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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 '바쁜' SK온, 한국물 시장 재등판한다 올해 1월 이어 하반기 추가 발행 타진…"수요 확보 이상 없다"

이정완 기자공개 2024-02-07 09:59:55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13: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해가 되자마자 외화채 발행에 나선 SK온이 연내 한국물 추가 발행을 준비 중이다. 지난 번처럼 미국법인(SK배터리아메리카)를 앞세워 배터리 투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지역에서 현대자동차, 포드와 함께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이 같은 전략을 세웠다.

SK온의 외화 조달은 원화로 찍는 채권 발행 계획과도 맞물려 있다. 대략적인 한국물 조달 규모를 확정한 뒤 국내 공모채 시장도 찾을 예정이다. 국내외 투자은행(IB) 모두 추가 외화채 발행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이번에도 '미국법인' 앞세울 듯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온이 올해 추가 한국물 발행 의향을 전한 것으로 확인된다. 아직 시점에 본격적인 논의를 하진 않았지만 하반기 발행이 점쳐진다.

SK온은 지난달 SK배터리아메리카를 통해 5억달러(약 6700억원) 규모 유로본드(RegS)를 발행했다. 배터리 투자에 활용할 계획인 만큼 녹색채권을 택했다. 3년 단일물로 미국 국채(T)에 140bp를 더한 금리 조건을 제시했는데 37억달러 규모 주문이 들어와 T+100bp로 금리를 낮췄다.

연내 추가 발행에서도 SK배터리아메리카가 발행 주체로 나서는 방안이 유력하다. 2021년 SK온이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되기 전까지만 해도 배터리 사업 외화채 발행은 SK배터리아메리카가 도맡았다. 지난달 발행도 2021년에 찍은 3억달러 규모 외화채를 차환하기 위해 이뤄졌다.

다만 지난해 5월 SK온이 처음으로 직접 발행한 바 있기에 조달 주체를 번갈아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9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 달러채를 발행해 데뷔전서 흥행에 성공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 투자에 한창인 만큼 SK배터리아메리카를 조달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며 "이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SK배터리아메리카는 SK온의 이차전지 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자회사다. SK온은 완성차 업체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2022년 포드(Ford)와 손잡고 블루오벌SK를 출범시켰다. 포드와 SK배터리아메리카가 지분을 50%씩 나눠 갖고 있다. 블루오벌SK는 10조2000억원을 들여 미국 테네시와 켄터키에 3개의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과도 협업에 나섰다.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에 6조5000억원을 공동으로 투자해 연간 35GWh(기가와트시) 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 가동을 계획하고 있다. 계획대로 공사가 이뤄지면 2025년 이후 미국에서만 18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된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이 지난달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의 SK그룹관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을 안내하고 있다.(출처=SK온)

◇'원화채' 발행 규모, 외화 조달액에 달렸다

1년에 두 차례 발행을 계획하고 있지만 수요 확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발행이 점쳐지는 상황인 만큼 1월 발행 이후 여유가 있어 수요 확보에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SK온의 외화 조달 계획에 국내 IB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차입금 관리를 위해 외화 발행 규모에 따라 원화 공모채 발행액을 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10조원을 돌파했다. 2022년 말 7조280억원이었으나 5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5월 유로본드 발행에 이어 10월 원화 공모채 시장에도 처음으로 등장해 2000억원을 조달하며 전방위 조달에 나섰다. SK온은 수요예측 전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이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국채 금리 인상으로 투심이 악화된 탓에 2000억원 발행에 그쳤다.

IB업계 관계자는 "SK온이 이르면 다음달 원화 공모채 시장에서 발행을 재개할 수 있다"며 "지난해 10월 발행 이후 5개월 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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