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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서울옥션 vs 케이옥션]서로 다른 오너 스타일, 수익 규모·안정성에도 영향[재무·수익성]④매출·낙찰규모 서울옥션 우위…케이옥션 변동성 비교적 낮아

서은내 기자공개 2024-02-07 10:03:08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5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옥션 시장에서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3위사와 큰 격차를 벌이며 과점적인 업체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케이옥션은 서울옥션보다 설립 시기나 상장 시기 등이 훨씬 뒤늦었지만 빠른 속도로 경쟁업체로서 자리를 잡았다. 이 때문에 두 회사의 재무, 수익 지표를 놓고 항상 시장의 비교가 뒤따라왔다.

국내 미술품 옥션 시장을 양분해온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연결기준 각각 2000억원대 수준의 비슷한 자산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미술시장 침체와 함께 두 회사 모두 시가총액이 1~2년 전 대비 크게 하락해있는 상황이며 서울옥션의 시가총액은 약 1900억원대, 케이옥션은 1600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두 회사의 연결기준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은 2023년 3분기 말 기준 서울옥션이 61.5%, 케이옥션이 74.5%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익잉여금은 서울옥션이 374억원, 케이옥션이 325억원을 기록 중이다.

◇ 서울옥션 매출 케이옥션의 두배, 수익 변동성도 높아


수익 지표들을 살펴보면 매출 규모는 큰 폭으로 서울옥션이 케이옥션을 앞질러왔다.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연평균 연결 매출 규모는 서울옥션이 540억원, 케이옥션이 286억원을 기록했다. 서울옥션 매출이 케이옥션의 약 1.9배 수준이다. 특히 2023년 케이옥션은 연간 매출이 120억원대를 기록, 2022년(277억원)의 절반으로 감소했다.

양사 매출의 차이는 상품매출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서울옥션의 사업적 특성에서 기인한 측면이 있다. 서울옥션은 경매를 통한 수수료 매출 외에 직접 미술품을 구입, 판매하는 사업의 매출 비중이 경매 매출 비중보다 더 높다. 이같은 상품매출은 미술품 가격 자체가 매출로, 구입 원가는 재무상 매출원가로 잡힌다. 때문에 영업이익률은 케이옥션이 높다.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의 수치 역시 서울옥션이 케이옥션보다 근소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까지 지난 5년간 서울옥션의 연평균 영업이익은 62억원, 케이옥션은 58억원 수준이다.

다만 수익 지표들의 안정성은 케이옥션이 서울옥션보다 비교적 높은 편이다. 아직까지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의 규모가 크다고 볼 수 없고, 경기에 그대로 영향을 받는다는 특성 때문에 양사 모두 수익의 부침이 큰 편이다. 케이옥션이 서울옥션에 비해서는 그 부침의 폭이 적었다는 뜻이다.


◇ 낙찰총액도 비슷한 흐름…케이옥션 부침 적어

경매 사업 자체의 점유율 지표들도 대체적으로 서울옥션이 케이옥션보다는 우위에 있어왔다. 지난 2020년과 2023년에는 연간 경매 낙찰총액을 기준으로 케이옥션이 서울옥션을 앞질렀으나 그 두 해를 제외하고는 서울옥션이 강세다.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맏형으로서 서울옥션의 입지를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지난 5년간 연평균 낙찰총액은 서울옥션이 931억원, 케이옥션은 79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낙찰된 작품수는 케이옥션이 더 많다. 낙찰된 작품 건당 평균 가격이 더 낮다는 의미다. 서울옥션은 주로 고가격대 작품이, 케이옥션에서는 비교적 낮은 가격대 작품이 거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매 낙찰총액은 경매시장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지표다. 수익 지표와 마찬가지로 낙찰총액에서도 서울옥션은 부침이 더 크게 나타난다. 시장의 분위기가 상승세일 때에는 서울옥션의 수치가 더 크게 오르고, 반대로 하락세일때에는 서울옥션의 수치상 타격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옥션의 연간 낙찰총액은 2019년 823억원을 기록한 후 2020년 434억원으로 크게 감소했으며 2021년에는 전년의 3배 수준인 1666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2022년들어 다시 1192억원으로 감소했으며 2023년에는 다시 그 절반 수준인 544억원으로 꺾인 상태다. 같은 기간 케이옥션의 낙찰총액도 비슷한 오르내림을 보였으나 그 폭은 덜했다.


수익 지표들의 변동성 측면에서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는 것은 미술품 판매, 경매 사업에 비중에 대한 각 회사의 전략적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사 오너들의 사업 스타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호재 서울옥션 회장은 수십년간 상업화랑에 몸담아오면서 미술품 매매에 수완을 발휘해왔다. 반면 케이옥션을 설립한 도현순 케이옥션 대표는 미술 분야가 주 전공은 아니다. 한국은행 출신 금융 전문가로 기업 재무, 사업전략상 이호재 회장과 결이 다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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