속도로 정상화됐다”며 “공동영업 이전보다 가동률이 2배 가까이 높아지는 성과를 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큐그린 PEF에 담긴 3곳의 기업은 2021년 하반기 SK에코플랜트에 함께 매각됐다. 매각가격으로 2100억원을 받았다. 펀드 청산은 같은 해 말 이뤄졌다. 이큐그린PEF는 내부수익률(IRR) 24.5%라는 우수한 기록을 남겼다.

◇트랙레코드 2 :환경업 트렌드 먼저 읽었던 ‘에코그린PEF’ 투자

에코그린PEF는 2021년 100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김 실장은 이 펀드의 투자부터 엑시트까지 전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았다.

김 실장은 규제 강화 등으로 환경업체 M&A의 무게추가 처리에서 재활용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당시 인수 경쟁이 치열했던 폐기물 처리업체와 달리 재활용업체를 주목하는 투자자도 적어 비교적 낮은 밸류에 인수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었다.

한투PE는 에코그린PEF를 활용해 플라스틱 재활용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집·운반, 선별, 재생원료 생산 등 플라스틱 재활용 전 과정을 아우를 수 있는 기업들을 인수했다. 광진수지, 화목폴리머 등 재생원료 생산기업이 중심이 됐고 여기에 보은리싸이클링, 고양재활용 등을 볼트온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밸류체인을 구성하는 한편 최종 생산품인 재생 플라스틱 원료의 질을 높이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됐다. 인수 당시 광진수지와 화목폴리머는 저가 시장에 초첨을 맞춘 상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투PE는 이를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고가 상품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설비 확대에도 상당한 비용을 투자했다.

성과는 빠른 시일 안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업계에서 에코그린PEF 내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졌다. 한투PE는 작년 10월 IMM인베스트먼트에 에코그린PEF에 담겨 있는 포트폴리오 기업을 모두 매각했다. 2년여 만에 이뤄진 엑시트 덕에 에코그린PEF IRR은 50%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평가 및 향후계획 : 산업 전문성 갖춘 핵심인력, 새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집중

김 실장과 함께 일한 사람들은 그의 전문성을 모두 높게 평가한다. PE 업계에서 흔치 않은 경력을 갖춘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김 실장에게 한투PE 합류를 제안한 최우제 한투PE 투자총괄 본부장은 김 실장을 만난 것이 행운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최 본부장은 김 실장과 일면식도 없었지만 하우스에 도움이 될 인력이라는 확신을 지니고 합류 의사를 물었다.

최 본부장은 “김 실장은 인프라, 환경업 전문성이 탁월한 하우스 핵심 인력”이라며 “꾸준히 투자 영역을 확대해 나가면서도 관련 산업 분야의 전문성 깊이를 일관되게 유지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올해 한투PE의 새 플래그쉽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블라인드펀드 ‘한국투자2022PEF’가 최종 결성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소진율이 70%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펀드의 핵심 운용역으로 환경업 투자를 이끌 전망이다.

이번 한투PE의 새 블라인드펀드는 약 4000억원 규모의 한국투자2022PEF 대비 몸집을 대폭 키울 예정이다. 한투PE는 지난해에도 기업구조혁신 블라인드펀드를 신규 조성하는 등 최근 꾸준한 펀딩 성과를 내오고 있다.

김 실장은 운용역으로서 개인적 목표로 사회적 선순환에 기여하는 투자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인프라나 환경업은 모두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산업”이라며 “투자를 통해 관련 기업들이 선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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