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티넘 메가펀드 뉴리더십]'타임리스 헤리티지' 황창석 사장, 투자 '주포→멘토'로③불변의 '간판' 심사역…'대펀' 이름 올린 운용펀드 총 규모만 '1.2조'
최윤신 기자공개 2024-03-15 08:29:13
[편집자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국내 벤처 캐피탈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한다. 원펀드 전략을 바탕으로 VC펀드의 규모 대형화를 이끌었고, 지난해말 8600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으로 새 지평을 열기에 이르렀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86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펀드를 운용하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리더십이 이전과 같을 수는 없다. 하우스는 지난해 말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진용을 재정비했다. 더벨이 메가펀드 시대 ‘에이티넘 웨이’를 만들어 갈 뉴 리더십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4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세대 바이오벤처캐피탈리스트인 황창석 사장(사진)은 신기천 부회장과 함께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성장을 이끈 쌍두마차다. 신 부회장이 원펀드 전략 수립을 바탕으로 벤처캐피탈 업무 전반에 걸친 전략 수립에 무게추를 뒀다면, 황 사장은 대형화된 펀드를 굴려 성과를 내는 ‘주포’로서 혁혁히 기여했다.에이티넘인베스트가 만든 1000억원 이상의 모든 펀드에서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아왔던 황 사장은 이번에 결성한 메가펀드에선 한 발 물러났다. 신설된 부문대표직도 맡지 않았다. 젊은 키맨을 육성한다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조직개편 방향성과 맞물린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투자 총괄 사장으로서 그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이번 메가펀드에서 대펀은 맞지 않았자먼 핵심운용인력으로는 이름을 올렸다. 황 사장이 대표펀드매니저를 맡고있는 펀드의 총 규모가 1조2000억원이 넘는 만큼 운용중인 펀드의 사후관리·회수 총괄 역시 그의 몫이다.
◇1세대 바이오벤처캐피탈리스트, 에이티넘을 바이오 명가로

황창석 사장은 1세대 바이오벤처캐피탈리스트로 통한다. 바이오 업체에 대한 투자가 흔치 않았던 1990년대 중반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발을 들이며 한국 바이오벤처투자의 시작을 알렸다. 그의 투자행보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서강대 생명과학과·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존슨앤존슨메디칼에서 근무하다가 1996년 한림창업투자에 입사하며 바이오 심사역으로의 삶을 시작했다. 당시 한국은 바이오산업의 불모지나 다름 없었었지만 무한한 성장가능성을 보고 인생을 걸었다. 바이로메드(현 헬릭스미스)와 크리스탈지노믹스 등에 투자, 성공적으로 회수하며 한국 바이오투자의 길을 열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로 적을 옮긴건 2006년이다. 신기천 대표의 적극적인 영입으로 합류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 셀트리온, 팬젠,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마크로젠, 메디포스트 등 다수의 바이오 상장 기업에 초기 투자하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를 바이오명가 자리로 올려놨다.
그는 어느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를 대표하는 심사역이 됐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원펀드 전략이 본격화 한 이후 결성된 모든 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 자리를 꿰찬 게 이를 방증한다.
2011년 국내 첫 1000억원대 VC 펀드로 결성된 에이티넘팬아시아조합을 시작으로 지난 2020년 결성한 에이티넘성장조합 2020까지 10년간 결성한 모든 대형 펀드에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았다. 황창석이란 걸출한 스타 심사역이 있었기에 도전적인 규모의 펀드레이징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대표보다 많은 급여를 받는 심사역’의 대표주자란 점은 그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황 사장은 2018년 약 15억원의 급여를 받으며 신기천 대표보다 많은 급여를 수령해 VC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VC업계에서도 능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을 벌 수 있다는 점을 세상에 알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물론 모험자본업계에 훌륭한 인재가 모이는 데 기여했단 평가다.
◇메가펀드 대펀 내려놨지만 여전한 '키맨'
지난해 결성한 메가펀드는 황창석 사장에게도 분기점이다.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은 황 사장 대신 차세대 스타 심사역인 김제욱 부사장이 대표펀드매니저로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헬스케어의 부문대표도 맡지 않았다.
이는 투자 의사 결정의 무게중심을 서서히 후배 심사역들에게 물려주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신기천 대표이사가 이번 펀드의 핵심운용인력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것과 방향성이 맞물리기도 한다.
실제 그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으면서 투자 최일선보다는 전체 펀드 운영을 총괄하는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이 강화돼 왔다. 최근 몇 년간은 투자심사를 총괄하며 통찰력과 인사이트로 포트폴리오를 분배, 수익을 극대화하는 큰 그림을 그리는 데 힘써왔다.

여전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서 그의 역할은 지대하다. 에이티넘성장조합2023을 제외하곤 현재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운용중인 모든 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다. 이 펀드의 결성규모를 모두 더하면 1조2000억원이 넘는다. 이에 대한 사후관리와 회수를 진두지휘하는 것만으로도 그에게 주어진 책임이 막중하다.
메가펀드에도 핵심운용인력으로 참여해 여전한 투자의 키맨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 심사역에 무게추를 뒀지만 초대형 펀드 운영에 있어 그의 혜안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직속후배인 곽상훈 전무가 이끄는 바이오·헬스케어 부문에 속해 섹터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심사역들에게 그는 ‘헤리티지’다. 벤처캐피탈리스트의 멘토로서 무형의 존재감이 심사역들에게 큰 의지가 되고 있다. 2005년 황우석 사태로 인한 바이오에 대한 불신이 가득했던 시점에 앞장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투자를 이끌었던 그의 모습은 아직도 많은 후배 심사역에 회자되고 있다.
한 심사역은 “황 사장은 누군가 잘못된 판단을 했을 때 다그치기보다는 생각 할 수 있는 질문이나 화두를 던져준다”며 “이를 곱씹다보면 자연스레 해결점을 찾고, 인사이트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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