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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철회 시그널' 최창원 의장, SK 투자 판 다시 짠다 수펙스 의장 취임 후 포트폴리오 재편 진행, 이후 비핵심 매각 나설 듯

김지효 기자공개 2024-02-20 08:30:44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9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케미칼이 갑작스럽게 제약사업부 매각을 철회한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해 말 취임한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SK그룹의 전체적인 포트폴리오 밑그림을 새로 그리고 있어 기존에 진행하던 매각 절차를 중단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SK그룹이 ‘투자’ 중심에서 ‘매각’으로 기조를 바꿨지만 아직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라는 분석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이 제약사업부 매각을 철회한 데는 최 의장이 진행하고 있는 SK그룹의 사업 재편과 맞물려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케미칼은 지난해 9월 글랜우드PE와 제약사업부를 매각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협상을 이어왔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최근 매각 측이 의사를 철회하면서 백지화됐다.

SK그룹에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 의장이 오고 나서 제약사업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그룹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자회사 매각 등과 관련해 SK그룹 쪽에 태핑이 많이 오고 있지만 포트폴리오 재편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진행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SK그룹이 최근 전략컨설팅 자문사로 BCG를 선정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BCG로부터 전략컨설팅 자문을 받고 있다. 컨설팅은 최소 1~2개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SK그룹은 이르면 상반기 안에 포트폴리오 재편에 대한 뼈대를 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후 다시 비주력 사업 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SK그룹의 재편을 이끌고 있는 건 지난해 12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수장에 오른 최창원 의장이다.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막내아들로 최태원 회장과는 사촌 관계다. 그간 SK케미칼, SK가스, SK디스커버리를 이끌며 다방면에서 경영 성과를 냈다. 2006년 SK케미칼 대표이사를 맡았을 당시 기존 섬유회사에서 바이오 회사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SK케미칼의 바이오 사업부를 떼어내 SK바이오사이언스로 만들기도 했다. 이 때문에 SK그룹 안에서도 인정받는 경영자라는 전언이다.

최 의장이 SK그룹 경영의 공식적인 최고 협의기구이자 사실상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으면서 SK그룹의 투자 기조도 바뀐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은 그간 여러 계열사들이 다방면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 투자전문 지주회사인 ㈜SK와 중간지주사인 SK스퀘어가 주도로 여러 기업에 투자해왔다. 하지만 그룹사 차원에서 투자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면서 중복투자, 투자금 회수 등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SK그룹이 자금 미스매칭을 겪으면서 그룹 안팎에서는 자금 마련을 위해 자회사 지분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SK그룹이 투자에 힘을 줬지만 올해 들어 매각으로 기조가 완전 바뀌었다”며 “자회사들도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수준인 지분 51% 수준만 남겨두고 49%를 팔라는 지시가 실무자들에게 내려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SK그룹 내부에서 자회사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나오고 있지 않다. 투자업계에서는 최 의장이 밑그림을 모두 그린 이후 매각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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