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점프 2024]“취임후 '변해야 산다' 체감, 올해 40% 성장”②조철 해성옵틱스 대표
성상우 기자공개 2024-02-02 09:46:11
[편집자주]
새해 코스닥 기업은 생존의 시험대에 놓였다. 조달 사정은 위축된지 오래됐고, 신사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 기업들은 한해 먹거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사업계획에 담았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비전을 현장에서 직접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1일 10: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든 게 침체돼 있었다. 아무것도 안하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했다. 직원 사기 진작부터 경영 관행, 품질 이슈, 소통 체계, 회의 방식까지 모든 게 변해야 했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직관적으로 느꼈다”지난해 하반기 1년 만에 해성옵틱스 대표이사로 컴백한 조철 대표(사진)가 취임 직후 느낀 건 ‘즉시 변화가 필요하다’였다. 1년 전 투자조합 측이 지명한 대표이사로 이미 한 차례 해성옵틱스를 진두지휘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렌즈·카메라 모듈 구조조정 이슈가 급했다. 이번엔 최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의 자격을 동시에 갖췄지만 다시 돌아온 해성옵틱스는 사업구조가 정리됐다는 것 외엔 아무것도 바뀐 게 없었다.
◇렌즈·카메라모듈 중단 결단…복귀 후 회의방식부터 직원처우 개선
조 대표는 “가장 먼저 바꾸려고 한 게 회의 방식이었다”면서 “R&D부문부터 품질·제조·VOC·구매·영업 모든 단계에서 나오는 이슈에 대해 최고경영자와 경영진, 실무자들이 실시간 소통을 하게끔 했다. 대표가 각 부서에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보고를 받고 직접 회의를 주재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조 대표가 시급하다고 본 또 다른 이슈는 직원 동기 부여였다. 그는 “모든 게 정체돼 있는 회사가 변하려면 직원들이 동기를 느끼는 게 시급하다고 봤다”면서 “경영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할 시 어느 정도 성과급을 주겠다고 명확히 제시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직원 건강검진을 포함해 사소한 처우들도 못 받고 있는 게 많았다"며 "작더라도 이런 것들을 제대로 갖춰주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덧붙였다.
해성옵틱스는 연간 기준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7년 만에 맞은 경영 정상화 국면이다. 첫 번째 대표직을 맡았던 2년 전 조 대표가 단행한 렌즈·카메라 모듈부문 구조조정의 효과가 비로소 발휘된 셈이다.
조 대표는 “처음 대표로 들어와서 보니 카메라 모듈사업에서 국내 업체는 고사양 부품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인데 우리가 가진 설비는 저사양 공급용이었다"면서 "재투자를 하려면 최소 300억원을 들여야 했는데 이걸로 마진을 내기 어렵다고 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렌즈 사업부에 대해서도 “사실상 방치되는 수준이었고 인력도 많이 빠져 매출이 제로였다. 사업 주도권도 이미 중국쪽으로 다 넘어간 상태였다”면서 “일단 당시 시장 대응하려면 1000만 캐파는 돼야했는데 우리는 600만 캐파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희망이 보였던 OIS 액추에이터에 집중하는게 최선이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두 사업부문을 떼낸 뒤 수익성이 확실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사업 체질 개선의 선순환이 이뤄지면서 주력으로 남겨둔 OIS 부문을 더 키울 수 있는 룸도 생겨났다. 잘하는 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하자고 했던 당시 조 대표 판단이 결과적으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전장 신사업 발굴 마무리 단계…"OIS 시장 2~3배 확대될 것"
조 대표의 시선은 ‘5년 뒤’로 향해있다. 컴백하자마자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새 사업 발굴에 나선 이유다. 정상궤도로 돌아온 OIS 사업 역시 더 키워볼 작정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기술 변화 트렌드를 보면 추가 성장 여력이 확실히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당장 올해 실적 목표치가 '매출 40% 이상 성장'이지만 조 대표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조 대표는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텐데 전장 사업 쪽에서 신사업 대상 회사를 발굴했다”면서 “전장 소재·부품 쪽 회사로 내연차와 전기차를 포함한 자동차 LED 설치와 관련된 기본 부품 소재인데 유지보수와도 연결돼있어 사업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회사를 기반으로 추가 투자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신사업의 주요 축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준 주력 사업인 OIS 부문에 대해서도 추가 성장 구상을 하고 있다. 그는 “OIS 시장 규모는 최소 2배에서 3배까지 확대될 것으로 본다. OIS가 기존엔 고사양 스마트폰 모델에만 들어가다가 최근 중저가 모델에도 채택이 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라며 “간단하게 보면 후면 카메라에만 탑재되던 손떨림 방지 기능이 전면 카메라에도 들어가는 방식으로 갈 수 있어서 앞으로는 폰 하나에 2개 이상의 OIS가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중장기 신사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 조 대표가 틈틈이 공부하고 있는 의료경영 학위 취득 과정이 모두 사업과 연관돼 있다. 그는 “헬스케어는 이제 스마트폰의 필수 기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까지의 헬스케어 기능은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수준인데 이제 치료의 단계까지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디지털 치료제가 대표적인데 꼭 먹는 약이 아니더라도 디지털 기기를 통해 치료로 연결시킬 수 있는 기능이다"며 "헬스케어의 본질적인 부분을 최소한 이해는 하고 있어야 향후 사업 적용도 제대로 할 수 있지 않겠냐“고 학습취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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