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SFA 지분 다 팔았어도 "동맹전선 이상무" 수주 축소는 불가피, '디스플레이→2차전지' 무게중심 이동 필요성
김도현 기자공개 2024-03-04 07:11:51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9일 1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에스에프에이(SFA)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작년부터 이어온 지분 정리 작업의 마침표가 찍힌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결정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으나 양사는 "상호 관계에 영향은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앞서 삼성디스플레이 자회사인 도우인시스가 뉴파워프라즈마로 넘어간 바 있다. 업계에서는 추후 삼성디스플레이가 에스에프에이 외에 보유 중인 협력사 지분도 매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28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에스에프에이 지분 4.95% 전량(주식수 177만7000주)을 처분했다. 처분금액은 약 429억원이다.
당초 삼성디스플레이는 에스에프에이 지분 10.15%를 가진 2대 주주였다. 하지만 지난해 6월 4.3%를 처분하면서 약 500억원을 확보했다. 이달 초와 말에 각각 0.90%, 4.95%를 연달아 정리하면서 전량을 팔아치웠다.
처분목적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는 '투자금 회수'라고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에스에프에이와의 갈등설이 제기됐고 두 회사는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가장 큰 배경으로 에스에프에이의 사업구조 재편을 꼽는다. 에스에프에이는 1998년 삼성테크윈(현 한화비전)의 자동화사업부가 분사하면서 설립된 회사다. 2008년 디와이홀딩스에 인수되면서 삼성그룹과 분리가 됐지만 디스플레이 장비이라는 연결고리가 남았다.
2010년대 들어 삼성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주요 협력사인 에스에프에이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문제는 2010년대 중후반부터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정체가 시작된 점이다.
중국 공세와 스마트폰 시장 정체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자연스럽게 투자 규모를 줄였다. 디스플레이 비중이 높던 에스에프에이 실적 부진이 불가피했다. 이에 에스에프에이는 반도체, 2차전지 등으로 영역을 넓혔고 현재는 비디스플레이 비중이 70%를 상회한다.
이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교류가 예년 대비 줄었다. 최근 계약 중 매출 일정 비율 이상 거래 시 발동하는 의무공시 대상이 없었다. 삼성디스플레이발 잭팟이 끊긴 지 오래된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8.6세대 정보기술(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에 돌입했으나 에스에프에이는 자동화, 검사 등 후공정 설비 위주인 데다 관련 프로젝트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분간 대형 거래가 없다는 의미다.
과거 안정적인 장비 확보를 위해 에스에프에이 지분을 확보한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더 이상 이를 유지할 명분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또 다른 시각으로는 삼성전자의 자금 조달 측면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2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차입한 상태다. 지난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사 ASML의 지분을 매각하기도 했다.
더불어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벤처투자와 결성한 신기술투자조합(SVIC) 펀드를 통해 확보한 도우인시스를 경영권을 뉴파워프라즈마로 이전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약 1300억원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에프에이 지분으로는 1000억원가량을 마련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2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반도체 불황으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경영악화를 겪은 바 있다. 현금흐름 자체가 나쁜 건 아니나 대다수가 해외법인에 묶여있어 즉각 투입하기에는 제한적이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 등 자회사 또는 계열사 배당금을 활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또 다른 협력사 지분도 정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디스플레이(2022년 말 기준)는 △에스엔유프리시젼 3.13% △원익홀딩스 2.28% △원익IPS 3.77% △코닝 9.45% △덕산네오룩스 3.31% 등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 전반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는 분위기가 있기는 하다. 다만 에스에프에이 건으로만 한정하면 금액 규모가 크지 않아 자금 조달과 별개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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