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로 돌아선 펄어비스, 위크포인트 '고정비' 상장 이후 첫 영업손실, 인건비 비중 상당…매출 방어 급선무
황선중 기자공개 2024-02-19 08:22:32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09: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 어깨에 무거운 짐이 얹어졌다. 신작 <붉은사막> 출시가 늦어지면서 상장 이래 처음으로 적자가 발생했다. 고정비 비중이 상당한 구조여서 적자 부담은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그렇다고 신작 투자를 멈출 수도 없는 상황. 앞으로 허 대표가 어떤 방식으로 경영의 묘를 살릴지 관심이 쏠린다.
◇펄어비스, 상장 이후 첫 적자 전환
펄어비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 16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과 비교한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4.9%였다. 직전년도(4.2%)보다 9.1%포인트 떨어졌다. 펄어비스의 적자는 2017년 상장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우수한 수익성으로 명성이 높았던 만큼 충격파는 작지 않다.
펄어비스는 뛰어난 역량의 개발자들을 대거 보유한 게임사로 정평이 나 있다. 여타 게임사처럼 여러 게임을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하지 않고 초대형 게임 하나를 집중해서 키우는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펄어비스 영업비용상 인건비는 무려 1751억원에 달했다.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였다.
문제는 펄어비스 매출이 완연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2019년 5359억원에서 지난해 3335억원으로 5년 사이 37.7% 줄었다. 올해로 출시 10주년을 맞이한 주력 게임 <검은사막> 위상이 점점 약해지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검은사막> 매출은 2525억원으로 전년대비 13.8% 감소했다.
그러나 인건비 중심의 영업비용은 매출 감소에도 꿈쩍하지 않는 모습이다. 2019년 3853억원에서 지난해 3498억원으로 고작 9.2% 감소했을 뿐이다. 인건비는 매출 변동에 구애받지 않고 일정하게 발생하는 고정비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매출이 빠르게 빠지는 상황에서 영업비용이 사실상 그대로 유지되다 보니 적자는 불가피했다.
◇고정비 부담에 적자 커질듯…매출 방어 '관건'
문제는 앞으로다. 당장은 적자 규모가 크지 않지만 올해도 <검은사막> 매출이 계속해서 감소한다면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공산이 크다. 특히 올해는 신작 <붉은사막>을 막바지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만큼 개발 인력을 인위적으로 감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허진영 대표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신작 <붉은사막> 막바지 개발이 흔들리지 않게끔 개발비는 계속해서 투입하되 적자 폭은 최대한 줄여야 하는 고난도 과제를 마주했다. 신작 <붉은사막>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늦으면 내년 2분기에 출시될 것으로 점쳐진다. 적어도 1년은 버텨야 한다는 이야기다.
핵심은 매출 감소를 방어하는 일이다. 다르게 말하면 신규 매출을 일으켜 고정비 부담을 상쇄해야 한다. 허 대표는 아이슬란드 현지에 있는 자회사 CCP게임즈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신작 <이브 뱅가드>와 <이브 갤럭시 컨퀘스트>를 최대한 빨리 출시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대표작 <검은사막> 매출을 반등시키는 전략도 모색하고 있다.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콘텐츠를 계속해서 추가해 이용자를 다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중국 진출까지 기대하고 있다. 허 대표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내 판호(서비스 허가권)를 받으면 올해 안에 현지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했다.
다행인 점은 적자를 견딜 만한 기초체력이 탄탄하다는 점이다. 호황기 때 벌어들였던 현금을 낭비하지 않고 비축한 덕분이다. 지난해 말 기준 펄어비스가 보유한 순현금(현금성자산-이자발생부채)은 2527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자산의 20.8% 수준이다. 적어도 <붉은사막> 출시 전까지 유동성 우려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허 대표는 "올해 하반기부터 <붉은사막>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해 연말까지 지속 강도를 높여갈 예정"이라면서 "오랜 기간 철저히 준비한 만큼 성공적인 출시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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