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사장 맞는 한국거래소, 심사지연 해소 사력 상장위원회 1주 2번 개최 '이례적'…지난해 200영업일 넘는 사례 속출
양정우 기자공개 2024-02-07 09:59:01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가 내달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의 이사장 취임을 앞두고 기업공개(IPO) 예비심사에 묶인 딜을 빠른 속도로 처리하고 있다. 그간 승인과 미승인의 확정 여부를 기다려온 상장예비기업에 최종 결과가 속속 전달되고 있다.지난해는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 지연에 따른 불만이 고조됐던 한 해였다. 상장 트랙과 관계없이 45영업일 내 심사 결과를 통보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지만 이런 룰이 지켜지는 경우는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달아 상장위원회 개최, 묵은 숙제 해소…새 이사장 취임, 사전채비 '속도'
2일 IB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이례적으로 한 주에 상장위원회를 두 번 여는 강수를 뒀다. 내주에도 위원회를 소집할 예정일 정도로 올들어 상장 예비심사의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 덕에 상장 예비심사 승인과 미승인, 철회 결정이 줄을 잇고 있다. 엔젤로보틱스, 케이엔알시스템, 아이엠비디엑스, 이노그리드 등이 줄줄이 승인 통보를 받았다. 상장위원회의 개최 주기를 감안할 때 향후 최종 승인 여부가 확정되는 IPO가 쏟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상장 철회를 선택한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옵토레인과 하이센스바이오가 대표적이다. 거래소측의 부정적 의견이 명확하게 전달되면서 IPO 중도 포기를 선택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거래소의 이런 발빠른 행보는 새로운 이사장을 맞이하기 위한 사전 채비라는 게 IB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거래소측은 지난달 말 정은보 전 금감원장을 새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부의하기로 결의했다. 선임안이 주총에서 가결되면 정 전 금감원장은 새 이사장으로 확정된다. 주총은 오는 14일에 열린다.
IB업계 관계자는 "새 이사장이 취임하기 전에 상장 심사 파트는 그간 묵은 숙제를 빠르게 해소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지난해 심사 지연에 따른 불만이 극심했던 것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혹시 모를 인사 이동에 대비해 미리 정리를 하기 위한 수순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거래소, 45영업일 원칙 '유명무실'…금감원, 빈번한 정정요구 '한몫'
지난해엔 심사 지연의 정도가 유독 심했다는 게 IPO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원칙으로 정한 45영업일의 1.5배인 60영업일이 초과한 사례가 75건으로 전체의 73%에 달했다. 두 배인 90영업일이 넘게 소요된 사례도 42건으로 전체의 40%를 넘어섰다. 승인이 이뤄진 103개사가 승인을 얻기까지 소요된 평균 기일은 85영업일에 달했다.
100영업일을 훌쩍 넘어서는 초장기 심사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바이오메딕스의 경우 심사 승인까지 179영업일의 심사를 거쳤다. 노브랜드도 승인까지 165영업일이 걸렸다. 심사를 철회한 기업까지 더하면 기록은 더 길어진다. 심사 철회를 결정한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장장 198영업일동안 심사를 받은 끝에 철회 결정을 내렸다.
물론 한국거래소의 늑장 심사는 지속적으로 제기된 지적 사항이다. 하지만 그 정도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기술특례 상장기업의 증가에 따른 구조적 문제와 함께 거래소측의 금감원 눈치보기도 한몫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은 심사 지연 가능성을 고려해 심사기간을 4개월 가량으로 보고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하지만 최근엔 특례 상장 추진 기업이 6개월 이상의 심사 기간에 대비해 조달 스케줄을 잡고 있을 정도다.
IB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잦은 정정요구도 심사 지연을 심화시킨 것으로 진단한다. 금감원측은 지난해부터 상장 추진 기업의 증권신고서마다 정정요구를 이어갔다. 이 때문에 거래소측의 실무자가 심사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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