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없는 SLL중앙, IPO 로드맵은 최근 경영위원회 신설, 주요 임원 3인 중심…"더블카운팅 이슈, 주주보호책 발표할 것"
고진영 기자공개 2024-02-05 10:59:09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1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LL중앙이 대표이사 부재에도 불구 기업공개(IPO) 시계를 무난히 돌리고 있다. 경영 의사결정 효율화를 위해 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공백 최소화에 나섰다. 경영총괄 대표에 앉을 적임자 물색을 계속하면서 IPO 작업을 병행한다는 입장이다. 콘텐트리중앙과의 중복 상장 이슈를 가라앉히기 위해 '당근책'도 고민하고 있다.2일 업계에 따르면 SLL중앙은 최근 주요 임원들을 중심으로 경영위원회를 새로 꾸렸다. 경영총괄 대표의 빈 자리가 길어지다 보니 컨트롤타워 기능을 할 수뇌부 조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제작부문 대표인 박준서 부사장(사진)과 CFO(최고재무책임자) 김진규 경영지원실장, 콘텐츠사업 유통을 담당하는 박창성 콘텐트사업1 본부장 등 3인으로 구성됐다. IPO 작업을 포함, 경영 전반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을 경영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다.
앞서 중앙그룹은 지난해 12월 전인천 전 티몬 대표를 SLL의 신임 대표이사로 스카우트했으나 발표 5일 만에 철회했다. 협의 과정에서 양 측의 의견 차이가 있었다. 현재 중앙그룹 차원에서 다시 영입할 인사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LL중앙이 IPO를 추진 중인 만큼 경영총괄 공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적임자를 찾을 때까지 당분간 별다른 무리는 없다는 게 내부 분위기로 전해진다. SLL중앙이 2021년 이후 토네이도 엔터프라이즈를 비롯해 클라이맥스스튜디오, 필름몬스터, 하이지음스튜디오 등 M&A(인수합병)를 줄줄이 진행하면서 IB(투자은행)업계 네트워크를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직 상장 목표시기를 뚜렷이 확정짓진 않았으나 IPO 작업은 큰 변화없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엔 SLL중앙이 잠시 미뤄졌던 상장 주관사 선정을 확정 짓기도 했다. NH투자증권(대표 주관)과 신한투자증권(공동 주관)이 상장 파트너로 나선다.
SLL중앙은 IB업계에서 몸값이 1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관사단을 선정할 때 2조원에 가까운 밸류를 제시한 하우스도 여럿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미 2021년 상장전지분투자(프리 IPO) 단계에서 프랙시스캐피탈과 텐센트로부터 1조2000억원 안팎의 밸류로 약 4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투자자들과 상장을 약속한 기한은 연장 옵션을 포함해 2026년 3월이다. 약 2년 내 상장이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 이른바 '중복 상장'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나오고 있다. SLL중앙의 모회사 콘텐트리 중앙이 이미 상장해 있어서다. 모자 회사가 모두 상장할 경우 두 기업의 가치가 중복 계상돼 모회사의 주가가 할인되는 ‘더블 카운팅’ 이슈가 생길 수 있다.
중복 상장에 대한 문제의식은 앞서 LG에너지솔루션 IPO를 기점으로 크게 불거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에서 물적분할한 후 2022년 1월 증시에 입성했다. 상장 당일 LG화학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거셌다. 이를 계기로 금융위원회 역시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에 대한 심사기준을 강화해둔 상황이다.
SLL중앙의 경우 물적분할 케이스가 아니라는 점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는 차이가 있다. 현재 그룹 지배구조는 '중앙홀딩스→중앙피앤아이→콘텐트리중앙→SLL중앙'로 이어진다. 콘텐트리중앙이 산하에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SLL중앙과 메가박스중앙을 거느리고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형태다. 콘텐트리중앙은 SLL중앙 지분 53.82%, 메가박스중앙 95.98%를 보유했다.
문제는 물적분할이 아니더라도 더블카운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있다. 물적분할이 집중포화를 맞긴 했으나 주주가치 훼손 리스크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둘 다 상장해 다는 상태 자체에서 생긴다. SLL중앙 입장에서 주주보호책을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중복 상장 이슈로 SK온 IPO가 소액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등을 제시해 주주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SK온이 상장할 때 이 회사 주식을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주주들에게 배분해 더블카운팅으로 인한 디스카운트를 줄이겠다는 방책이다.
SLL중앙 관계자는 “콘텐트리중앙은 중간지주사 성격이고 알짜사업부를 따로 떼어내 상장하는 케이스가 아닌 점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나머지 계열사들의 정상화를 통해 배당매출을 올리는 지주사로의 모습을 찾는 등 주주보호책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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