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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인도행 티켓 '발 빠른' VC들

이영아 기자공개 2024-02-21 08:18:05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9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지에 있지 않으면 어떤 기회와 리스크가 있는지 제대로 알기 어렵다. 멀리서 보면 위기인 것 같지만 가까이 보면 기회가 보인다."

최근 만난 어느 벤처캐피탈(VC) 최고재무책임자(CFO)로부터 들은 얘기다. 요즘 국내 VC 업계의 화두는 '글로벌'이다. 미국과 일본 동남아시아가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하지만 귀는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열리기 마련이다. 간혹가다 언급되는 '인도' 이야기에 귀가 쫑긋 세워진 이유다.

인도는 전세계 세 손가락 안에 손꼽히는 벤처 강국이다. 미국 다음으로 유니콘 기업 증가폭이 크다. 하지만 국내 VC의 발걸음은 뜸했다.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벤처펀드 출자자로 나서는가 하면 벤처펀드를 직접 결성하는 사례가 쌓여있는 미국과 대비된다.

특유의 지역성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는 게 업계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을 만들어 내는 유형에는 실리콘밸리형과 발리우드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리콘밸리형은 전세계 사람이 모이는 형태로 국가가 아닌 인력 중심 구조"라며 "발리우드형은 정반대로 국적성이 강조된다"고 했다.

쉽게 말해 인도는 다양한 문화와 관습을 이해하고 현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사업 관련 법률 및 규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엄격히 준수하는 형태로 준비해야 한다. 시장 진입과 확장에 필요한 정보와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는 파트너십이 필수적이다.

거대한 시장성에만 매혹돼 뛰어들기에는 만만치 않은 시장이다. 그런데도 인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VC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흔히 VC는 '로컬 비즈니스', 스타트업은 '글로벌 비즈니스'로 불린다. 여기서 '로컬 사업자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스타트업 투자라는 업의 본질을 위해서 글로벌 진출이라는 만만치 않은 과제를 해결해야하는 셈이다.

'퍼스트 무버'는 신한벤처투자다. 2016년부터 인도 시장에 도전했다. 8개 포트폴리오를 발굴했는데 일정 부분 성과를 이뤘다. 인도 모바일 커머스 기업 '딜라이트풀 고메' 회수로 약 5배 멀티플을 기록했다. 올해도 도전을 이어간다. 수년간 쌓아온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 발굴에 나선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인도지역 투자를 위한 펀드를 조성 중이다. 지난해부터 진출을 준비해 왔다. 인도 MD가 직접 IMM인베스트먼트 본사를 방문해 여러 의제를 논의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도 움직이고 있다. 올해 남기문 대표가 직접 현지에 체류하며 시장 조사에 나섰다. 법인설립을 포함해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당장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 현지 출자자, 기업과 네트워크를 몇 년간 쌓아놔야 결과물이 나올지도 모른다. 분명한 점은 새로운 일은 기존의 익숙함을 버리는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익숙해질 거라는 기대감과 설렘도 선사한다. 새로운 먹이를 찾아나선 일찍 일어난 새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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