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매입자격을 개인으로 한정해 발행하는 국채다. 정부는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의 이유로 국민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한 상품이라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만기보유시 이자소득 분리과세, 연복리 적용 이자 지급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면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채권 상품 하나가 더 등장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개인은 그동안 접근성이 떨어졌던 국채 시장에 투자하는 동시에 표면이자보다 높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개인투자용 국채 시장을 보는 금융업계는 이면의 의미를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는 올 6월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을 예고하며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단독 판매 대행기관으로 최종 선정했다.
입찰 과정은 굉장히 치열했다. 기획재정부는 2월8일 오전 입찰공고를 내고 당일 오후 14일 PT를 진행하겠다고 전달한다. 해당 주간에 설 연휴(9~12일)가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준비 기간은 단 하루다.
그럼에도 국민, 하나, 농협, 기업 등 은행 4곳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 7곳이 입찰에 참여했다. 심지어 은행과 증권을 동시에 보유한 금융지주들 중에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 곳으로 힘을 몰아주기까지 했다.
개인투자용 국채라는 판매상품 하나, 그마저도 연 1조원 규모로 제한된 입찰 내용이라기에는 금융업계의 관심도가 남달라 보인다. 판매수수료 측면에서도 연 1조원을 다 판다해도 10억원 안팎을 손에 쥐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관심도가 높았던 이유는 채권 상품 중 하나가 아닌 '개인투자용 국채' 시장이 꽤 거대한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깔려있다. 정부 차원에서 개인 국채 시장을 키울 요인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국내 개인의 국채 보유 비중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다. 기관투자자가 78%, 외국인이 20% 등을 보유한 반면 개인은 1%대에 그친다. 정부 입장에서는 국고채 발행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국채 투자를 이끌어낼 필요성이 크다. 미래에셋증권이 판매 대행기관으로 최종 선정된 데도 이 같은 이면의 의미를 잘 읽어낸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개인투자용 국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투자 메리트를 제공함과 동시에 장기보유 조건을 지킬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 메리트는 정부가 세제혜택 등으로 조율할 수 있지만 장기보유는 개인의 선택으로 결정되는 부분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에서 개인투자용 국채를 매입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연금 자체가 장기보유가 전제되는 만큼 개인투자용 국채와 성격이 맞아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이르면 6월에는 첫 개인투자용 국채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 자산형성과 개인의 국채 비중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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