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2월 23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츠업계는 SK리츠의 공모채 수요예측 결과를 한마음으로 기다렸다. 보수적이라고 평가 받는 회사채 시장에서 상장리츠 투자 가치를 증명해낼 지가 관건이었다. SK리츠가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지난 몇 달간 여의도를 발로 뛰었다는 사실도 익히 알려져 있다.결과적으로 '리츠 유니버스'는 만들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SK리츠가 발행하는 공모 회사채에 모집액 700억원의 9배에 달하는 598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SK리츠는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 중이다.
상장리츠가 회사채 발행에서 모집액을 넘는 수요를 확인한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리츠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모채를 발행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량 미매각이 났다. 수요예측을 실시하지 않고 회사채를 찍는 경우도 많았다.
SK리츠도 실패의 기억을 갖고 있다. 2022년 10월 공모 회사채 시장에 데뷔했을 당시 960억원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50억원어치 인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지난해 9월 제이알글로벌리츠도 800억원을 모집하면서 20억원에 대한 수요만 확인했다.
리츠 유니버스가 점차 형성되고 있다는 건 비슷한 업을 영위하는 다른 회사들의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SK리츠에는 기관투자자들의 주문이 몰렸던 반면 최근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인 건설사, 신탁사 등은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든 상태다.
상장리츠와 건설부동산업과의 고리가 느슨해졌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착공이 줄어들면 시공사, 시행사, 신탁사 모두 먹거리가 떨어진다. 반면 임대업에 가까운 상장리츠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리츠는 그간 건설 관련 업종에 분류되면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평가절하되기 일쑤였다.
업계는 상장리츠에 대해 달라진 시장의 시선을 반기고 있다. 특히 올해 리파이낸싱을 앞두고 그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상장리츠들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회사채를 발행하면 만기 구조를 안정화하고 상대적으로 금리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자산 편입 등을 위해 자금조달이 필요한 곳들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자금조달 방법으로 주로 유상증자와 담보대출을 택했다면 회사채 발행도 가능한 선택지에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번 SK리츠의 수요예측 흥행은 1000억원 자금조달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기관투자자들이 상장리츠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본격적인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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