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복원' 빗썸, 쿠폰 정책 고수 '고객이탈 방지' 코드 등록자에 최저 수수료 적용, '편의성 떨어진다' 지적도
노윤주 기자공개 2024-02-07 13:04:29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5일 11: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4개월간 진행하던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종료했다. 앞으로 0.04%의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기존 최저였던 업비트(두나무)의 0.05%보다 0.01%포인트(p) 낮은 수수료율이다.눈에 띄는 건 '쿠폰 적용'이다. 빗썸은 0.04% 수수료를 적용받으려면 꼭 쿠폰 코드를 입력하도록 했다. 과거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고객의 지속적인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이자 내부 마케팅 지표를 산출하기 위한 방안이다.
일각에서는 쿠폰등록이라는 절차가 추가돼 고객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매출 필요성' 수수료 수취 재개…고객 락인 이탈방지 방안 마련
빗썸은 5일부터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종료하고 0.04%의 수수료율을 도입한다. 기존 빗썸 거래수수료인 0.25% 보다 크게 줄인 수준이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매출 만들기'가 있다. 빗썸은 2025년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다. 쌓아둔 현금이 많아 수수료무료 정책을 당장 몇달 더 유지할 수는 있지만 IPO 요건을 맞추려면 당장 매출이 필요하다.
빗썸 매출 대부분은 거래수수료에서 나온다. 자회사를 통해 메타버스, SI 등 사업을 진행하면서 매출 다변화를 시도했지만 성과가 좋지 않았다. 일부 자회사는 법인청산 수순을 밟았다.
IPO 요건에 맞는 매출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거래수수료 복원이 유일한 방법이다. 이런 이유에서 올 1분기 내 빗썸이 수수료 수취를 재개할 것이란 업계 전망이 우세했다.
빗썸은 거래수수료 복구로 인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멤버십 제도를 강화했다. 이날부터 지정가주문(메이커)으로 체결된 거래건에 특별리워드를 시행한다. 기존에도 거래대금의 일정 부분을 포인트로, 지정가주문건에는 '메이커리워드'를 지급했다.
특별리워드 시행으로 정해진 메이커리워드 요율에 등급별 추가 리워드를 지급한다. 최근 30일 거래금액이 1억원 이상인 퍼플등급 고객부터 특별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 가장 높은 블랙등급은 멤버십을 통해 거래대금의 0.07%를 캐시백 받는다.
빗썸은 퍼플등급 회원부터는 거래수수료(0.04%)보다 높은 0.045%를 캐시백받기 때문에 사실상 수수료무료 정책을 유지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폰정책, 고객 재방문·마케팅 성과 지표 위해 유지
빗썸은 이번에도 쿠폰등록 정책을 고수했다. 고객이 0.04%의 수수료율을 적용받으려면 공지사항 확인 후 정해진 쿠폰코드를 입력해야 한다. 유효기간은 쿠폰등록일로부터 30일이다. 만료 시 재등록을 통한 적용 기간을 연장이 필요하다. 쿠폰을 등록하지 않는 고객은 기존 수수료율인 0.25%가 적용된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빗썸의 쿠폰정책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를 눈여겨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입장서는 절차가 늘어나면서 귀찮음을 느낄 수 있다"며 "고객 편의성을 강조해야 하는 시점에서 쿠폰등록 방식을 유지하는 게 의아하다"고 말했다.
고객 편의성 약화라는 단점이 존재함에도 빗썸이 이를 고수하는 이유는 장기적 고객 락인을 위해서다. 이벤트 시행을 통한 단발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빗썸에 접속하게 하는 전략이다. 수수료 쿠폰만 보더라도 30일마다 빗썸에 재방문해 이를 등록해야 한다.
빗썸 관계자는 "고객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빗썸을 방문하게끔 하는 장치"라며 "방문을 유도하는 하나의 매개체를 만들어 당사의 이벤트, 정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쿠폰을 이용하면 마케팅 내부 지표 산출에도 보다 쉽게 처리할 수 있다. 무작위 접속하는 고객의 방문 이유를 정확하게 분리해 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쿠폰을 등록하게 하면 어떤 이벤트를 통해 빗썸에 접속했는지 가려낼 수 있다.
이벤트 시작 전과 후 고객 증감 추이를 살펴 성과를 측정하고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을 고안하려는 것이다. 빗썸 측은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당분간 쿠폰등록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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