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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가상자산사업자 재편 포인트]갱신신고 앞둔 빗썸, 제휴은행 교체 '물밑 타진'⑤NH농협과 6년째 맞손, 이미지 쇄신 위한 시도

노윤주 기자공개 2024-01-29 1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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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사업자를 규제하는 첫번째 법령인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시행이 3년째에 접어들었다. 사업자 신고제를 실시한 이 기간동안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법지대에 있던 위험성 높은 서비스들은 퇴출되고 있고 원화거래소 전환에 실패한 코인마켓거래소의 사업 중단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사업자 갱신 신고가 예정돼 있다. 가상자산 제도화 물결 속 업계가 어떤 형태로 재편될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5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들의 제휴 은행 변경은 올해 사업자 갱신신고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중도에 제휴사를 바꾸려면 금융당국에 변경신고를 접수해야 한다. 두 번 일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한 번의 신고로 끝낼 수 있는 갱신신고 기간에 맞춰 제휴은행을 바꾸는 곳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특히 빗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빗썸은 2018년부터 NH농협은행과 제휴를 맺고 있다. 여러 시중은행과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논의했으나 성사되지 못했고 계속해서 농협과 관계를 유지 중이다. 다만 빗썸은 여전히 제휴 은행 변경 의도를 갖고 다양한 은행들과 협의를 계속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이 농협은행과의 오랜 관계에도 불구하고 제휴사 변경을 타진하는 건 강력한 한 방의 변화를 주기 위함이다. 그간 쌓였던 '올드하다', '느리다', '은행계좌 개설이 어렵다'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지울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서다.

◇빗썸만 있는 은행 변경 수요…'올드' 이미지 탈피 고심

현재 원화거래를 지원하는 가상자산거래소는 업비트(두나무),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다섯 곳이다. 이 중 제휴은행 변경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은 빗썸이다.

업비트와 코인원은 이미 한차례 제휴은행을 변경했다. 업비트는 IBK기업은행과 계약 종료 후 케이뱅크와 협업하며 점유율 1위 달성 효과를 봤다. 당장 제휴사를 변경할 필요가 없다. 코인원은 2022년 말 카카오뱅크와 계약했기 때문에 또 은행을 변경하는 건 무리다.

코빗은 지난해 12월 신한은행과 계약을 1년 연장했다. 가상자산 커스터디 기업 한국디지털자산수탁(케이닥)에 함께 출자하는 등 사업적으로도 엮여 있다. 변경신고 심사가 지연되고 지배구조 변경 문제를 겪는 고팍스가 먼저 나서 전북은행이 아닌 타 은행을 물색할 가능성도 없다.

이처럼 타사는 은행 변경 수요나 여력이 없다. 사실상 빗썸만 제휴사 변경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실 빗썸은 과거부터 꾸준히 시중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일부와 접촉했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 빗썸도 카카오뱅크와 접촉했었다"며 "젊고, 빠르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부각하고자 하는 당시 경영진 기조와 인터넷은행이 잘 맞는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시 인터넷은행과 접촉할 가능성은 낮아보이고 추가 고객 유입을 목표로 우호적인 시중은행과 소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좌 개설이 어렵다는 이미지가 굳어진 것도 은행을 변경코자 하는 사유 중 하나다. 2018년과 2019년 농협은행 일부 지점서 가상자산 투자 목적의 신규 계좌 개설을 중단했다. 이때부터 농협은행에서는 코인투자를 위한 계좌는 안된다는 이미지가 생겼다. 제휴사를 바꿔 빗썸 가입에 대한 심리적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제휴사 변경 효과 장담 못해, 그럼에도 '도전'

은행 변경은 양날의 검이다. 기존 제휴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사용하던 고객 일부가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안정을 택하지 않고 장기적 점유율 상승을 위해 베팅하는 셈이다.

제휴사를 변경한다고 해도 점유율이 크게 상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비트는 케이뱅크와 계약하면서 계좌 개설이 쉬워졌고 20·30세대 고객이 추가 유입되는 효과도 얻었다. 기존 1위던 빗썸을 제치고 업계 선두로 올라왔다.

반대로 빗썸과 함께 농협은행을 사용하다 카카오뱅크로 제휴사를 변경한 코인원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애초 코인원은 농협은행 계약 시절 빗썸과의 경쟁에서 밀려 점유율 3위에 그쳤다. 제휴사를 변경하면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는 젊은 고객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변경전과 큰 차이 없이 점유율 1~2%대에 머물고 있다.

긍정적 결과를 확답하기 어려움에도 빗썸 내부서는 이미지 환기를 위해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는 게 점유율 상승에 도움이 된다"며 "빗썸의 경우 이벤트가 없을 땐 거래량과 점유율이 다시 하락하다보니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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