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헤드 릴레이 인터뷰]IB 확대 키움증권, 갑진년 키워드 '시너지 영업'구성민 기업금융부문장 "ECM·DCM 역량 궤도 올라…신설 M&A금융본부 역할 기대"
안준호 기자공개 2024-03-07 08:49:54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5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키움증권은 여러모로 이례적인 증권사로 꼽힌다. 금융지주라는 든든한 ‘뒷배’도, 오랜 업력도 없지만 빠른 성장을 해왔기 때문이다. 설립 초기부터 브로커리지 시장을 주된 목표로 삼고 한 곳으로 역량을 기울인 전략이 주효했다.출범 24년차에 접어든 키움증권의 새로운 중장기 목표는 투자은행(IB) 강화다. 이미 2010년대부터 역량 확보를 위해 힘을 기울여왔다. 외부 인력을 수혈해 노하우를 이식한 것은 물론, 트랙 레코드 달성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연초 기업금융부문장으로 승진한 구성민 전무는 이런 노력을 처음부터 함께한 인물로 꼽힌다. 커버리지 업무로 시작해 중견 그룹 기업공개(IPO)까지 성장 과정을 진두지휘해 왔다. 조직개편으로 IB 조직이 확대된 만큼 올해는 각 부문의 ‘시너지’를 노린다는 것이 구 전무의 각오다.
◇'디테일'로 차별화 성공…성과 힘입어 기업금융 조직 확대
키움증권은 연초 조직개편을 통해 IB 조직을 대폭 확대했다. 기업금융본부를 부문 체제로 확대하며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 인수합병(M&A) 분야로 큰 틀을 짰다. IPO 주관과 투자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금융본부, 회사채 발행을 주선하는 커버리지 본부, M&A 자문과 인수금융을 맡는 M&A 금융본부로 부문 체계를 정비했다.
그간 기업금융본부를 이끌던 구성민 전무는 승진과 함께 부문장으로 발탁됐다. 10년 이상 헌신하며 성장 기틀을 마련한 만큼 향후에도 운영 총괄을 맡긴 셈이다. 구 전무는 키움증권이 IB 업무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시기 회사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는 기업금융본부 총괄을 맡아 쭉 조직을 이끌어왔다.
조직 개편 이후 기업금융부문 전체 인원은 약 70여명 안팎이다. 대형사에 비하면 많다고 볼 순 없지만 조직력은 못지 않다. 핵심 분야인 ECM, DCM 본부를 책임지고 있는 본부장들 역시 10년 이상 업무를 같이했다. 장지영 기업금융본부장, 김태현 커버리지본부장 등 모두 오랜 기간 구 전무와 합을 맞춘 베테랑들이다.
구 전무 역시 키움증권 기업금융 부문의 최대 경쟁력을 ‘디테일’을 꼽았다. 경쟁사들이 놓친 세밀한 수요를 포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조직 규모나 인력을 고려하면 대형사처럼 수많은 업무를 소화할 순 없다”며 “각 발행사에 최적화된 조달 전략을 제안하고 끝까지 딜을 책임지는 것이 그간 IB 시장에서 성장해 온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IPO 자문이라면 상장 주관 건수는 물론 ‘승인율’을 함께 본다. 이름값보다는 실제 성과를 봐야 한다는 취지다. 구 전무는 “6년 이상 기업금융 업무를 총괄했지만 상장을 철회한 기업은 1~2개에 불과하다”며 “주관사 선정 프리젠테이션(PT)에서도 전담 인력이 실사부터 공모 단계까지 끝까지 책임진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IPO 업무의 경우 사전 영업부터 최종 상장까지 최소 1~2년이 소요된다. 호흡이 긴 만큼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도 그만큼 어렵다. 신생 증권사였던 키움증권은 더욱 ‘허들’이 높았다. IB 주관 업무가 궤도에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구 전무는 “본격적으로 IPO 주관 인력을 육성한 기간이 10년이 넘었는데, 지난해 LS머트리얼즈 상장을 주관하며 처음으로 그룹사 딜에 참여했다”며 “그룹사 IPO까지 참여하는 것이 중장기 목표였는데 유의미한 트랙레코드를 달성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비결은 DCM 업무와의 '시너지'였다. 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에 참여하면서 ‘물꼬’를 텄다. 구 전무가 IB 본부장을 맡았던 2018년 처음 LS전선 인수단으로 합류한 뒤 매년 빠짐없이 관계를 맺었다. 인수 규모가 매년 커진 것은 물론 2022년에는 대표 주관도 맡았다. 이를 바탕으로 LS머트리얼즈 주관사 선정 경쟁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조직 규모가 커진 올해 목표 역시 협업과 시너지 창출이다. 증권사 기업금융 조직은 ECM, DCM, 인수금융 등으로 나뉘지만 조달이 필요한 기업을 상대한다는 점에서 본질은 같다. M&A 금융본부가 기업금융부문에 편입된 만큼 기존 ECM, DCM 본부와 협업 사례를 만들겠다는 것이 구 전무의 목표다.
그는 “M&A금융본부는 대체투자를 주로 하는 프로젝트투자본부 산하에 있다가 조직개편과 함께 본부로 승격되며 기업금융부문에 합류했다”며 “개편 이전부터 인수금융 분야 전문가들로 팀이 만들어지면서 향후 기대가 큰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타 본부에 있던 시기에는 기존 IB 조직과 협업이 쉽지 않았으나 본격적으로 시너지 창출에 나설 예정이다.
◇1분기 마수걸이 IPO 성공…올해 커버리지 업무 확대 '과제'
갑진년 ‘마수걸이’ 역시 성공적으로 끝냈다. 1호 IPO였던 코셈은 성공적으로 수요예측을 마치고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이후 오히려 주가가 우상향하며 발행사는 물론 일반 투자자들까지 만족한 사례로 꼽힌다.
DCM 주관에서도 유의미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1분기가 채 끝나지 않았지만 ‘큰손’들이 발행시장을 찾으며 이미 조단위 물량을 인수했다. 대한항공,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백화점, LS 등 그룹사 딜에 주로 참여하며 1조1335억원을 인수했다. 현재 분위기를 고려하면 전년 같은 기간 이상의 실적이 기대된다.
최근 DCM 주관 시장은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해졌다. 특히 ‘캡티브 영업’이 관행처럼 정착되며 계열사 참여가 딜 수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그룹 계열사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키움증권의 경우 오로지 ‘실력’만으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구 전무는 “IPO와 달리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은 참여하는 기관이 사실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캡티브 자금의 규모가 끼치는 영향도 큰 편”이라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지만 키움증권도 자기자본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커버리지 업무 영역도 더욱 넓혀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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